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드컵] '황제의 귀환' 젠지, 한화생명 꺾고 8강 선착, T1은 중국팀 킬러 재현할까?

◇롤드컵 스위스 스테이지 3라운드에서 한화생명에게 승리한 젠지 선수들. 사진제공=라이엇게임즈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각 기준) 시작된 '2024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스위스 스테이지(16강전)에서 예상대로 LCK(한국)와 LPL(중국)의 강세가 재현되고 있다.

한국의 젠지와 중국의 LNG가 가장 먼저 3승을 획득, 8강전이 펼쳐질 프랑스 파리행 티켓을 거머쥔 가운데 LCK의 한화생명e스포츠와 디플러스 기아 역시 8강행 가능성을 높인 상황이다. 반면 디펜딩 챔피언인 T1은 1승 1패의 상황에서 LPL의 1번 시드인 강호 빌리빌리 게이밍을 만나기에 어려운 승부가 예상된다.

LCK 설욕 제대로 한 젠지, 이번에는 과연

6일 독일 베를린 라이엇게임즈 아레나에서 열린 스위스 스테이지 3라운드에서 젠지는 한화생명에 2대1의 역전승을 거두며 LCK 4개팀 가운데 가장 먼저 3승째를 거뒀다.

지난달 열린 LCK 서머 시즌 결승전에서 한화생명에 2대3의 역전패를 당하며 5시즌 연속 우승에 실패한 아쉬움을 바로 국제대회에서 되갚았다. 젠지는 1세트에서 한화생명 '딜라이트' 유환중의 슈퍼플레이로 패배했지만 이후 2~3세트에서 시종일관 운영에서 압도했다. 승부를 확정 지어야 하는 3세트에서는 '페이즈' 김수환의 트위치 깜짝 픽으로 상대 허를 찌르기도 했다.

일찌감치 8강행을 확정지은 만큼 전력 노출을 최소화 하고 최소 열흘 이상의 시간을 확보, 티어 정리나 밴픽 구상에 나설 수 있는 것은 큰 장점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젠지는 지난해 시작된 스위스 스테이지에서도 가장 먼저 3승을 달성, 유리한 고지를 점했지만 8강전에서 빌리빌리에 2대3으로 패하며 다소 허무하게 롤드컵 일정을 마감한 경험이 있다. 젠지라는 이름으로 나선 역대 롤드컵에서도 지난 2021년과 2022년에 4강에 오른 것이 가장 좋은 성적이다. '내수용'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젠지는 지난 5월에 열린 MSI에서 TES와 빌리빌리 등 중국 2개팀을 연달아 꺾고 정상을 차지하며 국제대회에서의 징크스를 스스로 깨뜨린데다, 가장 부담스런 상대 중 한팀이었던 한화생명을 꺾은 것이기에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고 할 수 있다. 한화생명 역시 8강 직행의 '패스트트랙'은 놓쳤지만 이미 2승을 거두고 있어 8강 진출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디플러스는 같은 2승을 거두고 있지만, LNG와의 3라운드에서 0대2로 완패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앞서 약체로 분류되는 LCS(북미)의 플라이퀘스트와 LEC(유럽)의 프나틱을 만나 전략보다는 개인 역량으로 잡아냈는데 사실상 첫 검증 무대였던 LNG전에서 팀워크가 무너졌기에, 8강행을 위해선 빨리 전력을 가다듬어야 하는 상황이다. 한화생명과 디플러스가 다시 한번 3승 도전에 나서는 4라운드는 10일부터 13일까지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한편 T1은 1라운드에서 TES에 패한 후 2라운드에서 브라질의 페인 게이밍을 잡아내며 1승1패를 거두고 있다. 빌리빌리와의 경기에서 승리한다면 2승째를 거두며 의외로 빨리 위기 탈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만약 패한다면 탈락 위기에 내몰리게 된다. T1은 지난해 스위스 스테이지에선 4라운드에 빌리빌리와 만나 2대0의 완승을 거둔 후 이 기세를 바탕으로 중국 3개팀을 모조리 물리치며 '중국팀 킬러'로서의 명성을 다시 한번 확인한 바 있기에 이를 다시 재현하겠다는 각오다.

◇스위스 스테이지 3라운드에서 LNG에게 패배한 뒤 자리를 떠나는 디플러스 기아 선수들. 사진제공=라이엇게임즈

한국과 중국 기세에 또 눌린 다른 지역

올해도 한국과 중국의 기세에 밀려 다른 지역의 약세는 계속되고 있다.

중국은 예상을 깨고 3번 시드인 LNG가 가장 먼저 파리행을 확정한 가운데 빌리빌리와 TES, 웨이보 게이밍이 5일 현재 1승1패를 거둔 상황에서 8강행을 타진하고 있다.

타 지역에선 LEC의 강호 G2 정도가 한화생명과의 2라운드에서 보여줬듯 변칙적이며 창의적인 전술로 경쟁력을 입증했고 LCS의 플라이퀘스트는 강호를 피하는 대진 추첨운으로 8강행을 타진하고 있는 정도이다. 한국과 중국을 제외한 타 지역 팀이 2개 이상 8강에 오른 적은 3년 전인 2021년이 마지막이다.


강우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