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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홈쇼핑부터 지상파를 포함한 주요 방송사에서까지 무분별하게 이뤄지지만 큰 제재는 받지 않았던 간접광고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본격적으로 고삐 죄기에 들어갔다.
해당 방송은 프로그램 시작 직전 붙은 광고 속 음료 상품을 남녀 아나운서가 마시는 장면으로 시작했으며, 이 과정에서 테이블에 수북하게 놓인 음료 패키지와 상품명 등이 고스란히 노출돼 시청 흐름을 방해했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기존 지상파 예능 등에서 과도한 간접광고 상품 노출이 종종 지적돼왔지만, 시사교양 프로그램에서 아나운서가 직접 상품 시연 등에 참여한 사례는 희귀해 더 주목받았다.
최근 방심위 전체회의에서는 "이건 지상파 프로그램이 아니고 홈쇼핑 수준"이라며 "방송사 경영이 힘들어 간접광고 유혹이 많겠지만 지상파에서 이런 정도의 심각한 규정 위반을 한 건 처음 본다"는 질타가 이어졌고 결국 법정 제재가 내려졌다.
아울러 밥풀이나 딱풀 등으로 '가짜 각질'을 만들어 각질이 제거되는 것처럼 장면을 연출하며 각질제거제를 팔아온 홈쇼핑들도 무더기로 중징계를 맞았다. GS리테일, SK스토아, 현대홈쇼핑, W쇼핑이 대상이었다.
방심위는 "쇼호스트가 진짜 각질인 것처럼 속이는 수준이라 소비자에 대한 기만의 정도가 심하다"고 비판했다.
하단에 작은 자막으로 '연출된 장면'이라는 표시가 있더라도 쇼호스트의 발언 등을 고려하면 소비자들이 실제 각질로 인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 것이다.
다음 주 예고된 SBS TV '인기가요' 지난해 7월 30일 방송에 대한 심의와 제재 수위도 주목된다.
해당 프로그램에서는 걸그룹 뉴진스가 당시 애플의 최신 제품이었던 아이폰14프로를 들고 멤버들끼리 서로 촬영하는 퍼포먼스를 20초가량 선보였으며, 방송 직후에는 뉴진스가 모델로 활동하는 아이폰14프로 광고가 송출됐다.
방송자문특별위원회에서는 7대 1로 문제없다는 의견을 냈으나 방심위 판단은 다소 다른 분위기로, 다음 주에도 다소 수위 높은 제재 결과가 예상된다.
방심위 고위 관계자는 1일 "방송사들이 경영에 어려움이 많아 간접광고에 대한 심의 규정 적용 기준을 완화하려 하고는 있으나 누가 보더라도 시청 흐름을 명백히 위반하고 노골적으로 광고 효과를 내려는 데 대해서는 심의 규정을 엄격히 적용할 수밖에 없다"고 기준을 밝혔다.
그러면서 "특히 공공재인 전파를 쓰는 지상파나 공영방송의 경우는 간접광고나 협찬 광고에 있어서 방송의 품위를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isa@yna.co.kr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