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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배우 오영수(80)가 여성을 강제 추행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일기장 내용, 이 사건 이후 상담기관에서 받은 피해자의 상담 내용 등이 사건 내용과 상당 부분 부합하며, 피해자 주장은 일관되고 경험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진술로 보인다"고 유죄 판단 이유를 밝혔다.
또 "피해 사실을 잊고 지내려 했으나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여러 매체에 오 씨가 자주 등장해 힘들었는데, 오 씨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문자 등을 보냈으나 이를 무시한 오 씨의 태도에 화가 나 고소를 결심했다는 피해자의 진술이 상당부분 설득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혐의를 부인하지만 동료 배우에게 피해가 갈 수 있는 점을 우려해 피해자에게 사과했다는 오영수의 주장에는 "'아껴주고 보듬어주고 싶은 심정이 지나쳤다'는 대화 부분 등이 사회 통념상 자신이 그런 행위를 했다고 인정하는 취지로 밖에 느껴지지 않는다"고 첨언했다. 다만 초범인 점은 고려했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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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수는 추행한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해 온 반면, 검찰은 징역 1년을 구형했다. 당시 검찰은 "피고인은 청춘에 대한 갈망을 비뚤어지게 표현하고 피해자 요구에 사과 문자를 보내면서도 '딸 같아서'라며 책임을 회피하는 등 피해자에게 좌절감을 느끼게 했다"고 했다.
결심공판에서 오영수의 변호인은 최후변론을 통해 "피해자 진술과 그로 파생한 증거 외에는 이 사건에 부합하는 증거는 매우 부족하다"며 "추행 장소, 여건, 시각 등에 비춰보면 피고인이 범행할 수 있었을까 의구심도 든다"며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했다.
오영수도 최후진술에서 "이 나이에 이렇게 법정에 서게 돼 너무 힘들고 괴롭다. 제 인생에 마무리가 이런 상황이 되고 보니 참담하고 삶 전체가 무너지는 것 같다"며 "현명한 판결을 소원한다"고 말한 바다.
오영수는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에서 깐부 할아버지 오일남 역으로 출연해 큰 사랑을 받았다. 당시 한국 배우로는 처음으로 2022년 1월 미국 골든글로브 TV부문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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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