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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윤계상(44)이 "윤계상이라는 이름을 잃고 장첸이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어 "'범죄도시' 개봉 당시 장첸의 인기는 좋기도 했지만 사실 부담스럽기도 했다. 그런데 지나고보니 그것마저 괜찮더라. 지금은 너무 많은 작품이 나오고 너무 많은 캐릭터가 나오니까 배우로서는 오히려 각인될 수 있는 작품을 했다는 게 행운이고 감사했다. 만약 기회가 주어진다면 '범죄도시'의 장첸처럼 사람들에게 오래 기억되는 캐릭터와 작품을 만나고 싶다"고 답했다.
'범죄도시'를 향한 의리도 남다른 윤계상이다. 그는 "'범죄도시' 때는 청불 등급임에도 688만명의 관객이 봤다. 지금 생각해보면 1000만 기록과 같은 인기였다고 생각한다. 그 덕분에 내 이름이 사라지고 장첸이라는 이름을 얻었지 않나? '범죄도시'와 같이 작품으로 신드롬을 일으킨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러한 영광을 누린 사람으로서 관객수가 중요한 것은 아닌 것 같다. 지금도 그 효과를 보고 있지 않나"라며 마음을 전했다.
뚝심의 연기론도 이어졌다. 윤계상은 "요즘 정말 욕심이 많아졌다. 정말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고 연기를 죽을 때까지 하고 싶다. 요즘은 못 하거나 잘하거나 등의 걱정은 과거 때보다 줄어든 것 같다. 그래도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는 마음은 변함이 없다"며 "연기는 할수록 어려운 것 같다. 이제 아는 것이 많아져서 더 어렵게 느껴지는 것 같다. 예전에는 잘 몰라서 내가 잘하는 것만 선택했는데 지금은 너무 많은 것이 보이니까 고민하다 놓치는 경우도 있다. 그때 그때 연기관이 달라지고 있고 변화하고 있다. 연기는 운명적인 것 같다. 결혼도 그렇고 길은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것 같다. 찌그러지기도 하고 전혀 기대 안 했던 것이 너무 잘 되고 있기도 하다. 의지만 있다면 얻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확고한 연기 지론과 동시에 고민의 지점도 깊었다. 윤계상은 "내가 잘하고 있다는 수준을 스스로 느낄 수 있는 지점에 도달하고 싶다. 사실 '키스 식스 센스'도 너무 죄송한 마음이 들 정도로 개인적으로는 못한 것 같다. '범죄도시'의 장첸도 마찬가지다. 적어도 남들과 함께 작품을 보면서 창피하지 않을 정도로 연기하길 바라는데 아직은 부끄럽다"며 "물론 '범죄도시' 장첸은 캐릭터적으로 정말 훌륭했다. 나 혼자의 힘이 아니었고 작품에 참여한 모든 배역, 스태프가 함께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범죄도시'를 통해 발견된 배우와 스태프가 꽤 많은 작품이다. 그런 사람들이 모였기 때문에 신드롬이 일어난 것 같다. 다만 그 안에서 나는 분량이 많아 도드라졌던 것 뿐이었다. 그렇다고 나를 한없이 낮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나의 필모그래피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내 작품 중 후진 작품은 없다"고 소신을 전했다.
'키스 식스 센스'는 입술이 닿기만 하면 미래가 보이는 여자과 오감이 과도하게 발달한 초예민 남자의 아찔한 로맨스를 다룬 작품. 윤계상, 서지혜, 김지석, 이주연, 태인호, 김가은, 황보라 등이 출연했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