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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마약 상습 투약 혐의를 받고 있는 배우 유아인이 우울증, 불안증세 등의 정신 질환을 호소, 반성의 의지를 드러낸 최후변론에 나섰다.
앞서 유아인은 2020년 9월부터 지난 1월까지 14개 의원에서 181회에 걸쳐 프로포폴 9635.7mL, 미다졸람 567mg, 케타민 11.5mL, 레미마졸람 200mg 등 마약류를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타인 명의로 처방받은 스틸녹스정과 자낙스정 수면제 1100여정을 불법 매수하거나, 자신의 아버지·누나 등 6명 명의로 44차례 약을 처방받아 사들인 혐의 역시 추가됐다.
여기에 지난해 1월 지인 최씨 등 4명과 함께 떠난 미국 여행에서 코카인·대마 등 마약류를 투약했고 또 유아인이 마약류 수사 과정에서 일행에게 대마 흡연을 강요한 혐의와 수사 이후 지인에게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유아인은 지난 2월 마약 혐의가 언론에 보도된 이후 지인들과 수사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휴대전화 내용을 다 지워라"며 증거 인멸을 교사한 혐의도 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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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검찰은 "피고인은 유명 연예인으로서 재력과 직업적 우위를 이용해 의사를 속여 약 5억원 상당의 돈을 들여 상습적으로 의료용 불법 마약물을 취득했다. 또한 폐쇄적인 인적 네트워크를 이용해 해외에서 마약을 흡입했고 국내에서 타인 명의로 마약을 불법 취득했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유명 연예인으로서 그동안 소신 있는 발언을 해왔기에 사회적 책임이 막중함에도 증거자료에 의할 때 피고인 유아인과 지인 최씨는 자신들의 사회적 영향력으로 자신의 죄를 덮는 데 급급했다"며 "사회적 영향력을 이용해 입막음을 시도하고 지인들을 해외 도피시키고 한국의 사법 시스템을 경시했으므로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고 전했다.
검찰의 구형에도 유아인 측 변호인은 끝까지 대마 흡연과 프로포폴 투약 혐의 일부만 인정했다. 유아인 측은 "피고인은 오래 전부터 우울증, 불안증세 등 여러 정신 질환을 앓고 있었다. 직업적 특성상 계속되는 불규칙한 생활 패턴으로 극심함 수면 장애를 겪었다. 유아인은 공백 기간 없이 많은 영화, 광고를 촬영했고 그 기간 부득이하게 다양한 의료 시술을 받아왔다. 지난 2020년부터는 수면 장애가 악화돼 수일에 걸쳐 한숨도 못 자는 상황까지 이어졌다. 일상 생활 조차 어려운 몸이 된 상태에서 촬영 일정을 소화했다. 수면 장애는 계속 악화됐고 수면 마취를 동반한 시술시에만 겨우 잠들 수 있었다. 이런 이유로 수면 마취제에 대한 의존성이 발현된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수면 마취제 의존에 대한 재발 방지 약속도 이어졌다. 유아인 측은 "재발 방지를 위한 진료를 이행할 예정이다. 유아인이 수면 마취제 의존을 크게 후회하고 있다"고 답했다.
유명인으로서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한 반성의 의지도 드러냈다. 유아인 측은 "유아인은 벌금형을 넘는 동종 전과가 없다. 깊이 반성하고 뼈저리게 후회하고 있다. 배우로서의 커리어에 큰 상처를 입고 자신을 지지해준 팬들을 크게 실망시킨 점을 뼈저리게 후회하고 있다. 다시는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겠다고 굳게 다짐한다"며 "그동안 사회에 많은 선한 영향력을 펼쳐왔다. 사회에 복귀해 그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선처 부탁드린다"고 읍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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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이번 사건을 겪으면서 내 인생 전체를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불미스럽지만 이 사건을 통해 더 성숙하고 책임감 있는 사람으로 살아갈 것을 굳게 다짐하고 있다. 따끔한 채찍질과 애정으로 나를 이끌어준 많은 분께 감사의 말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유아인은 "다시 한번 내게 실망한 분, 나로 인해 상처받은 분 그리고 나로 인해 피해를 입은 모든 분께 사죄의 말을 드린다. 어떠한 결과가 나오든 앞으로 더 건강한 모습으로 나를 아껴준 많은 분에게 보답하고 사회에 더욱 크게 이바지할 수 있는 사람으로 살아갈 것을 약속한다"고 반성했다.
형량을 줄이기 위한 반짝 반성일지, 진심을 다 한 변론일지 유아인의 최종 판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괘씸죄에 죄질 불량이 더해져 4년형이 구형된 유아인의 판결선고는 오는 9월 3일 오후 2시 진행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