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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최전성기에서 발표한 단체 활동 중단이라 충격을 가하고 있다. 그룹 방탄소년단이 최정상에서 글로벌 인기를 누리는 현재, 팀 활동 잠정 중단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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멤버들 역시 개개인 역량을 발휘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특히 창작의 벽에 부딪힌 상황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리더 RM은 "K팝 아이돌 시스템 자체가 사람을 숙성하게 놔두지 않는다. 계속 뭔가를 찍어야 하고 해야 하니까 내가 성장할 시간이 없다"며 "10년간 이렇게 방탄소년단을 하며 물리적인 스케줄을 하다 보니 내가 숙성이 안 되더라"고 털어놨다. 슈가도 "가사가, 할 말이 나오지 않았다"며 "억지로 쥐어 짜내고 있었다. 지금은 진짜 할 말이 없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거들었다.
더불어 'K팝 아이돌 시스템'을 지적한 RM의 말처럼, 구조적인 문제도 방탄소년단을 지치게 한 모양새다. 쌓였던 고충과 누적된 피로감도 무시할 수 없는 것. 올해 데뷔 9년 차를 맞았지만, 멤버들이 장기휴가를 떠난 것은 고작 두 번뿐이다. 지민은 "그간 지친 것을 조금씩 풀어나가려 한다"고 했고, RM은 "우리가 잠깐 멈추고, 해이해지고, 쉬어도 앞으로의 더 많은 시간을 위해 나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팀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 팬데믹 이후 시도했던 새로운 도전과 달라진 주변 환경에 대해서도 진솔하게 털어놨다. RM은 "9주년에 앤솔러지 앨범을 내냐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원래 방탄소년단 시즌1은 '온'까지였다"고도 말했다. '온'은 2020년 2월 발매된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솔: 7' 타이틀곡이다. 당시 코로나19가 갑작스럽게 퍼지면서, 방탄소년단의 투어 계획도 갑작스럽게 변경됐다. 이후 '다이너마이트', '버터', '퍼미션 투 댄스' 등 발표하는 곡마다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 1위를 차지하면서, 방탄소년단의 글로벌 인기 행진이 날개를 펼쳤다. 그러나 정작 멤버들은 이 시기에 정체성 혼란이 있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RM은 "'다이너마이트'까지는 우리 팀이 내 손 위에 있었던 느낌인데 그 뒤에 '버터'랑 '퍼미션 투 댄스'부터는 우리가 어떤 팀인지 잘 모르겠더라. 어떤 이야기를 하고 어떤 메시지를 던지느냐가 되게 중요하고 살아가는 의미인데, 그런 게 없어졌다"고 했다.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대상을 안겨준 '버터'지만, 코로나19 시기가 멤버들의 혼란을 부채질한 것으로 풀이된다.
가요 관계자들은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고도 입을 모으고 있다. 군 복무도 팀 활동을 중단하는데 지분이 있다는 시각이다. 대중문화인을 위한 병역 특례 제도가 논의 중이지만, 지금 상황으로는 맏형 진이 올해 안으로 입대해야하기 때문이다.
진은 1992년생으로 2020년 개정된 병역법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입영 연기 추천받아 올해 말까지 입영이 연기된 상태다. 관계자들은 병역법 개정 통과가 쉽지 않아 보인다며, 국회의 문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병역법이 개정된다고 해도, 시행까지 6개월 이상 걸리는 것이 통상적이라 진이 올해 안에 입대할 수 밖에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멤버들의 동반 입대 가능성도 제기된 바 있다. 그러나 개별 활동을 본격화한다는 소식에 결국 멤버들이 순차적으로 입대하는 방향으로 무게를 둔 것 같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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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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