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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맨유 전설' 리오 퍼디낸드가 'GOAT'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 나스르)가 맨유 라커룸에서 서럽게 눈물을 흘린 날을 떠올렸다.
퍼디낸드는 "당시 호날두는 그다지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어린나이였고, 그가 왜 맨유로 이적했는지를 증명하기 위해 애쓰고 있었다. 열심히 노력했지만, 실력이 잘 드러나지 않았다"며 "감독님이 호날두를 향해 '네가 누구라고 생각해? 누구라고 생각하느냐고? 네가 슈퍼스타야?'라고 쏘아붙였다"고 회상했다.
퍼디낸드는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말이었다. 호날두가 어떤 선수가 됐는지를 보라. 퍼거슨 감독은 호날두를 다정하게 대할 수 있었지만, 또한 강하게 다룰 필요가 있었다. 세계 최고가 되기 위해선 반드시 그런 순간이 필요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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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디낸드, 루니, 비디치 등 맨유 선수들은 결승전 당일 퍼거슨 감독이 역사상 최고의 팀 토크를 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글라스고 조선공의 아들인 퍼거슨 감독 자신이 어떤 과정을 거쳐 이 자리에 왔는지, 러시아에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굶어 죽는지, 축구가 아닌 삶에 관해서 긴 시간 이야기했다.
루니는 "'너는 돈이 많고, 좋은 집과 좋은 차가 있다. 우리가 90분, 120분 동안 열심히 뛰지 말아야 할 이유가 있나'라고 말했다. 그 말은 우리 모두를 겸손하게 만들었다"고 했다. 퍼디낸드는 말을 듣는 중간에 벽을 뚫고 나가고 싶었다고 과장을 보태 설명했다.
미드필더 마이클 캐릭은 "삶에 관한 이야기였고, 가족에 관한 이야기였다. 그리고 항상 열심히 뛰어야 하는 것에 관한 것이었고, 열심히 뛰는 것을 자랑스러워만해야 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였다"고 돌아봤다. 그날 밤 첼시를 꺾고 유럽 정상에 오른 맨유는 '억만장자 스타 군단'이 아니라 '글라스고의 일꾼' 같았다고 선수들은 돌아봤다.
결승 진출의 일등공신인 박지성은 충격적으로 결승전 엔트리에 제외됐지만, 퍼거슨 감독은 맨유에 엄청난 유산을 남겼다. 맨유는 퍼거슨 감독이 은퇴한 2013년 이후 현재까지, 챔피언스리그와 프리미어리그에서 단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