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대다수 시청자가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으로 드라마를 볼 때 '오프닝 건너뛰기' 버튼을 누른다. 작품의 타이틀 시퀀스를 뛰어넘고 바로 극을 시청하기 위해서다. 그런 가운데 몇몇 인기 드라마에 한해서는 '오프닝 건너뛰기'를 '건너뛰는' 분위기다. 최근 인기 드라마 오프닝 타이틀 시퀀스가 만화로 제작돼 눈길을 끌고 있다.
오프닝에서 만화로 줄거리가 표현되는 것은 아니지만, 드라마의 상징적인 그림이 담긴 경우도 많다. 현재 방영 중인 SBS '법쩐'에는 수많은 빌딩과 돈을 저울로 재는 그림으로 돈장사꾼 주인공 은용(이선균)이 드러나 있다. KBS2 '두뇌공조'도 마찬가지다. 희귀 뇌질환에 얽힌 범죄 사건을 해결하는 내용인 만큼, 폴리스 라인이 설치된 배경에 뇌 그림이 등장한다.
|
사극도 오프닝을 만화로 선택하고 있다. 최근 재방송 편성된 KBS2 '연모', 시즌2로 돌아온 tvN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2'가 그러하다. 한국 고유의 미가 드러나는 의상, 건축물 등이 그림으로 표현돼 반가움을 자아낸다. 특히 지난해 인기작이었던 퓨전 사극 tvN '슈룹'도 오프닝에서 고풍스러운 장식장을 그림으로 그렸는데, 이 안에 그려진 오브제들이 화령(김혜수)을 표현한 우산, 대비(김해숙)를 표현한 간수 등이었다. 여기에 의성군(강찬희)의 출생 비밀까지 그림에 내포,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극했다.
|
'천원짜리 변호사' 오프닝 영상을 기획한 김현우 조감독은 "드라마의 첫인상을 좌우하는 오프닝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는 항상 조연출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 중 하나"라며 "리얼리티와 고증보다는 만화적인 요소가 강하기 때문에 시청자들에게 우리 드라마가 '무거운 법정물이다'라는 인상을 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하면 '만화적이고 오락적인 유쾌한 드라마'라는 인상을 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아예 오프닝을 만화로 만들면 어떨까? 그럼 아무도 우리 드라마가 무거운 법정 드라마라고는 생각 안 할거야'라고 생각했다"라고 기획 배경을 말했다.
해당 오프닝 영상을 작화한 스튜디오 애니멀 조경훈 대표는 "만화적으로 변형된 캐릭터지만 실사 캐릭터의 뉘앙스를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며 "드라마의 시나리오와 캐릭터의 구성 자체가 만화적이고 흥미로운 지점들이 많아 애니메이션 오프닝의 기획과 제작 과정 자체가 무척 즐거웠다"고 덧붙였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