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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딸바보' 송중기에 육아 조언"…'보고타' 배우, 그리고 아빠 이희준(종합)

안소윤 기자 영문보기

기사입력 2025-01-01 01:15 | 최종수정 2025-01-07 07:40


[SC인터뷰] "'딸바보' 송중기에 육아 조언"…'보고타' 배우, 그리고…
사진 제공=BH엔터테인먼트

[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배우 이희준(45)이 또 한 번 새로운 변신을 꾀했다. 영화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에서 한인 밀수 시장의 2인자이자 통관 브로커 역을 맡아, 다채로운 연기 스펙트럼을 증명해 냈다.

지난달 31일 개봉한 영화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이하 '보고타')은 IMF 직후, 새로운 희망을 품고 지구 반대편 콜롬비아 보고타로 향한 국희(송중기)가 보고타 한인 사회의 실세 수영(이희준), 박병장(권해효)과 얽히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영화 '소수의견'의 김성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보고타'는 지난 2020년 크랭크인을 했으나, 코로나19 팬데믹과 맞물려 촬영이 잠정 중단되는 어려움을 겪었다. 작품 개봉을 앞두고 스포츠조선과 만난 이희준은 "감독님이 가장 힘드셨을 것 같다. 감독님은 10년간 이 영화를 위해 애정을 쏟으셨는데, 배우들은 중간에 다른 작품을 촬영하고 올 수 있지 않나. 감독님은 어떻게 작품을 다시 찍고 편집을 해야 할지 최근까지 고민을 하셨을 거다. 만약 감독님이 포기하셨으면, 다 끝나는 건데 포기하지 않고 잘 끌고 와주셔서 감사하다. '핸섬가이즈'도 남동협 감독이 4년 동안 작품을 쥐고 계셔서 많이 힘들셨을 거다. 그 시기에 작업했던 감독님들이 정말 다 같이 고생을 하셨다"고 전했다.


[SC인터뷰] "'딸바보' 송중기에 육아 조언"…'보고타' 배우, 그리고…
영화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 스틸. 사진 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이희준은 밀수 비즈니스에 없어서는 안 될 통관 브로커 수영을 연기했다. 극 중 현지인처럼 보이고 싶은 욕망을 드러내기 위해 콧수염 분장을 소화해 이목을 끌었다. 그는 "콧수염 밀도가 너무 높더라(웃음). 그 밀도를 조금 줄였으면 어땠을까 싶었다. 테스트할 때도 어색하게 느껴졌는데, 감독님과 스태프 분들이 다 좋다고 하셔서 그냥 넘어갔다"며 "근데 막상 현지인들을 보고 나니까 다들 수염이 많아서, 멀끔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보다 오히려 더 나은 선택이 됐던 것 같다. 옷차림도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의 브래드 피트처럼 일부러 나시에 타이트한 반바지를 입었는데, 현장에선 그저 프레디 머큐리로 보였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또 완성도 높은 캐릭터를 그리기 위해 참고한 지점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이희준은 "어떠한 역할을 맡게 되면 비슷한 사람들을 많이 관찰하는 편이다. 그런 사람들이 모여 있을 것 같은 장소를 혼자 찾아가서 관찰하고 온다. 약간 변태적인 느낌일 수도 있는데, 온라인으로 찾아보고 현장에서도 많이 목격한다. '보고타'도 실명을 거론할 순 없지만, E성향을 가진 유명 언론인의 유려한 말솜씨를 따라 하려고 했다. 겉으로 폼나지 않으면 안 되는 성향의 사람들을 관찰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SC인터뷰] "'딸바보' 송중기에 육아 조언"…'보고타' 배우, 그리고…
영화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 스틸. 사진 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이희준은 '보고타'를 통해 처음으로 송중기와 연기 호흡을 맞춘 소감을 전했다. 그는 "중기는 프로듀서처럼 현장 전체를 볼 줄 아는 배우다. 만약 긴장한 외국 단역이 있으면 가서 달래주고, 감독님한테도 '(배우들을) 편하게 해 주시는 게 더 좋을 것 같다'고 말씀을 드린다. 어떻게 보면 오지랖처럼 보일 수도 있는데, 정말 일일이 다 신경을 쓴다. 마치 톰 크루즈처럼 영화의 완성도를 위해 노력한다. 나는 내 것 하기에도 벅차서 감히 그럴 수 없다"며 "또 수영장에서 파티하는 신을 촬영해야 했는데, 그때도 내가 갑자기 몸살이 나서 열이 많이 났다. 재밌게 노는 분위기가 카메라에 담기려면 미리 배우들끼리 서로 인사하는 시간도 갖고 해야 했는데, 내가 아파서 그걸 못하니까 중기가 대신해 줬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콜롬비아 로케이션 촬영에 대한 부담감도 털어놨다. 이희준은 "아무래도 해외 스태프들과 처음 작업을 해봐서 걱정이 있었다"며 "'레디, 액션'도 스페인어로 한 번하고, 영어로도 한 번 하더라. 카메라 세팅 준비를 다 마친 상태에서도 촬영이 시작되기 전까지 굉장히 오래 걸렸다. 한 15~20초 정도 걸리는데 그런 부분이 신선하기도 했고, 부담스럽기도 했다. 뭔가 국제적으로 체계적인 작업을 하는 느낌이었다. 밥차도 콜롬비아, 한국 스태프들을 위해 따로 준비가 돼 있었다"고 말했다.


[SC인터뷰] "'딸바보' 송중기에 육아 조언"…'보고타' 배우, 그리고…
사진 제공=BH엔터테인먼트
마지막으로 작품 촬영 기간 동안 믿고 응원해 준 아내이자 모델 이혜정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이희준은 "애가 100일 때 콜롬비아에 갔는데, 2025년에 7살이 된다. 100일 잔치를 화상으로 해서 그게 너무 미안하고 안타까웠다. 갓난아기 때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해서 아쉬웠다. 지금도 유부남들한테 '아기 어릴 때 멀리 다른 곳 가지 말라'고 조언한다. 안 그러면 평생 원망을 들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송중기에게 육아 선배로서 조언을 해줬는지 묻자, 이희준은 "송중기와 육아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아빠로서 이런 건 절대 놓치면 안 된다'고 주의를 주는 편이다. 예를 들어 아들이 네발 자전거를 탈 땐 내가 훈련을 시켰는데, 네 발에서 두 발로 바퀴를 뗄 때는 와이프가 있었다. 결국 애가 크면 두 발 자전거를 가르쳐준 건 엄마로 기억하지 않겠나. 그런 건 꼭 사수를 해야 한다(웃음). 애가 와이프를 닮아서 그런지 운동 신경이 좋다"고 아들 바보 면모를 내비쳤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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