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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배우 황정민(55)이 데뷔 31년 만에 시리즈 영화의 주인공이 됐다. 9년 만에 영화 '베테랑2'로 돌아온 그는 형사로서 정의로운 모습뿐만 아니라, 평범한 가정의 가장인 모습까지 담아내며 캐릭터의 다채로운 감정선을 그려냈다.
오는 13일 개봉하는 '베테랑2'는 1341만 관객을 모은 흥행작 '베테랑'의 속편으로, 나쁜 놈은 끝까지 잡는 베테랑 서도철 형사(황정민)의 강력범죄수사대에 막내 형사 박선우(정해인)가 합류하면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연쇄살인범을 쫓는 액션범죄수사극이다. 전편에 이어 류승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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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민은 예상보다 2편 제작이 늦어진 이유에 대해 "1편이 워낙 잘되었다 보니, 뭔가 추스를 수 있는 시간이 부족했던 것 같다. 감독님 입장에서도 그렇고 나도 1편을 만든 에너지를 2편에 쏟아내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웠다. 어쨌든 관객들에게 항상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기본적인 생각이 있었다. 또 1편이 잘 됐다고 해서 저희 둘 다 속편을 바로 촬영을 할 수 있는 스케줄도 아니었다. 이미 다음 차기작이 정해진 상황이었기 때문에 생갭다 좀 더 늦어진 게 아닌가 싶다"고 전했다.
오랜만에 연기한 서도철 역할에 대해선 "남자가 봤을 때도 참 매력적이다. 말을 걸걸하게 하지만 속정은 깊다. 그리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한 투철한 정신을 가지고 있다. 어제 언론 시사회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내 주위에 이런 사람이 있으면 든든할 것 같고, 무조건 따를 것 같다. 나 역시 점점 더 나이가 들수록 그런 어른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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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전편에서 빌런 조태오를 연기한 유아인의 활약이 강렬했던 만큼, 2편 역시 빌런에 대한 관객들의 기대가 높아졌다. 이에 류 감독은 정해인에 대해 "신뢰와 믿음을 주는 배우"라고 극찬을 남긴 바 있다.
황정민은 "'서울의 봄'에서도 느꼈지만, 해인이가 나오면 모든 관객들이 다 무장해제 되지 않나(웃음). 그 친구가 가진 묘한 매력이 있다. 그걸 악역 캐릭터로 또 다른 연기를 하다 보니 이전 이미지와 상충돼서 더 좋은 에너지가 나온 것 같다. 아마 감독님이 해인이에 대한 칭찬을 하신 것과 같은 맥락일 것 같다"며 "나와 함께 작업했던 배우들이 다른 누군가에게 칭찬을 받으면 기분이 너무 좋다. 나도 같이 칭찬을 받는 느낌"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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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민은 전편에 이어 2편에서도 오달수, 장윤주 오대환, 김시후 등과 함께 호흡을 맞췄다. 그는 "어떻게 설명이 안 될 정도로 너무 행복했다. 촬영 전에 한 번 식사를 같이 하려고 모였는데, 너무 반가웠다. 촬영장에서 만났을 때도 1편 생각이 너무 많이 났다"며 "국과수로 찾아가서 김원해 배우한테 말하는 신이 2편 첫 촬영 신인데, 복도를 걸어가면서도 1편을 찍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편했다"고 말했다.
또한 황정민은 류승완 감독이 연출한 영화 '부당거래', '베테랑'에 이어 세 번째로 형사 캐릭터를 연기했다. 그는 "감독님은 정말 만능 이야기꾼이시다. 그분 머릿속에는 영화 밖에 없다. 웬만한 개봉 영화들은 이미 다 보시고, 항상 쉴 때도 오로지 영화만 생각을 하시더라. 그냥 삶이 영화다. 그런 점을 나 또한 존경하고, 감독님의 영화 친구로서 동료가 되는 건 자랑스러운 일인 것 같다. 둘이서 작품 이야기를 하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밌다. 어떤 작품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감독님이 '베테랑'이 아닌 다른 형사물을 만드신다고 하면 참여하고 싶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2편의 흥행 목표에 대해 "당연히 많은 분들이 봐주셨으면 좋겠다. 그러나 1편은 1편이고, 2편으로서의 분명함이 있다고 본다. 이 작품이 가지고 있는 좋은 장점들이 있고, 관객들이 이걸 알아봐 주실 거라고 믿는다. 많은 분들에게 좋은 에너지가 전달되어 입소문 퍼졌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