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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불후의 명곡'이 '영원한 마왕' 고(故) 신해철의 10주기를 추모했다.
김동현·이병찬이 바통을 이어받아 두 번째 무대를 밟았다. '내 마음 깊은 곳의 너'로 분위기를 전환, 신해철만의 감성을 재해석하며 분위기를 촉촉하게 채웠다. 김동현과 이병찬의 목소리가 잘 어우러지며 조화로운 하모니가 펼쳐져 감탄을 자아냈다. 목소리를 낮춘 두 사람은 한목소리로 마지막 부분을 소화했는데, 만남과 헤어짐에 대한 신해철의 철학이 담긴 가사가 더욱 돋보이며 감동을 끼쳤다. 결과는 홍경민·김동완이 김동현·이병찬보다 많은 득표로 1승했다.
포르테나가 세 번째 무대로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를 불렀다. 무대 시작 전 아름다운 화음의 향연으로 기대감을 높였다. 꾹꾹 눌러 가사를 지나는 이들의 목소리가 놀라운 흡입력을 발휘하며 단번에 무대에 빠져들게 했고 네 사람의 하모니는 환상적인 분위기마저 자아냈다. 농도 짙은 꽉 찬 목소리가 무대 곳곳을 채우며 듣는 이들의 얼굴을 환하게 만들었다. 결과는 포르테나가 많은 선택을 받아 홍경민·김동완의 2승을 저지했다.
김기태가 '일상으로의 초대'로 다섯 번째 무대를 밟았다. 김기태는 처음으로 가창과 동시에 피아노 연주에 도전해 눈길을 끌었다. 자신의 피아노 반주에 맞춰 차분히 1절을 마친 김기태는 2절부터는 밴드 사운드와 함께 분위기를 전환했다. 김기태는 힘을 빼고 노래하다 점차 특유의 목소리를 뿜어내며 정체성을 더했다. 반주 없이 목소리만으로 무대를 마무리해 진한 여운을 남겼다. 결과는 포르테나가 또 한 번 승리하며 3연승 기쁨을 누렸다.
피날레는 크라잉넛에게 돌아갔다. 신해철의 시작과도 같은 '그대에게'를 선택한 크라잉넛은 시작부터 무대를 뜨겁게 달궜다. 크라잉넛은 밴드 사운드에 더해 브라스 팀 킹스턴루디스카와 극동아시아타이거즈 보컬 명지수를 섭외해 한바탕 축제를 벌였다. 특히, 이날 자리한 신해철의 아들 동원 군과 함께 떼창하며 관객들과 진하게 호흡해 눈길을 끌었다. 그 어느 때보다 뜨겁고 열정적인 무대에 모두가 하나가 됐다. 듣기만 해도 에너지가 넘치는 명곡의 힘이 돋보였다.
이날 특집을 축제로 만들어버린 크라잉넛이 가장 많은 득표를 얻으며 최종 우승에 성공했다. 크라잉넛은 모두 함께 얼싸안고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이번 '고 신해철 10주기 추모 특집'은 신해철 명곡을 재해석하고 헌정하는 건강한 추모가 이뤄졌다는 평가다.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명곡의 힘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 특히, 훌쩍 자란 신해철의 아들 동원 군이 자리해 무대를 함께하는 모습이 신해철을 사랑했던 많은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었다는 반응도 있다.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불후의 명곡' (연출 박형근 김형석) 676회 시청률은 전국 4.6%, 수도권 4.2%로 동시간 1위를 기록했다. 이는 89주 1위로 고 신해철 10주기를 맞아 의미를 더하며 불후와 함께해온 아티스트들 뿐만 아니라 시청자들의 진심을 전했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