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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베를린'→'모가디슈'→'수리남'…지역명 제목의 비밀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22-08-11 14:14 | 최종수정 2022-08-16 07:21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공작' '군도: 민란의 시대'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 등을 통해 현실을 꿰뚫는 날카로운 시선과 유머러스한 감각, 탁월한 액션 연출을 선보이며 대한민국 대표 흥행 감독으로 자리매김한 윤종빈 감독이 신작을 선보인다.

다음 달 9일 공개되는 윤 감독의 신작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수리남'은 하정우 황정민 박해수 조우진 유연석 등의 라인업으로 제작 단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 작품은 남미 국가 수리남을 장악한 무소불위의 마약 대부로 인해 누명을 쓴 한 민간인이 국정원의 비밀 임무를 수락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이처럼 지역명을 작품의 제목으로 정하는 영화나 드라마는 꽤 있다. 가장 가까이는 '모가디슈'가 있었다. 류승완 감독의 2019년작 '모가디슈'는 소말리아 수도의 이름이다. 코로나가 한창이던 지난해 '모가디슈'는 360만 관객을 모으며 류승완의 파워를 과시했다.

류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2013년작 '베를린'도 도시 이름을 딴 제목이다. 한국판 '본 시리즈'로 불리는 '베를린'은 하정우 한석규 류승범 전지현이 출연해 남북간의 첩보전을 다룬 작품으로 710만명의 관객을 불러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수리남'은 하정우가 윤 감독에게 제안해 화제를 모은다. 이름조차 낯선 남미의 수리남에 펼쳐지는 민간인 사업가의 이야기에 매력을 느낀 하정우가 윤 감독에게 작품을 제안했고, 두 사람이 의기투합해 구체화됐다. 윤 감독과 '공작'의 권성휘 작가가 대본을 완성했다.

이야기는 큰돈을 벌 기회를 찾아 수리남에 간 사업가 강인구(하정우)가 억울하게 수감이 되고, 그런 그에게 국정원에서 나왔다는 낯선 남자가 찾아와 한인 목사 전요환(황정민)의 실체를 밝히며 비밀스러운 작전을 제안하면서 시작된다. 강인구는 국정원과 손잡고 그의 검거 작전에 뛰어든다. 이국적인 수리남을 배경으로 목숨을 건 임무를 시작하는 강인구와 수리남을 장악한 마약 대부의 팽팽한 결전, 그리고 이들을 둘러싼 각양각색 개성 강한 캐릭터들의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기대가 점점 커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할리우드에서 지명을 제목으로 정할 때는 그 지역의 이미지를 차용하는 경우가 많다. 뮤지컬 '시카고'는 예전 범죄도시로 이름을 떨쳤던 이미지를 제목으로 가져왔고, '라스베가스를 떠나며' 역시 술 마약 도박이 횡행하던 라스베이거스를 제목으로 활용했다.

반면 한국에서는 미지의 이미지,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지역에 대한 궁금증을 자극하려고 지역명을 제목으로 가져오는 경우가 많다. '베를린'의 경우도 남북공작원이 치열한 첩보전을 벌일 수있을만한 장소, 독일 분단의 상징에서 평화의 상징이 된 장소를 제목으로 썼다. '모가디슈'는 실화인데다 소말리아의 수도라는 평소 접하기 힘든 장소를 배경으로 해 소말리아 내전이라는 상황을 통해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수리남' 역시 마찬가지다. 남미의 국가인 수리남은 1975년 네덜란드로부터 분리독립한 국가다. 1993년 우리나라 대사관이 철수한 후 주 베네수엘라 한국 대사관이 수리남 대사관을 겸하고 있을 정도로 낯선 나라다. 하지만 2011년 한국인 마약상이 남미에서 유럽으로 코카인을 밀반입하다 국내 재판정에 선 일이 있다. 드라마 '수리남'도 이 사건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수리남'이라는 낯선 나라의 이미지를 제목에 투영한 것.

'수리남'이 지역명을 제목으로 차용한 다른 작품들처럼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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