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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영화 '소방관'이 음주운전 혐의로 물의를 빚은 곽도원 악재를 딛고 12월 극장가에 나선다.
연출을 맡은 곽 감독은 "개봉날이 올까 했는데 드디어 왔다"며 "4년 만에 개봉작으로 인사드리게 됐다. 그동안 여러 작품을 찍었지만, 오늘 유난히 떨리고 긴장된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연출을 맡게 된 계기에 대해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는 거절했다. 제 전작이 '장사리 : 잊혀진 영웅들'인데, 어린 학도병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보니, 또 소방관의 힘든 이야기를 다루는 것이 개인적으로 너무 힘들 것 같았다. 근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소방관'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미안해지더라. 그분들한테 부채의식으로 뭔가 해드리는 게 맞는 것 같아서 연출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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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곽 감독과 첫 작업을 함께한 소감도 전했다. 주원은 "고등학교 때부터 감독님의 영화를 보면서 꿈을 키워왔는데, 함께 하게 되어 영광"이라며 "보통 그런 생각을 잘 안 하긴 하는데, 다른 작품 감독님들이 아빠 같다면 곽 감독님은 엄마 같다. 배우들을 품어주시면서 연기 디렉팅을 주실 땐 굉장히 훌륭하시다"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구조대장 인기 역을 맡은 유재명은 과거 곽 감독과의 남다른 인연을 밝혀 놀라움을 안겼다. 그는 "감독님은 모르시겠지만, 제가 '친구' 오디션을 본 적이 있다"며 "당시 부산에서 연극을 하고 있을 때여서 오디션을 봤는데 결과는 안 좋았다(웃음). 그 이후에 '친구'가 너무 잘 되지 않았나. 저는 열심히 연극을 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에 곽 감독은 "그때의 저는 옥석을 못 가렸던 것 같다"고 미안함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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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딸을 품에 안은 이유영은 '소방관'이 출산 후 첫 복귀작이다. 구급대원 서희로 분한 그는 "중요한 역할을 맡은 만큼, 책임감을 갖고 연기를 했다"며 "길을 다니다 보면 사이렌 소리를 듣게 되는데, 그때마다 가슴이 철렁하다. 촬영 현장에서도 무사히 아무도 다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저는 구급대원으로 현장 밖을 대기하는 역할이었기 때문에, 무거운 장비와 옷을 입고 촬영하시는 배우들이 안쓰럽고 걱정도 됐다"고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소방관 식구들의 빛나는 앙상블에도 기대가 모아진다. 김민재는 소방관 용태, 오대환은 효종을, 이준혁은 기철을 연기했다. 장영남은 유일한 소방관의 가족 도순 역을 맡아, 관객들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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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곽 감독은 "2년 전 후반 작업을 마무리하고 있었는데, (곽도원의 음주운전 사고) 소식을 듣게 됐다. 솔직한 제 심정으로 말씀드리면, 아주 밉고 원망스럽다. 본인이 저지른 일에 대해서 큰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깊은 반성과 자숙이 필요한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영화 개봉을 앞두고 이와 관련된 질문이 나오면 뭐라고 대답을 해야 할까 고민이 많았다"며 "그런 와중에 소방 관계자 한 분을 만났는데, 제가 속상하다고 말씀드리니까 '소방관들도 혼자가 아니라 팀이 함께 들어가지 않나. 다른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있으니까 힘내서 하셨으면 좋겠다'고 위로해 주셔서 감사했다. 그 말씀에 용기를 얻게 됐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곽도원의 분량에 대해선 "특별히 많이 들어내지는 않았다. 4년이란 세월이 지나서 많은 분들이 OTT, 숏폼에 익숙해진 상황이라, 저희 영화도 전체적으로 편집을 타이트하게 했다"고 강조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