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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젊은 피'는 역시 겁 없는 모습이 매력적이었다. 2003년생 배준호(스토크시티)와 2001년생 오현규(헹크)가 시원시원한 플레이로 대한민국 축구의 미래를 밝혔다.
그 과정에는 특히 후반전 교체 투입된 배준호와 오현규의 활약이 돋보였다.
우리나라는 그간 우리보다 객관적으로 약체인 아시아 팀들을 상대로 답답한 경기력을 노출했다.
그 이유를 좋게 포장하자면 플레이가 신중했기 때문이다.
현대 축구는 소유권을 중요하게 여긴다. 최선의 수비는 공격이라는 믿음과 일맥상통한다. 아군이 공을 가진 시간이 길어질수록 실점 확률은 떨어진다. 무리한 공격 보다는 안전한 백패스를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우리나라가 아시아에서 경기할 때에는 이런 상황에 자주 직면한다. 높은 위치까지 어떻게든 올라가더라도 겹겹이 쌓인 수비 앞에서 개인 돌파는 오히려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통계사이트 풋몹을 기준으로 당장 지난 오만전(3대1승)을 돌아보면 우리나라에서 드리블을 2회 이상 시도한 선수가 이강인(PSG) 밖에 없다. 손흥민(토트넘)과 황희찬(울버햄튼)은 각각 1회 시도해서 실패했다. 이강인이 6회 시도해 4회 성공했다.
홈에서 무승부에 그쳤던 팔레스타인전도 비슷하다. 이강인이 5회 시도해 4회 성공했다. 손흥민은 3회 시도했지만 1회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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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전방에서 돌파가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배준호와 오현규가 그것을 보여줬다.
오현규는 배준호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박스 안에서 헛다리 페인팅으로 상대 수비수를 벗겨냈다. 컷인으로 각도를 좁혀 대포알 슈팅까지 완벽하게 꽂았다.
배준호는 측면에서 수비 둘을 개인기로 제치고 박스 안까지 들어와 유효슈팅을 작렬했다.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배준호는 경기 막판 중앙과 측면에서 혼자 발군의 스피드를 보여주며 요르단 수비진을 유린했지만 오히려 우리 공격 숫자가 부족해 패스할 곳이 없어 아쉬움이 남았다.
이날 경기에서 배준호는 드리블 2차례 시도해 모두 성공했다. 오현규도 2회 시도해서 1회 뚫어냈다.
실패할 수도 있지만 이렇게 저돌적인 도전이 나오는 모습 자체로 플레이가 역동적이고 박진감 넘치게 느껴졌다. 거기에 높은 성공률까지 보여주며 결과까지 잡아 그야말로 흠 잡을 곳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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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월드사커는 '두 번? 부상자가 나온 타이밍에 배준호와 오현규를 동시에 투입한 교체책이 결과적으로 추가득점을 만들었다'고 조명했다. 이 매체는 '날카로운 돌파 이후 오른발에서 화끈한 슈팅이 터졌다. 부상자가 2명 나왔지만 에이스가 없는 상황에서 적지에서 의미가 큰 승점 3점을 챙겼다'고 긍정적으로 분석했다.
승리 후 홍명보 감독은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홍 감독은 "어려운 요르단 원정경기에서 승리한 선수들에게 진심으로 축하를 전한다. 선수들이 준비한 것 이상으로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짧은 준비 시간이었지만, 완벽하게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멀리 요르단까지 원정 온 응원단에도 감사하다"고 소감을 말했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