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절도라면 허용?…대놓고 훔친 '송스틸러', 정규편성 가능할까

'송스틸러' 방송화면 캡처

[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MBC 설 파일럿 음악 예능 '송스틸러'가 설 연휴 안방을 콘서트장으로 만들었다.

지난 12일에 방송된 '송스틸러'에서는 이홍기X정용화, 선우정아X웬디, 임정희X이무진의 '노래 절도'가 이어졌다.

지난 회차에 이은 1:1 스틸전의 다섯 번째 스틸러는 임정희였다. 스틸 상대 이무진은 소중한 노래들을 소개하며 절대 뺏기지 않을 곡으로 '잠깐 시간 될까'를 언급, "저의 색깔이 확실한 천상 이무진의 곡이라 뺏기지 않을 거라고 내기까지 걸 수 있다"고 설명하며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임정희의 선곡이 '잠깐 시간 될까'라는 것이 공개된 순간부터 이별 후의 짙은 감성으로 편곡한 애절한 무대를 지켜보는 내내 불안에 떨며 나중엔 자신의 말을 번복하는 행동을 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긴장감 속에 펼쳐진 이무진의 방어전은 특유의 발랄함으로 기분 좋은 에너지를 뿜어냈다. 엄청난 접전 끝에 원곡자 이무진이 방어에 성공했다. 이무진은 "너무 심장이 떨렸는데 이제 마음이 편하다"며 막내의 귀여운 면모를 보여줬다.

1:1 스틸전의 마지막 스틸러는 바로 이홍기였으며, 스틸 상대는 정용화였다. 정용화는 소중한 노래를 언급하며 특히 "'외톨이야'는 그 누가 와도 절대 안 뺏길 것"이라며 확신했다. 이에 이전 스틸전에서 본인의 호언장담에 후회했던 이무진이 "무슨 마음인지 알겠지만 잠깐 진정하라"고 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하지만 앞선 스틸전과는 다르게, 이홍기는 '외톨이야'가 아닌 정용화의 솔로 데뷔곡 '어느 멋진 날'을 선곡했다. 정용화는 '어느 멋진 날'에 대해 "내가 쓴 곡이기도 하지만 가장 사랑하는 곡"이라며 애정을 드러내 더욱 흥미진진한 스틸전을 기대케 했다. 이홍기는 애절하면서도 파워풀한 보이스를 자랑하며 무대 후 현장에 오랜 여운을 남겼다.

이에 맞서 정용화는 의상까지 교체하며 방어전을 펼쳤다. 무대가 끝난 후 웬디는 "같이 울 것 같았다"며 극찬했다. 투표 결과는 정용화의 손을 들며 원곡 방어에 성공했다. 정용화는 "이제야 이야기하지만 120%로 불렀다"며 고백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던 와중, 스튜디오에 의문의 사이렌이 울려 퍼지며 모두를 혼란에 빠트렸다. 깜짝 등장해 현장을 뒤집은 기습 스틸러의 정체는 보컬 레전드 김범수였다. 김범수임을 알아챈 스틸러들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김범수는 등장과 함께 선우정아의 '도망가자'를 부르며 감동적인 무대를 선보였다.

이에 원곡자 선우정아는 울컥해하며 눈물을 보였고, 스틸에 성공한 스틸러에게 수여되는 황금 배지를 김범수에게 직접 수여했다. 반대로 기습 스틸러 김범수의 곡을 빼앗기 위해, 이무진은 고등학생 시절 오디션 때 불렀던 김범수의 '슬픔활용법'을 즉석에서 완벽하게 소화해 냈다. 이에 김범수는 "이런 절도라면 얼마든지 좋다"며 감탄해 재치 있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1:1 스틸전에서 경쟁했던 두 사람이 한 팀이 되어 다른 사람의 곡을 뺏는 듀엣 스틸전이 시작됐다. 첫 번째 듀엣 스틸러는 선우정아X웬디였다. 서로 송스틸에 성공했던 유일한 듀오인 선우정아X웬디는 스틸곡으로 CNBLUE의 '직감'을 선택했다. 원곡 한 소절만 불러달라는 MC들의 요청에 적재 밴드가 즉석 연주를 시작했고, 이에 정용화도 라이브를 선보이며 완벽한 즉석 무대를 펼쳤다.

선우정아X웬디는 뮤지컬 같은 재즈적 분위기의 '직감'을 보여주었다. 원곡자 정용화는 "내가 이걸 뺏고 싶다"며 극찬했다. 또한 지난 회차부터 원곡이 취향이라고 밝혀왔던 적재가 최초로 스틸곡을 선택해 결과에 대한 기대를 모았다. 관객 투표 결과, 선우정아X웬디가 스틸에 성공해 원곡자 정용화가 직접 황금 배지를 수여했다.

두 번째 듀엣 스틸러는 임정희X이무진이었다. 두 사람은 레드벨벳의 'Feel My Rhythm'을 선곡했으며, 적재 밴드와 웬디의 'Feel My Rhythm' 즉석 합주로 현장 분위기를 더욱 끌어올렸다. 무대 전 임정희와 이무진은 "가창력과 화음, 그리고 귀여움으로 승부하겠다"며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임정희X이무진은 환상의 놀이공원에 온 듯한 신나는 무대를 보여주었고, 원곡자 웬디는 "속이 시원하고 신비로웠다"며 감탄했다. 관객 투표 결과, 임정희X이무진이 스틸에 성공했으며, 임정희는 "함께 스틸에 성공해서 더 좋다"며 소감을 밝혔다.

마지막 듀엣 스틸러는 이홍기X정용화였으며, 스틸곡으로 임정희의 'Music Is My Life'을 선곡했다. 갑자기 흘러나오는 적재 밴드의 연주에도 임정희는 뛰어난 가창력을 보여주며 감탄을 불러일으켰다. 이홍기X정용화는 밴드 보컬들의 에너지와 무대 매너를 보여주며 현장을 들썩이게 만들었다. 이에 임정희는 "너무 멋있어서 내 노래가 생각이 안 났다"고 반응했다. 이홍기와 정용화는 "가사가 너무 와 닿았다. 우리가 오랜 시간 알고 지냈는데 앞으로는 이런 무대를 자주 가져야겠다. 행복했다"며 함께 펼친 무대에 대한 뭉클한 감정을 전했다. 관객 투표 결과, 이홍기X정용화가 스틸에 성공하며 훈훈한 마무리를 보여줬다.

지난 9일과 12일 이틀에 걸쳐 방송된 '송스틸러'는 경연 프로그램의 홍수 속 캐주얼한 음악 예능으로서 빛을 발했으며, 이에 참여한 뮤지션들의 신선한 행보가 눈에 띈다. '송스틸러'가 '나는 가수다', '복면가왕'에 이은 MBC의 정규 음악 예능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빛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