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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선수들, 한국 경기장 열기에 놀랐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1-06-08 10:30 | 최종수정 2011-06-08 10:55


7일 한국-가나전이 끝난 뒤 전주의 축구팬들이 입구에 서서 버스를 타러 나오는 태극전사들을 기다리고 있다. 스포츠조선DB.

"Amazing(놀랍다)!"

가나 선수들은 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한국과의 경기에서 두번 놀랐다. 하나는 한국팀의 향상된 경기력이었고, 또 하나는 한국팬들의 열정적인 응원이었다.

'한국 킬러' 기안(선덜랜드)은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익히 알고 있었지만 한국팬들의 열정은 대단하다. 이런 분위기에서 경기를 할 수 있어서 기뻤다"고 말했다. 가나의 주장 문타리(선덜랜드)도 다르지 않았다. 그는 "한국은 상대하기 어려운 팀이다. 홈팬들의 응원 때문에 더욱 힘든 경기를 펼쳤다"며 한국팬들의 응원 열기에 혀를 내둘렀다.

지난 2005년 8월 동아시아대회 북한전 이후 처음으로 A매치가 열린 전주월드컵경기장은 축제의 장이었다. 4만2000장의 입장권은 일찌감치 동이 났다. 전주팬들은 경기 시작 2시간30분 전부터 경기장을 채우며 축제 분위기를 만들었다. 전주팬에게 가나 선수들은 적이 아니었다. 축제를 함께 만들어가는 동료였다. 경기 전 선수소개에서 가나 최고의 스타 기안과 문타리에게 박수와 환호가 쏟아져나온 장면은 A매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 아니었다.

그러나 경기가 시작되자 달라졌다. 전주팬들은 한국 선수들에게 일방적인 응원을 보냈다. 경기 내내 '대~한민국'이 끊이질 않았다. 붉은악마는 7000개의 휴지폭탄을 포함, 철저한 응원준비로 경기장 분위기를 이끌었다. 파도타기가 전주성을 뒤흔들었다. 날카로운 역습으로 한국을 괴롭히던 가나는 결국 후반 45분 구자철에게 골을 허용하며 무릎을 꿇었다. 대한축구협회의 관계자는 "오늘 승리는 전주팬들의 힘"이라며 웃었다.

경기가 끝나고 나서도 열기는 식지 않았다. 팬들은 버스를 타려는 선수들을 늦게까지 기다렸다. 한국 선수들 뿐만 아니라 가나 선수들에게도 함성이 이어졌다. 최고의 스타 기안은 팬들의 사인 공세를 즐겼다. 버스에 올라타기 전 함성을 보내는 팬들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다. 최고의 팬들을 향한 최고의 찬사였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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