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스타 김수현과 패셔니스타 공효진이 여의도에 떴습니다. 두 사람은 현재 KBS2 '프로듀사'에서 예능국 PD 역을 맡아 열연 중이죠. 진짜인 듯 아닌 듯 예능국 내 여러 에피소드가 펼쳐지는 가운데, 두 사람의 PD룩 역시 눈길을 끄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이들이 구현하는 PD룩은 얼마나 현실적일까요? 김수현, 공효진의 PD룩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실제 예능국 PD들에게도 PD룩에 대해 질문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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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KB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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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 첫 날. 짝사랑하는 누나와의 러브스토리를 꿈꾸며 첫 출근하는 새내기 PD 승찬은 말쑥한 수트를 입었습니다. 흔한 신입사원 룩이네요. 기본 중에 기본인 화이트 셔츠를 착용하고 날렵한 느낌을 주는 원버튼 수트를 착용했습니다. 어깨에 걸친 오피스 백은 노트북 정도는 너끈히 들어갈 정도의 사이즈입니다. 가죽 재질의 오피스 백은 모든 미생들의 로망이죠. 여기에 직장인의 필수템이라 할 수 있는 손목시계도 착용했고요. 무엇보다 포인트로 물방울 무늬 타이를 착용했습니다.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단정한 모습입니다. 어쩌면 승찬은 평소 보지 않던 패션 잡지까지 뒤적거리며 입사 첫 날의 옷차림에 대해 미리 연구한 것은 아닐까요? 짝사랑 누나를 만난 순간, 킹스맨 못지 않은 수트빨을 보여주리라 마음 먹으면서요.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짝사랑 누나는 이미 품절녀. 여기에 물방울 타이 때문에 첫 날부터 무시무시한 탁예진 선배한테 찍히고 맙니다. 신입사원 룩은 지오지아의 수트 상·하의 각각 21만 9,000원, 10만 9,000원. 시스템 옴므의 타이 8만 5,000원. 빈폴의 오피스백 22만 4,000원. 아이스 워치의 손목시계 23만원으로 총 86만 7,000원이었습니다. 승찬이 본전은 못 뽑은 듯 보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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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KB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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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일까요? 둘째 날 그는 베이직 중의 베이직 블랙 후드를 착용합니다. 오피스 백은 중고나라에나 팔아버렸나봐요. 흔적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대신 대학생 때 주구장창 매고 다닌 백팩을 다시 꺼냅니다. 캠퍼스에서 늘 착용해왔던 아이템들, 방송국에 취직해서도 늘 입고 다닐 것이라는 사실 그는 아마 몰랐을 겁니다. 둘째 날의 유니클로 후드는 3만 9,900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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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프로듀사'방송화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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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첫 촬영날이 다가왔습니다. '1박2일' 막내 PD로 발령받은 승찬. 제목 그대로 야외에서 '1박2일 동안 이뤄지는 촬영 특성 상 추위와 더위에 모두 강한 등산 점퍼는 필수품입니다. 여기에 티셔츠와 후드 등 ?塚 소재의 옷들을 레이어드 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첫 촬영 날의 등산점퍼는 26만 8,000원.
그렇다면 김수현의 PD룩은 현실감이 있을까요? 지상파 MBC 출신으로 현재 JTBC 예능국 소속 오윤환 PD에게 '백승찬PD 룩'의 현실성에 대해 물었습니다. 그는 방송가에서 동안 PD로 유명합니다. 오 PD는 현실의 PD와 배우의 얼굴 차를 우선 언급했습니다. 그는 "어차피 (김수현이) 일반적 PD의 얼굴은 아니지 않느냐. 실제 PD들이 더 비싼 후드를 입어도 백승찬같은 분위기는 안 나올 것"이라며 "패완얼은 방송국에서도 통한다"고 답했습니다. 결국 어떤 옷을 입느냐도 얼굴에 따라 천차만별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죠. 그러면서 "(실제 PD들은) 겨울에는 늘 후드티를 입고 여름에는 늘 바람막이를 입는다"며 현장에서 편한 옷이 거의 유니폼처럼 획일화 돼 있음을 암시했습니다. 입사 첫날 백승찬이 걸친 말끔한 수트를 PD들이 흔히 입는지에 대해서도 물었습니다. 오 PD는 이에 대해 "입사 첫날이야 사령장을 받으니까 입지만 그 날 외에 수트를 입으면 장례식 다녀온 줄 알 것"이라며 결코 흔한 차림새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방통위 가는 날에는 물론 입지만 방통위 갔다가 회사 들어올 일은 별로 없으니 회사에서 수트 입은 PD를 볼 일은 거의 없다"고 단언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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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오윤환 PD를 취재한 내용을 모바일 SNS 대화로 재구성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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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KB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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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연예계 대표적인 패셔니스타 공효진의 PD룩을 살펴볼 차례입니다.
