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이유나 기자] 오은영 박사가 "만약에 끝까지 노력해도 서로의 가슴에 상처만 남고 힘이 든다면 졸혼도 고려하라고 권한다"고 뼈 때리는 조언을 전했다.
특히 운전을 오래해야하는 퀵 배달 일 때문에 물이나 끼니를 제대로 먹지도 못하는 일상이 이어졌다.
반면 중고차 매매업을 하는 남편은 사무실에서 동료들과 노닥거리다가 지루해 자리에서 잠들고, 집에서도 가사 일은 전혀 하지 않았다. 하지만 "작년 하반기부터 청소를 도와주고 있다"며 목소리에 힘을 주었다.
실질적인 가장 역할을 하는 아내와 이를 방관하는 남편의 깊어진 갈등의 골 때문에 지난 10년간 대화조차 단절된 상태. 이혼을 고려하고 있는 부부가 오은영 박사를 만나 마지막 희망을 잡으러 나왔다.
장 보러 가자는 아내의 말을 거부한 남편은 무거운 짐을 들고 들어오는 아내를 보고도 미동도 하지 않았다. 이에 오은영은 "어떤 가슴 속에 골이 있는 것 같다. 무엇이냐"고 물었다. 남편은 "5년전 뇌출혈에 이어 뇌전증 진단을 받아 수술을 했는데 퇴원 후에도 아내와 아이들이 몸은 괜찮냐고 물어보지 않아서 너무 얄미웠다"고 했다.
|
오랜만에 아내는 남편에게 대화를 요구하면서 "결혼 후 늘 경제적으로 힘들었다"며 말을 꺼내지만, 남편은 "수익을 늘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지금 준비하고 있다"고 오히려 언성을 높였다. "앞으로도 생활비를 주지 못한다는 거냐"고 되묻는 아내에게 남편은 "지금 준비 중이라잖아"라는 말만 계속 반복해 결국 10년 만의 대화 시도는 수포로 돌아갔다.
이에 오은영 박사는 "남편은 아내가 평생을 생계를 책임지고 남편이 아프고 난 뒤 알게된 빚까지 처리하느라 뛰어다녔는데 '몸은 괜찮냐' 그말 한마디 안한걸로 틀어져있다. 전후 관계, 총량을 봐야한다"고 조언했고, 아내에게도 "그 부분은 사과하는게 좋겠다. 서로 잘 해나가다가도 그 부분 때문에 또 틀어지고 하면 힘들 것"이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남편 또한 아내가 아팠을 때 해주지 못했던 위로와 사과 같이 하셔라"라고 덧붙였다.
우선적으로 "경제적인 부분을 서로 대화를 구체적으로 해나가야 한다"며 "아내가 생활비를 감당하고 있다면 남편이 가사를 적극적으로 해야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노력했는데도 서로에게 상처만 남는다면 졸혼도 고려하셔라 전 그렇게 권한다"며 "물론 그전에 끝까지 노력해 보는게 우선이다. 노력했는데도 변화 없다면 그것도 권한다"고 냉정하게 조언했다.
이날 부부는 이제는 군 입대한 아들이 남긴 메세지에 눈물을 쏟았다. 평소 힘든 엄마를 이해하며 살뜰이 살폈던 아들은 자신이 새로 경험해야할 군대보다 자신이 없이 남겨질 부모님 생각에 더 고민이 많았다. 아들은 "아빠가 아프시고 난 뒤에 마음이 많이 여려지셨다. 엄마가 작은 행동 말에도 아빠가 크게 흔들릴 수 있으니 서로 배려해주시면 좋겠다"고 조심스럽게 마음을 전했다. 부부는 "특히 경제적인 부분에 구체적인 대화를 더 많이 시도해보겠다"며 다짐했다.
ly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