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SC초점] 결방만이 답? 무더기 결방서 그나마 편성…시청률 수혜였나 피해였나

정빛 기자

기사입력 2022-11-02 13:38 | 최종수정 2022-11-02 17:13


이태원 참사로 인한 무더기 결방 속 그대로 편성했던 드라마 '태풍의 신부'(왼쪽)와 '내 눈에 콩깍지'가 10월 31일과 11월 1일 전체 방송 채널 시청률 중 각각 1위를 차지했다. 사진 제공=KBS

[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이태원 참사로 안방극장이 조용해진 가운데, 그나마 편성됐던 방송들은 시청자들에게 위로가 됐을까.

비극적 사고로 방송가도 멈춘 상황이다. 국가 애도 기간으로 지정된 오는 5일까지, 각종 드라마 및 예능 프로그램이 결방하기로 했다. 대신 각 방송사들은 뉴스특보 체제나 이태원 참사 관련 프로그램으로 편성표를 채웠다.

그런 가운데 몇몇 프로그램은 그대로 편성, 흐린 방송가에 약간의 활기를 줬다. 경쟁 프로그램 없이 독주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지만, 분위기가 분위기인 만큼 큰 반등의 기회는 안 된다는 예상도 나왔다. 이에 무더기 결방이 이어졌던 지난 1일, 시청자 반응은 실제로 어땠는지 시청률을 살펴봤다(제공 닐슨코리아).

전체 TV 채널에서 시청률 1위를 차지한 것은 KBS1 드라마 '내 눈에 콩깍지'였다. '내 눈에 콩깍지'는 12.5%를 차지, 전체 방송사 중 이날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다만 최근 14~16%까지 꾸준히 시청률을 기록한바, 프로그램 자체적으로는 떨어진 수치다. 이를 보아 방송가 전체적으로 시청률이 하락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22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 경기 중계방송은 시청률 6.7%를 기록했다. 연장전까지 가는 치열한 승부 끝에 키움 히어로즈가 SSG랜더스 상대로 7:6으로 승리한 가운데, 전체 방송 중 시청률 4위를 차지했다.


'커튼콜' 포스터. 사진 제공=KBS
이 여파는 KBS2 드라마 '커튼콜'로 이어진 모양새다. 전날인 10월 31일부터 본격적인 결방이 시작된 가운데, 당시 첫 방송한 '커튼콜'은 시청률 7.2%를 기록하며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이는 전체 방송 중 전체 3위로, 결방 속 선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1일 방송된 '커튼콜' 2회는 3.1%로 전날 방송보다 무려 4.1% p 하락한 수치를 보였다.

이는 바로 앞에 편성된 2022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 중계가 연장까지 가면서, '커튼콜' 편성 시간도 1시간가량 밀린 여파가 가했다는 분석이 많다. 해당 여파가 다음 주 방송에도 계속해서 이어질지, 결방을 끝내고 정상화된 편성 속에서 '커튼콜'이 어떤 성적을 받을지 관심이 높다.


'고딩엄빠2'(왼쪽), '멘탈코치 제갈길' 포스터. 사진 제공=MBN, tvN
종합편성채널 중에서는 편성을 그대로 간 MBN '고딩엄빠2'가 시청률 3.0%를 기록하며, 자체적으로도 최고 시청률을 차지했다. 케이블 채널을 보자면 tvN 드라마 '멘탈코치 제갈길'이 시청률 2.5%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새로 썼다. 이날 종영이라는 배경도 시청률에 영향을 준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두 프로그램 모두 각각 종합편성 채널과 케이블 채널에서 이날 시청률 2위로, 무더기 결방 속 이른바 '빈집 털이'에 성공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각종 드라마 및 예능 프로그램 결방으로 방송사 전체적으로 시청률이 떨어진 분위기지만, 웃음기 없어진 방송가에 시청자들의 아쉬움이 남는 것으로 보인다. 10월 31일에도 가장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프로그램은 KBS2 드라마 '태풍의 신부'였고, 1일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프로그램 역시 KBS1 드라마 '내 눈에 콩깍지'다.

실제로 비통한 사건인 만큼,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받고 싶다는 의견도 상당하다. 특히 뉴스특보가 오히려 가슴을 더 사무치게 한다는 시청자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 여전히 결방 공지가 계속되는 가운데, 사실 방송 관계자들도 고민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한 방송 관계자는 스포츠조선에 "방송의 근본적인 역할이 있다. 주요 예능이나 드라마를 결방하고 뉴스 체제로 총력을 가하고 있지만, 오히려 국민적 트라우마가 더 심화된다는 민원도 많다. 피로도도 높아지고 우울감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오락성이 짙은 예능은 당분간 삼가야겠지만, 치유와 위로를 할 수 있는 방송의 순기능도 생각할 때다"고 했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