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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감독의 제안을 받고 영화 음악에 첫 발을 내디딘 장기하는 '밀수'로 관객들의 열렬한 반응을 얻었다. 레트로 사운드풍에 일가견이 있는 뮤지션인 만큼, 시대를 풍미한 명곡들뿐만 아니라 직접 작곡한 연주곡들로 1970년대를 완벽히 재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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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음악감독은 과거 위암 판정을 받고 완치 판정을 받았으나, 결국 암이 재발해 지난 2022년 3월 세상을 떠났다. 그는 힘든 투병 생활에도 주변에 알리지 않고 '자산어보', '새콤달콤', '모가디슈' 등 작품 활동을 이어가며 영화 음악에 대한 열정을 보여줬다. 지난 2021년에는 제42회 청룡영화상을 비롯해 제41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제30회 부일영화상에서 음악상을 휩쓸며 저력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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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제42회 청룡영화상에서 방 감독 얼굴을 오랜만에 봤는데, 수상 영상을 보고 너무 놀랐다. 제가 부모님 두 분 다 암으로 돌아가셔서 암 말기 환자 얼굴이 어떤지 안다. 시상식 1부에서 2부로 넘어가는 사이 쉬는 시간에 방 감독한테 전화를 했는데, '아시잖아요. 단식해서 그렇다'고 하더라. 다음날 김포 작업실에 갔더니 걷는 자세도 이상했다. 계속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방 감독한테 전화로 '베테랑2' 스코어를 준비해 놓으라고 했는데 며칠 있다가 바로 돌아가셨다"고 말했다.
류 감독은 '베테랑2'에서도 방 음악감독이 남겨준 유산을 꼭 지키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기하 음악감독에게) 방 감독이 작곡한 '베테랑 팀' 오리지널 스코어 멜로디가 관객들에게 전달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음악은 그대로 가져가되 장기하만의 또 다른 변주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는데, 아마 엄청 부담이 됐을 거다. 거기에 장기하 음악감독이 '해치' 테마를 기가 막히게 잘 만들어줘서 고마웠다. 나중에 믹싱 작업을 하고 나서는 방 감독이 가장 많이 생각나더라. 제가 아는 방 감독은 장기하 음악감독을 굉장히 칭찬해 주지 않았을까 싶다"고 전해 먹먹함을 더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