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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작은 아씨들' 정서경 작가가 박찬욱 감독의 반응을 전했다.
정 작가는 "사실 '작은 아씨들'의 모든 플롯이 말이 안 된다. 제작진이 너무 잘 만들어줘서 말이 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말이 안 되는 부분들이 많고, 제가 영화 시나리오를 오래 썼고, 저에게 2시간 이야기가 새겨져 있어서 하나 하나가 어떻게 보면 두 시간짜리 이야기였다고 생각한다. 그 정도 크기를 써놓고 재미없는 부분을 줄이고 자르고 현실적으로 제작할 수 없는 부분도 건너뛰다 보니 사건들이 흘려가는 것 없이 사건 사건으로 연결돼서 조금 더 말이 안 된다고 느낄 수 있을 것 같고, 속도가 빠르게 진행됐다는 느낌도 느낀다"고 했다.
특히 수많은 반전들에 대해서도 정 작가는 "반전을 노렸다기 보다는 이야기가 등장인물이 많다 보니 한 인물의 관점으로 가다 보면 다른 인물들이 어떻게 살아왔고, 어떻게 따라왔는지 모르기에 등장인물들은 자기 관점을 바라볼 때마다 반전이라고 느끼는 것 같다"고 했다.
영화도 드라마도 무수한 마니아층을 생산 중이다. 정서경 작가는 "'작은 아씨들'은 3년 전에 시작을 했었고, 그 사이에 '헤어질 결심'을 쓰고 왔다. 되게 많이 한 것처럼 보이지만 한꺼번에 개봉하고 방송해서 그렇게 보이는 거다. 드라마에 대해 너무 잘 모르고 영화를 쓰는 것만 알아서 마치 영화를 쓰듯 쓴 것 같다. 한 편당 두 시간짜리 영화를 쓰듯 발단, 전개, 절정, 결말, 1막, 2막, 3막이 하나의 이야기가 될 수 있도록 늘 그렇게 구성해서 1시간, 70분을 좀 넘게 하다 보니 압축적이 돼서 중간에 사라질 부분은 사라지고 지금의 형태가 됐다. 달라지는 환경에 맞춰서 드라마는 중간에 끊고 이어갈 수 있는데, 그런 방법을 생각해봤고 12개의 커다란 이야기를 영화의 형식으로 맞추려 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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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정 작가는 "요즘은 드라마가 사람들이 핸드폰도 많이 보고 밥을 먹으면서도 보고 왔다 갔다도 하는데, 화장실에 못 가는 드라마였다고 하더라. '씻고 자자'하는 드라마 말고, '잠을 못자겠다'하는 드라마, 잤는데 악몽을 꾸는 드라마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몇몇 분들은 악몽을 꾸더라. 돈은 피 같은 것처럼 마음에 박히고, 유년기에 엄마, 아빠를 두려워했던 것 그대로 너무 무서워서 나오는 것 같다. 원형적인 이미지들로 잠을 못들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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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아씨들'은 9일 방송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치열했던 전쟁이 끝난 뒤 오인주(김고은), 오인경(남지현), 오인혜(박지후) 세 자매가 새로운 일상을 맞이했고, 각자의 방식으로 자라나며 진한 여운을 만들어냈다. 시청자들의 반응 역시 뜨겁게 달아올랐다. 최종회 시청률은 전국 기준 11.1%(닐슨코리아 유료가구)를 기록했고 케이블과 종편을 포함해 동시간대 1위에 오르는 유종의 미를 거뒀다.
특히 해외에서의 찬사도 쏟아졌다. 전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들의 순위를 확인하는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8일 기준으로 대만과 일본, 인도네시아 등에서 1위에 오르는 등 넷플릭스 TV쇼 부문에서 세계 8위를 차지했다. 또한 넷플릭스의 공식 사이트 '넷플릭스 톱10'이 제공하는 비영어권 콘텐츠 TV쇼 부문 랭킹에서도 TOP10에 4주 연속으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다만, 베트남 전쟁에 대한 묘사 탓에 베트남에서 상영 중지가 되는 사태도 벌어졌으나, 이를 제외하고서도 계속해서 상위권을 유지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