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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사랑한다고 말해줘'의 청각장애인 강시후부터 '플레이어2'의 정규까지, 지난 1년여간 한계 없는 변신을 만들어온 신예 배우 배재성(30)이다.
배재성과 '플레이어2'의 만남은 믿음으로 이뤄졌다. 누적 조회수 6억 뷰를 기록할 정도로 MZ세대내 인기를 끌고 있는 웹드라마 '짧은대본'의 주인공이었던 배재성을 본 소재현 감독이 오디션을 제안했고, 이 속에서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게 됐다는 것. 배재성은 "'짧은대본'을 보시고 '이 친구의 매력이 뭘지' 고민을 하셨다더라. 사실 제가 연기한 병운이가 '짧대' 세계관에서는 인기남이었는데, '이유가 뭘까' 궁금해하시면서 저를 불러 보셨고, 웃을 때는 선해보이는데 안 웃으니 다른 면도 보인다"고 해주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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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소중하게 잡았던 기회이기에 배재성은 더 열심히 하고픈 마음도 컸다고. 배재성은 "첫 대본 리딩에 가는데 보조기까지 착용하고 가다 보니 많이 떨렸다. 그래서 유튜브에서 대본리딩은 어떻게 하는 것인지 보고, 미리 숙지하고 시뮬레이션까지 해갔다. 심지어 제가 무려 '한류천왕' '가을동화'의 송승헌 선배님과 연기를 하게 됐다는 것도 믿어지지 않았다. 부모님이 더 좋아하시면서 '어때 진짜 잘생겼어?'하시는데 엄청나게 잘생기셨고 후광과 아우라가 있었다. 처음엔 말도 걸기 어려울 정도였는데, 오히려 저에게 동네 형처럼 편안하게 다가와주시고 대해주셔서 정말 감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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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없는 살인이지만, 제프리정에 대한 알 수 없는 충성심까지 있었던 정규는 배재성이 풀어야 하는 숙제였다. 배재성은 "감정이 없는 캐릭터다 보니까 어려움도 있었다. 그리고 제프리정에게 정규가 왜 그렇게 충성을 다하는지도 궁금했다. 그래서 전사를 스스로 만들었던 것 같다. 어릴 때에 고아였는데, 제프리정이 거둬 키우면서 세뇌를 당하지 않았을까 싶은 것이다. 가스라이팅을 당해 이 사람이 나의 아머지라고 생각했다. 절대 복종하는 것으로 길을 잡았다. 그래서 제프리정에게 칼을 받는 장면에서는 '나 드디어 인정을 받았다. 그의 아들이 된 것 같다'는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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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로 고민이 많았고 해보고 싶던 것도 많았던 작품이기에 유독 애정이 가는 정규다. 악역의 재미를 한 차례 봤기에 다른 악역에도전해보고 싶다는 바람도 드러냈다. 선한 얼굴과 악한 얼굴이 공존하는 배재성은 사이코패스로의 변신까지 꿈꿨다. 배재성은 "다음 작품은 사이코패스 같은 것을 해보고 싶다. 앞에선 웃고 서글서글하지만, 뒤에서는 완전 표정이 싹 변하면서 사이코적인 면을 보여주는 역할. 2회에서의 정규처럼 그런 연기를 긴 호흡으로 해보고 싶다는 바람도 생겼다"고 했다.
언젠가는 시상식 무대에 설 날을 기대하는 배재성이다. 꾸준함으로 버텨온 지난 세월을 포함해 1년간 다채로운 캐릭터를 보여줬던 그이기에 이 바람 역시 헛된 것은 아니라는 확신도 든다. 배재성은 "언젠가는 영화제나 시상식을 제 작품으로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제의 에너지가 너무 좋아서, 제 작품으로 함께하고 싶다"며 웃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