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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브라질월드컵 본선이 다가오면서 H조 상대국의 베일도 점점 벗겨지고 있다.
첫 포커스는 러시아전이다. 조별리그 전체 성패를 좌우할 수 있는 경기다. 홍 감독이 마이애미 도착 뒤 러시아전 올인을 외치는 이유다. 공략점은 분명하다. 중앙을 두텁게 다지고 측면으로 활로를 개척하는 것이다. 러시아의 중원에 맞불을 놓겠다는 생각이다. 홍 감독은 "우리가 잘해야 하지만, 상대의 강점을 철저히 봉쇄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중앙으로 공격을 가면 쉽지 않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나 뿐만 아니라 선수들이 상대의 이미지를 알고 나가는게 좋다고 판단하고 있고, (마이애미) 훈련에 연계성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평가전 결과에 대해서는 "3팀 모두 강하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도 "모든 팀이 100% 전력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각 팀마다 (완성) 속도가 있을 것이다. 두샤트니에 코치가 합류하면 러시아 전술 성향 구성 등을 확인해서 6월 17일 경기를 할 계획"이라고 했다.
러시아전 올인이 나머지 경기 포기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출발점일 뿐이다. 홍 감독도 이를 강조하고 있다. "100% 러시아전에 올인해야 하는 것은 맞다. 그러나 이후 2경기가 남아 있다. 그 경기(러시아전)를 어떻게 치르느냐에 따라 상황이 달라진다." 마이애미 전지훈련의 궁극적인 목표는 조별리그 구상 완성이다. 홍 감독은 "기본적으로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잘 할 수 있는 체력적인 준비를 하고 있다"며 "첫 경기가 잘 되면 좋겠지만, 잘 안된다고 해서 실패하는 것은 아니다. 조별리그 3경기 중 러시아전이 포인트라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 당시 홍 감독은 '신의 한수'를 잇달아 내놓으면서 동메달 신화를 썼다. 러시아전에 감춰놓은 비장의 무기는 과연 무엇일까. 홍 감독은 미소로 회피했다. "올림픽 이야기는 하지 말자. 다 잊어버렸다(웃음)." 승부사의 빛나는 눈은 웃음으로 감추기 힘들었다. 홍 감독은 "그동안 하면서 얻었던 경험이 있다. 느낌이 오긴 하겠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밝히긴 어렵다"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마이애미(미국)=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