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제주, 이 곳을 둘러보자. 제주의 과거와 현재를 맛볼 수 있다.
제주목 관아와 관덕정<겨울편-원도심>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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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덕정은 제주에서 가장 오래된 현존 건물이다. 제주의 역사가 흐르고 있다. 안에 들어서면 대들보에 그려진 심장생도, 적벽대첩도, 대수렵도 등 7점의 벽화가 눈길을 잡아 끈다. 바깥으로 눈을 돌리면 제주 도심의 전경이 시야를 채운다. 역사의 중심에서 제주의 현재를 바라보는 시간을 느껴보자.
제주목 관아는 이형상 제주목사가 제주도 내 고을을 그린 화첩인 '탐라순력도'(보물 제652-6호) 등 고문헌을 토대로 복원됐다.
제주성지와 제이각<겨울편-원도심>(상)
제주특별자치도 기념물 3호. 제주성은 현무암으로 축성됐다. 과거 왜구의 침략으로부터 제주 시내를 지켰던 요충지다. 역시 탐라국 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측된다. 조선시대를 거치면서 수차례 재정비됐다. 하지만 역시 또 일제강점기, 제주항 개발 때 바다 매립에 사용되면서 위용을 잃었다. 지금은 제주성 남쪽 성곽의 일부만 찾아볼 수 있다.
제주성지에는 성곽과 같은 높이의 제이각이 있다. 옛날 왜적으로부터 제주성을 방어하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조망처다. 2015년 약 6개월의 공사를 거쳐 복원됐다. 제이각은 평상시 제주 경치를 감상하던 명소이기도 했다. 돌계단이 가파르지만, 위에 오르면 시원한 제주의 풍경에 가슴이 뻥 뚫린다.
향사당<겨울편-원도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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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사당, 제주도 유형문화재 제6호다. 조선시대 정자로 다양한 역할을 해왔다. 수령을 보좌하는 자문기관인 유향소였다, 봄과 가을이면 고을 어른들이 잔치를 열어 민심의 동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기도 했다. 조선초기에는 당시 지방 자치 기구의 우두머리인 좌수의 처소로 쓰였다. 후기에는 신성여학교로도 이용됐다. 신성여학교 1회 졸업생이 최정숙, 고수선, 강평국 등 여성독립운동가들이다.
조선시대 유교 문화 유적이자, 제주 여성 교육의 출발점. 도심 속, 조상들의 숨결을 느끼며 잠시 쉬어가도 좋을 듯 하다.
제로포인트트레일<겨울편-원도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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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포인트트레일', 도보 트레킹 프로그램이다. 제주 앞바다 해발 0m에서 출발, 해발 1947m의 한라산 백록담까지 참가자의 두 발로만 오른다. 씨투써밋(sea to summit)방식으로 그동안 전문 산악인의 영역이었다. 이 곳, 이 공간에서 국내 최초로 일반인들의 발길을 잡아끌었다. 자신의 한계에 대한 도전이다.
출발 전, 제로스테이션에서 들르자. 에너지바, 생수 등의 물품 구입과 필요한 장비를 대여할 수 있다. 완주 후 돌아오면 열렬한 세레모니와 인증서가 기다린다. 한쪽 벽면에 게시할 수 있는 이름과 완주 날짜는 보너스. 새해 새도전, 여기서 시작해 보면 어떨까.
끄티<겨울편-원도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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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부들의 일터였다. 바닷가 삶의 현장이 지금은 꿈의 공작소로 변신했다. 창조의 기운과 숨결이 흘러넘친다. 공간이란 게 그렇다. 누가 모여서 어떤 일을 하느냐에 따라 이렇게 달라진다.
각 지역 크리에이터들이 꾸며가는 그 곳. 1층에는 부산 로컬브랜드 바아방믈 제주점이 자리잡고 있다. 2층에서는 제주 바다를 배경으로 맛난 음식을 즐길 수 있다. 3층은 전시공간이다. 크리에이터들이 제안하는 라이프 스타일과 작품 세계 속에 한번 '풍덩' 빠져보자.
오각집<겨울편-원도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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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도심 도시재생사업으로 추진하는 칠성로 문화야시장의 거점공간이다. 활기찬 칠성로를 위해 공공-민간 협력모델로 조성됐다. 중앙에 하이브로우 캐리어 테이블이 있다. 마치 캠핑장에 온 기분이 난다. 그 뒤로 은은한 조명에 계단식 좌석이 펼쳐져 있다.
여행이나 지역 굿즈를 구경하고 맥주나 음료를 사 마실 수 있다. 단 음료 외의 음식은 팔지 않는다. 걱정할 것 없다. 동문시장이나 주위 식당에서 음식을 사오면 된다. 그랜드 피아노, 기타, 스탠딩 마이크도 놓여 있다. 맘껏 연주하고, 노래를 불러도 좋다. 때때로 콘서트나 공연도 진행된다. 제주까지 왔는데 해가 졌다고 숙소에만 있어서야 되겠는가. 원도심의 밤, 오각집에서 즐겨보자.
신보순 기자 bsshi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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