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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이슈] "故방준석 감독도 칭찬할 것"…류승완 감독, 장기하와 완성한 '베테랑2'

안소윤 기자

기사입력 2024-09-19 07:10


[SC이슈] "故방준석 감독도 칭찬할 것"…류승완 감독, 장기하와 완성한…
故방준석 음악감독, 류승완 감독, 가수 장기하(왼쪽부터).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故방준석 음악감독도 '베테랑2'를 보면 장기하 음악감독을 칭찬할 것 같다."

'베테랑2' 연출을 맡은 류승완 감독이 오랜 영화 동지인 故방준석 음악감독을 애도하며 가수 장기하와 두 번째 협업을 마쳤다.

장기하는 지난 13일 개봉한 영화 '베테랑2'에 음악감독으로 참여해 많은 이들의 기대를 불러 모았다. 류 감독과는 '밀수'에 이어 '베테랑2'로 1년 만에 다시 뭉쳐 최상의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류 감독의 제안을 받고 영화 음악에 첫 발을 내디딘 장기하는 '밀수'로 관객들의 열렬한 반응을 얻었다. 레트로 사운드풍에 일가견이 있는 뮤지션인 만큼, 시대를 풍미한 명곡들뿐만 아니라 직접 작곡한 연주곡들로 1970년대를 완벽히 재현했다.


[SC이슈] "故방준석 감독도 칭찬할 것"…류승완 감독, 장기하와 완성한…
제44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24일 여의도 KBS홀에서 열렸다. 장기하가 멋진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11.24/
이후 장기하는 제44회 청룡영화상에서 음악상 수상 영예를 안으며 음악감독으로서 값진 성과를 얻기도 했다. 그는 지난 2월 MBC 예능 '라디오스타' 출연 당시 "그 정도 강도로 열심히 산 건 인생 세 번째였다. 입시, 군 복무 그리고 영화 음악 작업이다. 정말 열받는 게 감독님이 피드백 천 개를 주셨는데 반박할 게 없었다"고 작업 후일담을 전했다. 이에 장기하는 영화 음악감독으로서 은퇴를 선언했지만, 류 감독에게 또다시 제안을 받고 '베테랑2'에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베테랑2' OST에는 '해치'의 테마 곡을 비롯해 전편의 시그니처 테마를 재해석한 '베테랑 팀'(Team Veteran) 등 전체 52개 곡이 담겨있다.

특히 전편에 이어 수록된 '베테랑 팀'은 故방준석 음악감독이 작업한 곡으로, 이미 많은 관객들의 귀에 익숙하다. 방 음악감독은 '공동경비구역 JSA', '달마야, 서울 가자', '주먹이 운다', '너는 내 운명', '라디오 스타', '즐거운 인생', '님은 먼곳에', '백두산', '자산어보', '모가디슈' 등 굵직한 한국 영화 음악들을 담당했다. 이어 박찬욱 감독, 류승완 감독, 이준익 감독 등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감독들과 작업하며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방 음악감독은 과거 위암 판정을 받고 완치 판정을 받았으나, 결국 암이 재발해 지난 2022년 3월 세상을 떠났다. 그는 힘든 투병 생활에도 주변에 알리지 않고 '자산어보', '새콤달콤', '모가디슈' 등 작품 활동을 이어가며 영화 음악에 대한 열정을 보여줬다. 지난 2021년에는 제42회 청룡영화상을 비롯해 제41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제30회 부일영화상에서 음악상을 휩쓸며 저력을 과시했다.


[SC이슈] "故방준석 감독도 칭찬할 것"…류승완 감독, 장기하와 완성한…
사진 제공=CJ ENM
류 감독은 '베테랑2' 개봉 기념 인터뷰에서 방 음악감독을 기리며 장기하와 다시 호흡을 맞추게 된 계기를 전했다. 그는 "방 감독한테 '밀수'는 대중음악을 많이 써야 할 것 같아서 장기하 음악감독과 어울릴 것 같다고 말했는데, 좋은 선택인 것 같다고 하더라. 그러고 우리는 '베테랑2'를 신나게 하자고 했는데, 그게 마지막 문자가 됐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어 "제42회 청룡영화상에서 방 감독 얼굴을 오랜만에 봤는데, 수상 영상을 보고 너무 놀랐다. 제가 부모님 두 분 다 암으로 돌아가셔서 암 말기 환자 얼굴이 어떤지 안다. 시상식 1부에서 2부로 넘어가는 사이 쉬는 시간에 방 감독한테 전화를 했는데, '아시잖아요. 단식해서 그렇다'고 하더라. 다음날 김포 작업실에 갔더니 걷는 자세도 이상했다. 계속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방 감독한테 전화로 '베테랑2' 스코어를 준비해 놓으라고 했는데 며칠 있다가 바로 돌아가셨다"고 말했다.

류 감독은 '베테랑2'에서도 방 음악감독이 남겨준 유산을 꼭 지키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기하 음악감독에게) 방 감독이 작곡한 '베테랑 팀' 오리지널 스코어 멜로디가 관객들에게 전달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음악은 그대로 가져가되 장기하만의 또 다른 변주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는데, 아마 엄청 부담이 됐을 거다. 거기에 장기하 음악감독이 '해치' 테마를 기가 막히게 잘 만들어줘서 고마웠다. 나중에 믹싱 작업을 하고 나서는 방 감독이 가장 많이 생각나더라. 제가 아는 방 감독은 장기하 음악감독을 굉장히 칭찬해 주지 않았을까 싶다"고 전해 먹먹함을 더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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