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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유나 기자] 배우 엄태구가 타고난 극도의 낯가림으로 배우업을 포기하려고 한 순간을 고백했다.
이에 유재석은 "이해한다. 아무리 그래도 본업에 지장을 주면서까지 섭외할수 없지 않느냐"고 웃었다. 이번에 3년만에 출연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서는 "드라마가 잘 되서 시청자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는데 연락을 주셔서 나오면 좋겠다 생각했다. 또 어머니가 소원이라고 하셔서 나오게 됐다"고 효자미를 드러냈다.
가장 최근에 한 거짓말로는 "대기실에서 별로 안 떨린다고 이야기한 거"라고 말해 실소를 자아냈다.
배우가 되기 위해 공군 부사관을 양성하는 고등학교에서 자퇴하고 검정고시로 건국대 영화과에 입학한 그는 친형이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엄태화 감독이기도 하다. 엄태구는 "6개의 작품을 함께했다. 형이 사비 털어서 독립영화 '잉투기' 찍을 때 제작비 걱정도 같이 되고 잠도 못자서 액션 외치고 졸고 있는 형을 볼 때 정말 짠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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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엄태구는 "재능이 없어서 배우 그만둬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성격 때문에 현장에서 잘 못 어울리고 적응 못해서 현장가는게 많이 무서웠다. 무덤에 들어가는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엄태화 감독도 "제가 연출부 할때 태구가 단역으로 출연했는데 일본군1 역할이었다. 일본어 한마디 대사인데 너무 긴장해서 그 대사를 못한거다. 촬영이 늦어지고 그거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으니까 같이 힘들었던 적이 있다"고 말했다.
엄태구는 작품이 안들어와서 경제적으로 힘든 때에 대해 "너무 많았다. 유재석 형님의 '말하는대로' 노래로 힘을 얻었다. 월세 24개월을 밀린 적이 있다. 집주인께서 열심히 산다고 이해해주셨다. 옥탑방 살았는데 공사장 인부나 행사 알바도 했다. 눈오면 집 계단 쓸어두고 택배 문 앞에 가져다 놓고 그는 빨리 잘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엄태구가 배우 인생의 전환점을 맡게 된 작품은 영화 '밀정'(2016년). 그는 "송강호 선배와 함께한 신이 많았는데 엄청 떨렸다. 당연히 오디션 안될줄 알았는데 합격한 것도 기적 같았고 송강호 선배와 대립 장면이 첫장면이었는데 다 배려해주시더라. 제가 들이대는 신인데 다 받아주시고 더 하라고 해주셨다. 당시에 매 사진을 계속봤다. 닮아가려고. 송강호 선배와의 첫 촬영 끝나고 구석에서 쉬고 있는데 선배님과 눈이 마주쳤는데 '힘들지?' 그러셨다.
그게 저한테 되게 감동이었다. 또 현장 안밖에서 어울리게 초대해주셔서 적응할 수 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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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태구는 "'밀정' 때 처음으로 커피차 받았는데 부끄러워서 나가보지 못하고 매니저를 보낸 것은 사실"이라며 "커피차 처음 받아서 쑥쓰러워서 그랬다"고 말했다. 또 과거 카페 데이트를 할 너무 말이 없어서 여자친구가 잠이 들었다는 소문에 대해서는 "20년 전 군대 휴가를 나왔는데 여자친구가 아니었다. 상대방은 저를 안좋아했고 저는 오랫동안 짝사랑한 사람이었는데 긴장에 긴장하니까 말이 안나왔다. 상대가 진짜로 잔건 아니고 쿠션 안고 업드려있었다. 그 이후로 본적이 없다. 잘 사시는것 같다"고 말했다.
엄태구는 "만약 연애하는데 상대방이 먼저 다가오는게 좋으시냐?"라는 질문에 "그럼 너무 좋죠"라고 해맑게 웃었다.
데뷔 때 사인이 있었는데 사인 행위가 부끄러워서 못했다는 소문도 사실. 지금은 거의 이름 정자를 그대로 쓰는 수준의 사인을 하고 있다.
엄태구는 요즘 고민에 대해 "지금 촬영 괜찮은가 걱정이다. 조금 더 자연스럽게 하고 싶었는데"라고 반성하면서 게스트 최초로 유재석 조세호에게 고마움과 미안함의 영상 편지를 남겼다.
ly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