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황세온이 15일 본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2.12.15/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신인 배우 황세온(28)이 '연매살'로 비로소 시작했다.
등장하는 장면마다 완벽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신예 배우 황세온이 tvN 월화드라마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박소영 이찬 남인영 극본, 백승룡 연출)에서는 또 다른 얼굴을 장착했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연매살'은 전국 기준 3.6%(닐슨코리아 유료가구)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한 작품. 프랑스 드라마를 원작으로 하는 이 작품 속에서 황세온은 배우를 꿈꾸는 메쏘드엔터테인머트의 인포메이션 데스크 직원 강희선을 연기하며 극에 완벽하게 녹아들었다.
최근 서울 양천구의 스포츠조선 사옥에서 만난 황세온은 배우를 꿈꾸는 '현실 희선'의 모습으로 기자와 마주 섰다. 모델로서 활동을 시작했었다는 그는 배우로서의 삶을 차근 차근 걸어나가며 자신의 발판을 넓히고 있는 중. 황세온은 "그동안 저의 주업은 모델이었고, 모델 일을 정리하고 본격적으로 연기를 하고 싶다는 마음을 먹었던 것이 1~2년 전이었다. 그래서 아예 회사도 옮기면서 하나, 하나 작품을 하게 됐다. '더킹 : 영원의 군주'가 끝난 뒤 제가 조금 더 진지하게 연기에 임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고, 작품 속 배역의 비중이나 연기에 대한 욕심이 생기면서 집중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모습 역시 전부 '현실 희선'이다. 황세온은 "연기를 하면서 저의 상황들 덕분에 몰입이 많이 됐었다. 모든 것이 저의 일상이었다. 오디션장에 가서 사람들 앞에서 예뻐 보이고 싶고, 저희 회사에서도 관심을 받고 싶고, 또 인정받고 싶어하는 것이 저의 일상이라 '연매살'이라는 작품이 제게는 신기한 경험이었다. 물론, 저는 회사에서 너무 예뻐해주신다. 희선이는 회사와 계약도 못하고, 또 1순위가 아니고, 몇 순위인지도 모르겠고 순위 밖의 배우인데, 저는 그래도 키이스트 안에서 사랑을 받고 예쁨을 받고 있다. 키이스트의 주력 신인으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며 밝게 웃었다.
배우 황세온이 15일 본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2.12.15/
배우 황세온이 15일 본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2.12.15/
연기가 하고 싶어 매 순간 애가 타는 희선의 모습은 공감 그 자체였다. 황세온은 "오디션장에서의 모습은 말이 안 되는 것도 있었지만, 현장 자체의 느낌은 많이 비슷했다. 오디션 장면은 '액션'하는 순간이 '강희선 씨 들어오세요'였다. 그 말을 시작으로 제가 문을 여는데 그때 '이건 연기가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들어가서 앞에 계신 분들을 보고 '안녕하세요. 강희선입니다' 하고 인사를 하는데, 그건 연기가 아니라 이미 신인 배우의 마음이었고, 앞에 계신 분의 눈치를 보는 것도 저의 경험에서 나온 것이라 준비를 할 필요가 없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황세온은 실제로 오디션을 많이 봤다며 "키이스트에 와서도 오디션을 많이 봤는데, 프로덕션 사무실이 많이 있다는 그 오피스텔도 수도 없이 갔고, 강남 쪽 연기학원에서 오디션을 본다고 해서 가기도 했다. 워낙에 다양한 경험이 많다"며 "오디션 장에서 저를 마음에 들어하시는 것 같은 느낌이 오기도 하고, '이 분들이 나를 좋아해주시네'하면 잘 되는 경우도 있다. 또 대화가 짧게 끝나면 잘 안 된 느낌이고, 또 많은 얘기를 했는데도 안 불러주셨다면, 언젠가는 불러주시겠지 하는 마음으로 기다리는 거다. 한 번은 다른 작품에 캐스팅이 됐는데 한 분이 '저 세온 씨 그때 봤어요'하시더라. 그 이후로 잘 안 될 것 같은 오디션에서도 더 열심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황세온은 KBS 2TV 드라마스페셜 '알젠타를 찾아서'를 시작으로 웹드라마 '한 마디로 로맨스', tvN '로맨스는 별책부록', 쿠팡플레이' 어느 날' 등 다양한 작품에서 신스틸러로 활약한 바 있다. 특히 '어느 날'에서는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의 소유자로 등장해 김수현이 연기한 현수에게 잊지 못할 밤의 기억을 선사하기도. 그랬던 황세온은 미모를 강조하기 보다는 과장된 표정과 과한 화장으로 '연매살'을 채웠다. 황세온은 "저보다 감독님이 제 스타일링에 더 신경을 써주셨다. 처음 만나는 순간 제게 '가발 쓸 수 있어요? 머리 자를 수 있어요?'하는 잘문을 하셨다. 도전적인 것에 대한 거부감이 없는지 질문을 하셔서 '범상치 않은 뭔가를 하시나 보다' 싶었다. 그런데 제가 모델 경력도 있으니 새로운 헤어스타일이나 스타일링에 부담이 없어서 희선이를 예쁘게 만들어주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고, 다른 배우들이 잘 안 할 법한 스타일링과 헤어를 많이 시도해봤던 것 같다"고 했다.
