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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배우 채수빈이 수어통역사 연기에 어려운 점을 토로했다.
홍희주는 국내 최고 언론사주 둘째 딸이자, 대통령실 대변인 백사언(유연석)의 아내지만, 클럽 가수 출신 엄마가 밖에서 데려온 의붓언니로부터 여덟 살부터 함묵증을 강요 받아 만성 무기력증과 울화병을 앓는 캐릭터다.
뛰어난 실력의 수어통역사로 성장했지만, 무심한 남편 백사언과의 쇼윈도 부부 생활로 속이 곪아 터진다. 그러나 뜻밖의 납치로 백사언과의 관계가 점점 사랑으로 발전, 진짜 부부로 '해피엔딩'을 맞게 된다.
수어 연습에 대해서는 "나는 연습해서 수어를 하지만, 희주한테는 그게 소통의 방식이다. 말할 때 신경 써서 말하지 않듯이, 수어가 물 흐르듯 나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 작품을 하기로 결정하면서, 수어 선생님을 연결해달라고 많은 사람을 괴롭혔다. 시행착오도 많아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는데, 잘 해내고 싶어서 욕심을 냈다. 수어 부분에 많은 친창을 해주셔서 감사하다"라고 했다.
수어뿐만 아니라, 통역까지 해내야만 했다. 채수빈은 "통역하는 신은 더 어렵더라. '좋아, 싫어'는 내 감정 표현이니, 내 템포에 맞춰 연기하면 된다. 그런데 통역하는 신은 내 템포가 아닌, 다른 사람이 말하는 것을 표현해야 되더라. 속도 맞추는 게 어려웠다. 쉬운 언어도 아니고 국제 수어니, 매일밤 녹음을 틀어 놓고 연습을 했었다"라고 고백했다.
그런가 하면, 이 수어 연기가 뜻밖의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방송된 첫화에서 홍희주가 산사태 뉴스를 통역하던 중 '산' 수어가 반복 송출되는 장면이 나왔는데, 이때 뉴스 스태프들이 수어 통역사의 손짓을 욕설로 보고 웅성거렸다. 앵커 나유리(장규리)도 "이거 산이죠? 뫼 산? 엿 제대로 먹여줬다"라며 양손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 올리는 '손가락 욕'으로 묘사하며 웃었다.
이를 두고 청각장애인 수어 토역을 농담거리로 사용했다며 '수어 희화화, 수어 비하'라는 지적이 나왔다. 비장애인이 청각장애인의 소통 수단인 수어를 모욕하고 비하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비판이다.
이와 관련 채수빈은 "우리 드라마는 소통에 관한 이야기다. 조금 더 예민하게 봤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부분에 죄송하다. 그런 의도는 아니었지만, 그렇게 보여서 죄송한 마음이다"라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이번 작품하면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저한테는 공부가 많이 됐고, 좋은 성장통도 된 것 같다. 수어를 쓰는 인물이니, 말로 전달을 못해 손발이 묶인 느낌이기도 해서 답답했다. 연기적으로 부딪힐 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인데, 지나고 보니 다음에 더 능숙하게 잘 대처해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