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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방탄소년단은 왜 단체 활동을 중단했나…'챕터2' 위한 숨고르기

정빛 기자

기사입력 2022-06-15 10:56 | 최종수정 2022-06-16 07:23


사진 제공=빅히트 뮤직

[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최전성기에서 발표한 단체 활동 중단이라 충격을 가하고 있다. 그룹 방탄소년단이 최정상에서 글로벌 인기를 누리는 현재, 팀 활동 잠정 중단을 선언했다.

방탄소년단이 14일 공식 유튜브 채널에 '찐 방탄회식' 제목의 영상을 통해 당분간 개인 활동에 집중하며, 팀 활동을 잠정 중단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수많은 K팝 아이돌이 연차가 쌓이면서 솔로 활동을 병행해왔지만, 솔로 활동은 그룹 활동 이상의 성적을 거두지 못한 사례가 많았다. 방탄소년단의 팀 활동 중단에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특히 방탄소년단은 미국 빌보드 메인차트 '빌보드 200'에서는 다섯 번, '빌보드 100'에서는 협업곡까지 여섯 번 정상을 차지했고, 미국 3대 시상식 중 하나인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서 아시아 가수 최초로 대상 격인 '올해의 아티스트상'을 받는 등 최고의 커리어를 자랑하고 있다. '21세기 팝 아이콘'인 만큼 방탄소년단과 관련된 음악 사업은 물론, 글로벌 가요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사진 제공=빅히트 뮤직
이에 방탄소년단의 팀 활동 중단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방탄소년단이 팀 활동에 힘을 쏟으면서 9년을 달려온 만큼, 미처 개인의 성장을 돌아보지 못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상당하다. 실제로 방탄소년단은 다른 K팝 아이돌보다 비교적 개별 활동 폭이 좁았다. 솔로 활동은 정식 음반이 아닌 비정규 음반 형태인 '믹스테이프'로만 선보여, 국내 음원 사이트에서는 멤버들의 솔로곡을 들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멤버들 역시 개개인 역량을 발휘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특히 창작의 벽에 부딪힌 상황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리더 RM은 "K팝 아이돌 시스템 자체가 사람을 숙성하게 놔두지 않는다. 계속 뭔가를 찍어야 하고 해야 하니까 내가 성장할 시간이 없다"며 "10년간 이렇게 방탄소년단을 하며 물리적인 스케줄을 하다 보니 내가 숙성이 안 되더라"고 털어놨다. 슈가도 "가사가, 할 말이 나오지 않았다"며 "억지로 쥐어 짜내고 있었다. 지금은 진짜 할 말이 없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거들었다.

그러면서 본격적인 솔로 활동에 대한 바람도 드러냈다. RM은 "우리는 그간 믹스테이프에 노력, 시간, 자본을 앨범 이상으로 투입했다"며 "이제 본격적으로 정식 앨범으로 전환될 것이다. 한국 음원 사이트에 나가는 것이 상징적이고, 제이홉의 콘텐츠부터는 정식으로 발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수 이외 장르에 대한 소망도 있었다. 진은 "나는 배우가 하고 싶었다. 아이돌을 하게 되면서 더 많은 것들을 경험하니 그쪽(배우)에 대한 미련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인생은 모르는 것"이라고 배우 꿈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더불어 'K팝 아이돌 시스템'을 지적한 RM의 말처럼, 구조적인 문제도 방탄소년단을 지치게 한 모양새다. 쌓였던 고충과 누적된 피로감도 무시할 수 없는 것. 올해 데뷔 9년 차를 맞았지만, 멤버들이 장기휴가를 떠난 것은 고작 두 번뿐이다. 지민은 "그간 지친 것을 조금씩 풀어나가려 한다"고 했고, RM은 "우리가 잠깐 멈추고, 해이해지고, 쉬어도 앞으로의 더 많은 시간을 위해 나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팀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 팬데믹 이후 시도했던 새로운 도전과 달라진 주변 환경에 대해서도 진솔하게 털어놨다. RM은 "9주년에 앤솔러지 앨범을 내냐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원래 방탄소년단 시즌1은 '온'까지였다"고도 말했다. '온'은 2020년 2월 발매된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솔: 7' 타이틀곡이다. 당시 코로나19가 갑작스럽게 퍼지면서, 방탄소년단의 투어 계획도 갑작스럽게 변경됐다. 이후 '다이너마이트', '버터', '퍼미션 투 댄스' 등 발표하는 곡마다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 1위를 차지하면서, 방탄소년단의 글로벌 인기 행진이 날개를 펼쳤다. 그러나 정작 멤버들은 이 시기에 정체성 혼란이 있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RM은 "'다이너마이트'까지는 우리 팀이 내 손 위에 있었던 느낌인데 그 뒤에 '버터'랑 '퍼미션 투 댄스'부터는 우리가 어떤 팀인지 잘 모르겠더라. 어떤 이야기를 하고 어떤 메시지를 던지느냐가 되게 중요하고 살아가는 의미인데, 그런 게 없어졌다"고 했다.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대상을 안겨준 '버터'지만, 코로나19 시기가 멤버들의 혼란을 부채질한 것으로 풀이된다.

가요 관계자들은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고도 입을 모으고 있다. 군 복무도 팀 활동을 중단하는데 지분이 있다는 시각이다. 대중문화인을 위한 병역 특례 제도가 논의 중이지만, 지금 상황으로는 맏형 진이 올해 안으로 입대해야하기 때문이다.

진은 1992년생으로 2020년 개정된 병역법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입영 연기 추천받아 올해 말까지 입영이 연기된 상태다. 관계자들은 병역법 개정 통과가 쉽지 않아 보인다며, 국회의 문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병역법이 개정된다고 해도, 시행까지 6개월 이상 걸리는 것이 통상적이라 진이 올해 안에 입대할 수 밖에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멤버들의 동반 입대 가능성도 제기된 바 있다. 그러나 개별 활동을 본격화한다는 소식에 결국 멤버들이 순차적으로 입대하는 방향으로 무게를 둔 것 같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사진 제공=빅히트 뮤직
팬 아미들의 아쉬움 속에서도 다행인 것은 "해체는 아니다"라고 못 박은 것이다. 방탄소년단은 이제 솔로 앨범 발매, 다양한 아티스트와의 컬래버레이션 등을 통해 '방탄소년단 챕터2'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릴 계획이다. 방탄소년단이 따로 또 같이 활동을 이어가며 만들 새로운 역사에 전 세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빅히트 뮤직은 "방탄소년단은 팀 활동과 개별활동을 병행하는 새로운 챕터를 시작하게 된다. 멤버 각자가 다양한 활동을 통해 성장하는 시간이 될 것이고, 향후 방탄소년단이 롱런하는 팀이 되기 위한 자양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를 위해 레이블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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