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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현장리뷰]'신들린 교체카드' 일본판 도하의 기적, 독일에 2-1 극적 역전승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22-11-23 23:51 | 최종수정 2022-11-23 23:59


23일 카타르 알라이얀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독일과 일본의 2022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 경기가 열렸다. 후반 일본 도안이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는 도안. 도하(카타르)=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2.11.23/

23일 카타르 알라이얀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독일과 일본의 2022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 경기가 열렸다. 후반 일본 아사노가 역전골을 성공시켰다.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는 아사노. 도하(카타르)=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2.11.23/

23일 카타르 알라이얀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독일과 일본의 2022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 경기가 열렸다. 일본 선수들 사이에서 돌파하고 있는 무시알라. 도하(카타르)=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2.11.23/

[카타르 현장리뷰]'도하의 기적'

[도하(카타르)=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4년 전 러시아월드컵에선 '카잔의 기억'이 있었다. 당시 세계 최강이었던 전차군단 독일이 무너졌다. 기적의 주인공은 대한민국이었다. 김영권과 손흥민이 연속골을 터트리며 2대0 승리, 2014년 브라질월드컵 우승팀 독일을 조별리그에서 집에 보냈다.

2022년 카타르월드컵에선 일본이 그 기적을 바랐다. 도하에서 두 번째 기적이 일어났다. 독일은 또 한번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일본이 23일(이하 한국시각) 카타르 도하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독일과의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E조 1차전에서 2대1로 역전승했다. 독일이 전반 귄도안이 페널티킥 골로 기선을 잡았지만 후반 방심한 틈을 타 일본이 교체카드로 역전에 성공했다. 도안 리츠와 아사노 다쿠마가 릴레이골을 터트렸다.

일본으로선 극적인 승리였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4-2-3-1 카드를 꺼내들었다. 마에다 다이젠이 원톱에 포진한 가운데 2선에는 구보 다케후사, 이토 준야, 가마다 다이치가 섰다. 더블볼란치에는 다나카 아오, 엔도 와타루, 포백에는 나가모토 유토, 요시다 마야, 이타쿠라 고, 사카이 히로키가 위치했다, 골문은 곤다 슈이치가 지켰다.

한지 플릭 독일 감독도 4-2-3-1 시스템이었다. 카이 하베르츠가 최전방에 섰고, 바로 밑에 세르쥬 그나브리, 자말 무시알라, 토마스 뮐러가 공격에 힘을 보탰다. 수비형 미드필더에는 조슈아 키미히, 일카이 귄도안이 공수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 포백에는 니코 슐로터벡, 니클라스 쥘레, 안토니오 뤼디거, 다비드 라움이 포진했고, 마누에 노이어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23일 카타르 알라이얀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독일과 일본의 2022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 경기가 열렸다. 전반 일본 곤다 골키퍼가 수비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내주고 있다. 도하(카타르)=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2.11.23/

23일 카타르 알라이얀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독일과 일본의 2022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 경기가 열렸다. 독일 권도안의 슛을 막아서고 있는 일본 선수들. 도하(카타르)=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2.11.23/

23일 카타르 알라이얀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독일과 일본의 2022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 경기가 열렸다. 돌파를 시도하고 있는 권도안. 도하(카타르)=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2.11.23/
E조는 독일과 일본 그리고 스페인, 코스타리카가 포진했다. FIFA 랭킹에선 독일이 11위, 일본은 24위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독일의 우세가 점쳐졌다.


그러나 일본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일본의 초반 기세가 매서웠다. 중원을 장악하며 '전차군단'을 괴롭혔다. 전반 8분 마에다가 먼저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되며 무산됐다. 비디오판독(VAR)을 할 필요없을만큼 명백한 오프사이드였다.

반면 독일은 전반 15분까지 좀처럼 탈출구를 찾지 못했다. 귄도안과 키미히가 흔들렸다. 뤼디거와 짝을 이룬 슐로터벡도 어이없는 실수로 발걸음을 무겁게 했다. 미드필드에서의 잦은 패스 미스는 템포까지 떨어뜨렸다. 그래도 독일은 독일이었다. 독일은 귄도안이 살아나면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전반 31분 라움 시프트가 제대로 작동하며 결국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독일은 왼쪽 풀백인 라움을 위로 올리며 변형 포백을 썼다. 일본이 라움을 놓쳤다. 라움은 곤다와의 1대1 기회에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VAR으로도 번복되지 않았다.

귄도안이 전반 33분 페널티키커로 나선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켰다. 기선을 잡은 독일은 거칠 것이 없었다. 전반 종료직전에는 하베르츠가 두 번째 골을 성공시켰으나 VAR 판독 결과 오프사이드가 선언되며 땅을 쳤다.

후반들어 독일은 더 매서웠다. 그나브리가 첫 슈팅으로 포문을 열었다. 후반 6분에는 골로 연결되진 않았지만 무시알라가 원맨쇼로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후반 14분 귄도안의 회심의 슈팅은 골대를 강타했다. 그나브리는 후반 25분 그야말로 2~3차례에 걸쳐 맹폭을 퍼부었지만 곤다의 선방에 막혔다.

플릭 감독은 마치 경기를 이긴 듯 노장인 뮐러와 귄도안을 교체시킨 후 쉬게 했다. 그 순간 기적이 시작됐다. 잇따른 기회를 놓친 것도 화근이었다.

일본은 후반 30분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교체 카드가 적중했다. 교체 투입된 미나미노 다쿠미와 도안 콤비 플레이로 독일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어 후반 38분 아사노가 역전골을 작렬시켰다. 롱 패스를 받아 상대 진영으로 빠르게 치고 들어갔다. 노이어와의 1대1 상황에서 침착하게 득점을 완성했다. 일본 축구의 날이었다.
도하(카타르)=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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