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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납치극에서 로맨스로..'Mr.플랑크톤' 홍종찬 감독 "꼭 필요했던 서사"(종합)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4-11-12 12:30


[SC인터뷰] 납치극에서 로맨스로..'Mr.플랑크톤' 홍종찬 감독 "꼭 …
사진제공=넷플릭스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Mr.플랑크톤' 홍종찬 감독이 여러 장벽들 속에서도 이야기를 완성한 소감을 밝혔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Mr.플랑크톤'(조용 극본, 홍종찬 연출)은 실수로 잘못 태어난 남자 '해조'의 인생 마지막 여행길에 세상에서 가장 불운한 여자 '재미'가 강제 동행하면서 벌어지는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넷플릭스 시리즈 '소년심판',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 등으로 호평받은 홍종찬 감독과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의 조용 작가가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연출에 임한 홍 감독은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인터뷰에 임하면서 "주변에서 보내주신 반응들을 잘 보고 있다. 많이 울었다는 반응이 많았고, '정병 걸렸다'거나 '충격이 세다'는 반응들이 많이 들려오고 있다. '해조, 재미의 여운이 오래 남았다'는 반응들도 있었다"고 했다.

'Mr.플랑크톤'은 공개되기 전 언론에 5회까지의 분량을 미리 보여줬던 작품이다. 해당 작품의 5회까지 이야기에는 해조가 자신의 인생 마지막 여정이 억지로 재미를 동참시키고 끌고가는 모습 등이 담기면서 일각에서는 '데이트 폭력'이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왔던 바. 이야기를 후반부까지 감상하다 보면 두 사람의 ? 수 없는 사랑이 이해가 되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초반 설정이 진입장벽으로 다가온다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줄을 이었다. 홍 감독은 이에 "1회에서는 캐릭터가 소개되다 보니까 사실은 그런 부분들이 지켜봐 주시는 데에 있어서 감정이 닿는 데까지 시간이 걸린 것 같다. 뒤를 위해서라면 캐릭터를 보여주고 가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이 드라마는 캐릭터가 다인 드라마인데, 이 캐릭터들을 잘 쌓아두기 위해서는 1부가 필요하지 않았나 싶다"고 설명했다.

납치극을 로맨스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노력이 들어간다. 실제로 홍 감독이 연출한 'Mr.플랑크톤'에서는 이 같은 노력이 곳곳에서 엿보이기도. 전연인의 잊을 수 없는 케미스트리나 대화의 합을 보다 보면 이들이 정말로 꼭 맞는 한쌍이라는 생각이 나중에는 들게 되는 것이 현실. 홍 감독도 감정선을 살리는 연출로 후반부 설득력을 높이는 시도를 한 듯 보였다. 홍 감독은 "사실은 해조의 마지막 여정이 충동적으로 시작되는데, 재미의 동행도 다소 좀 그런 시각으로 보일 수는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그런데 사실 이 둘을 보다 보면 둘의 남아 있는 감정이나 말하지 못한 감정이 깊게 남아 있다. 이 둘은 사실 굉장히 많은 결핍과 결핍이 만든 캐릭터라 마지막 여정을 가면서 사실 길 위에서 결핍을 '쟤 아니면 안 된다'를 서로 알아가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에 그걸 확인하러 가지만, 이 둘의 관계가 발전해나가는 것이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SC인터뷰] 납치극에서 로맨스로..'Mr.플랑크톤' 홍종찬 감독 "꼭 …
사진제공=넷플릭스
심지어는 오정세가 연기한 어흥의 로맨틱한 모습들이 '밸런스 붕괴'가 아니냐는 시선을 받기도. 홍 감독은 "처음부터 오정세를 생각하고 어흥을 썼다"고 할 정도로 큰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홍 감독은 "꼭 한 번 캐스팅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조용 작가가 오정세 배우와 '사이코지만 괜찮아'를 같이 했었고, 그래서 이 배우의 특성을 잘 안다. 그래서 이건 무조건 오정세가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썼다. 감정선도 그렇고 순정남에다가 재미(이유미)를 바라보는 순애보도 그렇고. 심지어 길 위에서 어떤 상황에 놓였을 때에는 독불장군 같은 똥고집도 있고, 많은 생각을 하면서 쓴 캐릭터다. 애초에 쓸 때부터 오정세를 두고 썼다. 지금 생각해 보면, 다른 사람이 했으면 못했을 것 같다. 정말로 너무 잘해줬다"며 웃었다.


[SC인터뷰] 납치극에서 로맨스로..'Mr.플랑크톤' 홍종찬 감독 "꼭 …
사진제공=넷플릭스
'Mr.플랑크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다소 결핍된 인간상들이다. 홍 감독은 그동안 결핍된 캐릭터에 끌려왔다고. 이에 완벽한 관계가 아닌, 자신들의 결핍을 이해하고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관계들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고 했다. 홍 감독은 "경계에 있는, 결핍이 있는 캐릭터의 이야기가 좋았고, 구체적으로 말하면 가족이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관심이 있었다"고 했다. 실제로 홍 감독은 '디어마이프렌즈'나 '소년심판' 등 이 시대의 크고 작은 아픔을 가진 캐릭터들에 대한 고찰로 시청자들을 납득시킨 바 있다. 홍 감독은 "재미와 해조는 제가 생각한 캐릭터의 한 부류다. 그래서 그 시기에 주목되고 마음을 끌었던 작품이기도 했다"고 했다.

앞으로도 이런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홍 감독이다. 차기작은 '참교육'으로 현재로서는 이야기가 정리할 부분이 남았다는 그는 "'Mr.플랑크톤'을 두고 '내 인생 드라마다'라고 하는 후기가 몇 개 보이는데, 우리 드라마는 슬로우 스타터이지만, 길게 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이 기억해주고 또 찾게 되는 드라마면 좋겠다. 저희도 좋은 작품을 가끔씩 보는데, 드라마가 돼서 사람들에게 위안도 주고 재미도 주면 좋겠다는 개인적 바람이 있다"고 밝혔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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