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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자음동화 규칙대로라면 신나면은 [실라면]이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앞뒤 말 중 하나가 홀로 쓰일 수 있으면 유음화가 일어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라면은 홀로 쓰일 수 있는 단어입니다. 달리 풀면 辛과 라(면) 사이에는 의미 경계가 있는 겁니다. [신나면]으로 발음하는 이유입니다. 같은 계열로 의견란[의견난] 임진란[임진난] 생산량[생산냥] 결단력[결딴녁] 공권력[공?R녁, 참고로 (공)권과 력 사이에 의미 경계] 등산로[등산노] 동원령[동원녕] 상견례[상견녜]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연륙교는 어떻게 읽어야 할까요? [열륙꾜] 합니다. 유음화입니다. 육지와 섬을 이어준다는 뜻인 연륙(連陸. 잇닿을 련 뭍 륙)에 교(橋. 다리 교)가 합해진 말이니까, [열륙꾜]가 됩니다. 만일 연+육교(두음법칙 적용) 형태라면, 즉 연과 육(교) 사이에 의미 경계가 있다면 [신나면]처럼 [연뉵꾜]라고 발음해야 옳겠지만 말입니다. 선릉은 어떤가요? 능(陵. 임금이나 왕후의 무덤. 두음법칙 적용)이 홀로 쓰일 수 있는 단어이므로 [선능]해야 할까요? 선과 능 사이에는 의미 경계가 있을까요? 그게 아니라면 유음화를 적용하여 [설릉] 해야 할까요? 지하철역 이름에서 선릉 영문 표기는 Seolleung입니다. 견해가 맞서는 예입니다.
※ 이 글은 다음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글에서 [ ]를 써서 예로 든 발음에서 장, 단음 표기는 하지 않았습니다.)
1. 국립국어원, 한국어 어문 규범 중 표준발음법 - https://korean.go.kr/kornorms/regltn/regltnView.do?regltn_code=0002®ltn_no=346#a346
2. 국립국어원 20년사 - https://www.korean.go.kr/front/page/pageView.do?page_id=P000215&mn_id=232
3. 정재윤, 『말과 글을 살리는 문법의 힘』, 시대의창, 2023
4. 국립국어원,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문법1(체계 편)』, 2011
5. 임철순 담연칼럼, 선능역인가 설릉역인가 (입력 2014.12.09 01:13) - https://www.freecolumn.co.kr/news/articleView.html?idxno=2838
6. 한양대학교 한국어문화원 국어상담실 - https://hkli.hanyang.ac.kr/front/know/pds/view?id=12648&page=8
7.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온라인)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