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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어둠 속에서 비로소 진실을 보는 맹인 침술사와 치욕의 역사로 트라우마에 사로잡힌 광기의 왕이 펼치는 농밀한 심리극이 탄생했다.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사극 서스펜스 스릴러가 11월 극장 강렬한 한방을 날렸다.
특히 '올빼미'는 충무로를 대표하는 명품 배우 유해진과 류준열의 세 번째 만남으로 눈길을 끈다. 앞서 두 배우는 전작 '택시운전사'(17, 장훈 감독) '봉오동 전투'(19, 원신연 감독)를 통해 완벽한 케미스트리를 발휘한바, 이번 '올빼미'로 세 번째 조우해 강렬한 시너지를 발휘했다. 무엇보다 유해진은 전작에서 보여준 코믹 하고 친근한 모습을 벗고 섬뜩한 광기에 휩싸인 인물로 파격 변신에 나섰다. 연기 인생 최초로 왕 역에 도전한 유해진은 이번에도 장르 불문 완벽한 캐릭터 소화력으로 '올빼미'를 장악했다. 또한 '올빼미'로 첫 맹인 연기에 도전한 류준열은 제한된 신체 조건 속 캐릭터의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새로운 인생 캐릭터를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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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맹인 이라는 캐릭터 설정을 떠나 관객이 영화를 잘 따라올 수 있도록 최대한 집중해 연기하려고 했다. 실제 주맹증을 갖고 있는 분을 만나기도 했다. 나와 다른 부분이 없다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다만 다른 지점은 눈빛이 굉장히 인상에 남았다. 꿈을 꾸고 있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그 세계를 이해하려고 하고 표현하려고 했는데 스크린에 잘 담겼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보고도 못 본 척 살아가야 하는 캐릭터의 모습이 우리네 인간사인 것 같기도 했다. 그런 부분에 집중해 연기했고 또 공감했다. 주맹증을 가진 사람들도 나름대로 보고 있다. 그게 마치 우리가 갖는 지향점이나 삶의 목표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러한 핸디캡이나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하는 순간들에 대해 집중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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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진은 "영화를 보면서 다른 건 몰라도 류준열이 굉장히 잘 서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기둥이 굵어진 느낌이었다. 내가 옆에서 봤을 때 굵은 기둥이 되어가고 있다는 걸 많이 느낀 작품이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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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어떤 시대 배경을 가져오면 좋을까 고민하다 실록의 한 줄에서부터 시작됐다. 실록 중 가장 많은 의심을 담은 문구인 것 같다. 왜 이렇게 적었을지 호기심이 생겼고 그 소재로 영화를 만들게 됐다"고 연출 계기를 밝혔다.
'올빼미'는 유해진, 류준열, 최무성, 조성하, 박명훈, 김성철, 안은진, 조윤서 등이 출연했고 안태진 감독의 첫 상업영화 연출작이다. 오는 23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