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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배우 조진웅이 마지막에 남은 퍼즐 한 조각을 끼워 '독전2'를 완성시켰다.
지난 17일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독전2'는 52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 돌풍을 일으켰던 영화 '독전'의 미드퀄(전작이 다루고 있는 시간대 중간에 일어났던 일을 다룬 후속작)이다. 용산역에서 벌인 지독한 혈투 이후, 여전히 이선생을 쫓는 형사 원호와 사라진 락, 다시 나타난 브라이언과 사태 수습을 위해 중국에서 온 큰칼의 독한 전쟁을 그린 작품으로, 영화 '뷰티 인사이드' 백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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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을 촬영하면서 힘들었던 점에 대해 묻자 "저보다는 다른 배우들의 노력을 이야기하고 싶다"고 답했다. 이어 "한효주가 다이어트를 열심히 하지 않았나. 살만 빼는 게 아니라 근육까지 만들어야 해서 힘들었을 것 같다. 제작보고회 때 이야기를 들어보니, 울면서 운동을 했다고 하더라. 그 누구를 위한 것도 아니고 오직 작품을 위해 본인과의 싸움에서 잘 버텨냈다. 한효주가 고생한 만큼, 멋있는 장면이 나온 것 같다"고 감탄했다.
'독전2'에 새롭게 합류한 한효주는 조직 보스 이선생의 실체를 알고 있는 큰 칼 역을 맡아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이에 조진웅은 "한효주를 현장에서 못 알아봤다"며 놀라움을 표했다. 그는 한효주에 대해 "되게 냄새날 것 같은 사람이 앉아 있는데, 누군지 모르겠더라. '도대체 쟤는 누구지' 했는데, 멀리서 '선배 저 효주예요'라고 말하면서 다가오더라. 깡패처럼 앉아 있었는데, 멋있어 보였다(웃음). 이후 승원이 형, 효주랑 다른 행사장에서 만났는데 마치 연예인을 본 기분이었다. 한효주가 '선배 어제 잘 들어가셨어요?'하고 물어보는데, '연예인이 왜 나한테 말을 걸지' 싶었다(웃음). 사실 배우가 의상과 분장을 세게 하면 연기할 때 굉장히 큰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된다. 분장과 의상은 캐릭터로 가는 가장 마지막 숭고한 단계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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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독전2'를 촬영하면서 가장 먼저 생각났던 배우로 故김주혁을 꼽았다. 조진웅은 "1편 촬영할 때 돌아가셔서 너무 당황스러웠다. 당시에는 소식을 듣고도 촬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내가 지금 이걸 해도 되는 건가? 이래도 되나?' 싶었다. 너무 슬퍼도 엉엉 울 수 없었다. 촬영을 마치고 배우들과 빈소에 갔었고, 1주기 때 산소에도 찾아갔다"고 전했다.
故김주혁과의 작업 과정을 떠올린 조진웅은 "형이 OCN 드라마를 촬영하고, 엄청 바쁘게 일을 병행하셨던 기억이 난다"며 "'제가 너무 힘들지 않냐'고 물어봤는데, '연기가 너무 재밌다'고 하시더라. 그때 형이 '공조'(2017)로 영화제에서 연기상을 수상하셨다. 그만큼 행복하게 연기하셨는데, 갑작스럽게 안 좋은 소식을 듣게 돼서 너무 황당하고 '정말 그럴 수가 있나' 싶을 정도였다. 그 먹먹함은 지금도 많이 생각난다. 이번에 '독전2' 엔딩 작업을 하면서도 여운이 남았다"고 그리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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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웅은 "이 캐릭터도 굉장히 푸석하다. 세상에 하지 말아야 할 직업이 세 개가 있다고 하면, 첫 번째가 배우이고 두 번째가 강력반 형사인 것 같다"며 "원래 조폭하고 형사가 이야깃거리가 많은 직업이다. 저는 그런 체질이 아니라서 이해를 못 하는 부분도 있었다. 근데 군인이나 경찰 이런 분들은 거기에 대한 틀을 갖고 계시니까, 절대 흔들리지 않더라. 저는 그렇게 못할 것 같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