화려한 의상으로 첫 회 첫 등장부터 심상치 않았던 그녀, 탁예진(공효진)입니다. 보헤미안 풍의 패치 원피스와 브라운 컬러의 스웨이드 재킷을 착용한 탁예진. 첫 출근 날 선배 PD가 이런 차림으로 쏘아 본다면 무서워서 도망가고 싶어질 것 같은 그런 룩입니다. 역시나 그녀는 후배들 앞에서 톱스타 신디와 한 판 뜨고 말죠? 그녀의 포스, 이런 의상이 한 몫 단단히 했습니다. 신디와 맞장 뜨던 날의 재킷과 맥시 드레스는 모두 생 로랑의 제품. 재킷과 드레스 모두 수백만원대 고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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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BS 방송화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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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에서는 의상의 분위기가 확 달라집니다. 보다 베이직한 룩이 주를 이루는데요. 편안해 보이는 레드&네이비 스트라이프 셔츠를 착용했습니다. 스트라이프 티셔츠는 6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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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프로듀사' 방송화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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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회부터는 또 다시 탁예진의 톡톡 튀는 패션 세포가 꿈틀거립니다. 블링블링한 스팽글로 디테일된 뷔스티에를 착용했습니다. 블랙 목걸이와 함께 매치한 센스도 돋보입니다. 뷔스티에는 일종의 란제리 룩입니다. 원래는 이너웨어였지만, 1990년대 부터 아우터 웨어로도 활용되는 아이템이죠. 블랙 뷔스티에는 드리스반노튼의 제품. 가격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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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방송화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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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회에서도 뷔스티에 룩을 선보인 탁예진 PD. 아무래도 트렌드를 한 번 만들어 보려고 작정한 듯 보입니다. 이날은 화이트 뷔스티에에 화이트 팬츠를 함께 매치했습니다. 전날과는 또 다른 분위기가 연출됩니다.
뷔스티에는 이엠. 팬츠는 조셉. 티셔츠는 제임스펄스의 제품입니다.
무난한 승찬의 PD룩과 다르게 통통 튀는 탁예진의 PD 룩은 얼마나 현실감이 있을까요? 공영방송 KBS 출신의 JTBC 예능국 김수아 PD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참고로 김수아 PD는 패션 매거진에서 모델 뺨 치는 화보를 찍을 정도로 유명한 패셔니스타입니다. 획일화 된 남성 PD들의 실제 패션과 달리 여성 PD들은 좀 다른가봅니다. 김 PD는 "공효진 같은 스타일이 없지는 않다"고 설명합니다. 그는 "요즘은 패션에 관심 많은 여자 후배들이 많아서 공효진처럼 입는 친구들이 한 회사에 한두명은 있다"고 설명하네요. 하지만 물론 현실과 드라마 주인공 간의 현실적 괴리에 대한 설명을 잊지 않습니다. 김 PD는 "물론 공효진 몸이 아니고, 또 브랜드 차이도 있다. 공효진씨 정도로 세련되기는 힘들겠지만 어느 정도는 따라가는 것 같다"며 "저 정도로 신경씨는 이들이 있다?는 정도"라고 귀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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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김수아 PD를 취재한 내용을 모바일 SNS 대화로 재구성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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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현실 적일 것만 같았던 공효진의 PD룩도 실은 완전히 현실과 동 떨어진 것은 아니었네요. 눈에 불을 켜고 찾아보면 공효진처럼 스타일리쉬한 PD들도 있다는 말! 그러고보니 트렌드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곳이 또 방송국 아니겠어요~.
배선영기자 sypo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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