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창작 뮤지컬의 자존심, 뮤지컬 '명성황후'(제작 에이콤) 30주년 기념공연이 막을 올리며 역사에 길이 남을 기념비적인 여정을 시작했다.
특히, 이번 시즌에 처음 추가된 넘버 '운명의 무게를 견디리라'는 명성황후, 고종, 홍계훈의 삼중창으로 이루어져 조선의 위태로운 운명을 각자의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깊은 감정을 전해 눈길을 끈다. 또한 한층 더 강렬한 무대 연출과 음악, 앙상블의 완벽한 합으로 최고의 몰입감을 불러일으키는 '수태굿'과 한치의 오차도 없는 군무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무과 시험'은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번 30주년 기념공연에서는 공연뿐만 아니라 관객들이 특별한 추억을 남길 수 있도록 다양한 부대시설과 포토존을 마련해 눈길을 끌고 있다. 로비에는 단청으로 꾸며진 기둥과 기와 지붕이 덮인 포토존이 마련되어, 산수를 그린 듯한 배경과 어좌까지 더해져 조선시대로 시간 여행을 떠난 듯한 느낌을 선사했다. 관객들은 길게 줄을 서서 이를 즐기고 있으며, 엠디부스 또한 조선시대의 분위기를 재현해 마치 역사 속으로 들어간 듯한 색다른 경험을 제공했다.
뮤지컬 '명성황후'는 조선 왕조 26대 고종의 왕비이자 격변의 역사 속에서 살아간 명성황후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1995년 시해 100주년을 기념해 초연됐다. 이 뮤지컬은 한국의 저명한 작가 이문열의 희곡 '여우사냥'을 바탕으로 하며, 김희갑 작곡가와 양인자 작사가가 협력해 50곡 이상의 음악을 선보여 많은 사랑을 받았다. 2007년에는 한국 창작 뮤지컬 중 최초로 누적 관객 수가 100만 명을 넘었고, 2009년에는 1000회 공연을 달성해 그 인기를 입증했다.
뮤지컬 '명성황후' 30주년 기념공연에는 명성황후 역에 김소현, 신영숙, 차지연, 고종 역에 강필석, 손준호, 김주택, 홍계훈 역에 양준모, 박민성, 백형훈이 출연한다. 작품은 오는 3월 30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