배우 황세온이 15일 본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2.12.15/
이어 황세온은 "이 친구가 유별나고, 메쏘드와는 잘 안 붙는 그림도 있잖나. 이 친구 자체의 개성이 드러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했을 때 말투도 있고, 표정도 다양해야 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희선이의 이미지를 제 스스로 과장된 표정을 써봤다. 원작인 프랑스의 희선이를 가져와서 손동작도 많이 쓰고 표정도 많이 드러나게 연구를 했었다. 저도 제가 그렇게까지 얼굴 근육을 많이 쓰는지 모를 정도였고, 희선이로 몰입이 되는 순간 눈썹부터 움직인 것 같다"며 "예뻐보이고 싶은 생각도 전혀 없었다. 배우로서, 여자로서 그런 욕심이 있기는 하지만, 희선이는 그런 역할이 아니기에 그 기분과 에너지에 집중했던 것 같다. 그렇게 천천히 매력이 보일 수 있게 시청자들도 스며드는 느낌이 되길 바랐고 그래서 비주얼적으로는 더 강한 인상을 심으려 노력했다 .예쁜 것은 다른 작품에서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 믿어서 이 작품에선 욕심을 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황세온은 극중 김중돈(서현우)와의 러브라인이 이뤄지지 못함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그는 "저랑 선배(서현우)는 너무 아쉬워했다. 저희가 또 한 번의 오해가 생겼고, 화가 나서 희선이가 뛰쳐나가고 난 뒤에 끝이 나는데, 이러니까 '뭐야!' 싶었고, 끝나면서 '이거 맞죠?'하고 몇 번을 물어봤다. 사랑을 보여주면 좋겠지만, 이제 그런 게 없이 끝나 너무 아쉬웠다. 그래서 배우들은 시즌2가 너무 하고 싶다고 했었고, 저희 또래 배우들은 그런 생각을 했었다. 원래 원작은 시즌4까지 얘기가 있는데, 그 이후 사무실 식구들의 이야기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시즌3, 4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보여줄 게 남아서 아쉽다"고 했다.
배우 황세온이 15일 본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2.12.15/
특히 '연매살'이 아쉬운 이유는 황세온이 처음부터 끝까지 나온 유일한, 처음의 작품이기 때문. 황세온은 "이 작품이 소중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많은 출연진이 있는 드라마도 처음이고, 처음부터 끝까지 호흡해?X던 것도 처음이다. 드라마 데뷔작이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현장에서 선배님들과 같이 대사를 치고 그런 것도 처음이었다.'촬영장에 사람이 많은 것이 정말 재미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어서 앞으로 이런 현장에서 더 많이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매 작품 각기 다른 얼굴을 보여줬던 만큼 황세온에게 오는 쾌감은 확실했다. 황세온은 "최근에도 감독님들과 미팅을 하는데 '연매살'과 '어느 날'의 저를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을 하시더라. 여러 작품을 얘기하다가 그 속에서의 제가 다 하나로 합쳐지면 그때부터 동공지진을 일으키시는 것을 봐서 '좋은데? 모르셨다니' 싶었다. 반응들이 다 '네가 걔야?'라고 하셔서 너무 좋았다. 저를 각자 새로운 인물로 봐주시는 것이 저에게는 앞으로 배우 생활을 하면서 '이런 길을 가야 하지 않나' 싶은 마음을 준다. 한 얼굴로 계속 하는 것보다는 새로운 느낌으로 계속 다가가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어서 예쁜 것에 집착하지 않고, 못생김 또한 연기하고 싶다. 다양한 얼굴을 연기하고 싶은 마음이다"라는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