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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정려원(43)이 '졸업'을 인생작으로 꼽았다.
정려원은 특히 제작발표회에서부터 "내 인생작으로 이 작품을 찍었다"고 자신있게 말해 화제가 됐다. 그는 "운명처럼 저에게 온 작품이라 인생작이라 얘기를 했다. 사실은 제가 작년 3월 일기장에 같이 작업하고 싶은 감독님과 작가님들을 몇 분 써놨는데, 안판석 감독님의 성함을 썼다. 많은 동료들, 선배들, 같이 해보신 분들이 해보면 좋겠다고 하더라. 한지민 배우도 그랬고, 김명민 선배님도 그런 말씀을 해주셨다 그래서 진짜 만나보고 싶었다. 다들 극찬을 하시더라. 그래서 들을 때마다 어떤 분인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려원은 "제가 3월 13일에 그 일기를 썼는데, 5월 12일에 매니저 친구가 대본을 가져왔다. '9월에 들어간다. 멜로다. 안판석 감독님이다'이래서 '좋아. 한다 그래!'바로 얘기했다. 운명같이 만난 느낌이었다. 이렇게 간절히 바라고 원하면, 또 내가 준비가 되어있으면 오기는 오는구나 싶어서 진짜 잘하고 싶었다. 대본을 읽기도 전에 이미 잘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렇게 궁금해서 만난 안판석 감독은 만나고 나니 더 재미있는 경험이었다는 것. 정려원은 "만나기 전의 안판석 감독님은 프랑스 영화 같은 느낌이었다. 저만의 소감이지만, 원장님(김종태)이 무릎을 꿇고 냇가에 빠지는 신 이후에 오밀조밀 모여서 택시를 기다리는 백샷이 있다. 계단 위에서 찍은. 거기서 음악이 흘러나오는데, 여기가 프랑스 영화 같았다. 복작복작하고 사소한 이야기인데, 사람 사는 이야기 같고 음악까지 붙으니 뭔가 안 감독님 작품을 보며 느낀 것을제 작품을 보면서 느낀 것"이라고 했다.
정려원은 이어 "안 감독님은 정답을 말해주시는 스타일은 아니시다. 제가 A를 하고나서 '그 다음엔 B를 원하세요, C를 원하세요?'라고 하면 'C, 알파벳의 어원은 말이지'하면서 방대하게 말씀해주시기 시작한다. 저는 '캐릭터가 이런 건 어때요'하면, '배우들은 말이죠'하시면서 제가 어디서부터, 배우에 대한 것도 이해하지 않고 감히 이 질문을 했나 싶기도 했다. 처음엔 그게 저도 어떻게 대화하는지를 몰랐던 것 같다. 시간이 지나고 쌓이니, 감독님이 제 연기에 대해 크게 발씀하시지 않으면 만족해야 하는 상황이 오고, 만족할 줄 아는 방법을 알게 됐다. 예전에는 저도 배우다 보니, 감독님의 오케이 컷을 받고 싶어하고, 감독님께 칭찬을 받고 싶어하고, 확인을 받고 싶었던 것 같은데, 안 감독님을 겪으면서 스스로의 연기에 대해 '이 정도 했으면 충분하다'하고 넘어가게 되는 것 같다. 처음으로 작품이 끝나고 '충분했어. 훌륭해. 고생했어'라고 한 작품인 것 같다. 그래서 인생작이라고 말했다. 어떻게든 불안감이 있으니까 이렇게 했으면 더 좋았을텐데, 이런 식으로 완벽주의자가 아니면서도 불안이 있었다. 그런데 만족하게 된 것이다. 제 스스로도 이게 충분하다는 말을 하게 된 것 같다. 그래서 이게 나의 인생작이구나. 운명처럼 왔는데 나의 불안을 졸업시켜주기도 했으니, 촬영이 끝난 마지막 날 내 인생작이 되겠다 싶었다. 내 인생작에 함께해줘서 고맙다고 썼다"고 말했다.
또 정려원은 "서혜진은 일은 유능하게 하지만 사랑에서는 미완성인 부분이 있었다. 속마음을 표현하지도 못하고. 저 같은 경우는 서혜진은 케이스가 다르지만, 이것도 비슷하다. 자기 일을 잘 해내고는 있는데 자기 자신을 막상 응원하지는 않는 게 있었다. 스스로를. 응원하지 않는 게 있던 것 같다. 근데 이번에는 응원하는 법을 정말 배우게 됐다. 그래서 서혜진도 어떻게 보면 그런 식으로 성장해나가는데 결국은 강사인 직업이 본인은 잘하지만 원했던 거는 따로 있었으니까. 결국은 내려놓고 꿈을 향해 나아가듯이 일은 잘하는데 내 자신은. 이게 직업이 싫어서라기 보다는 이걸 하는 나 자신을 응원하지는 않게 되더라. 근데 응원할 줄 알게 됐다"고 공감했다.
'졸업'은 대치동 학원가를 무대로 시험 스킬에만 매몰된 입시 교육에 대한 고민과 성찰이라는 쉽지 않은 주제를 심도 있게 다루는 한편 서혜진(정려원)과 이준호(위하준)의 사랑을 통해 서로를 성장시키는 진정한 어른의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특히 최종회에서는 모든 캐릭터가 인생의 중요한 변곡점에서 성장을 이루며 여운과 함께 막을 내렸다. 최종회는 수도권 평균 7.4% 최고 8.1%, 전국 평균 6.6% 최고 7.3%를 기록, 케이블과 종편을 포함한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닐슨코리아 유료 플랫폼 기준)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