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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적막 같던 극장가에 한줄기 빛이 드리우고 있다.
펜데믹이 엔데믹으로 바뀌고 있는 상황 속에서, 실내에선 여전히 마스크가 당연시되고 있지만 극장을 찾는 관객들의 발길이 늘고 있다. 관객의 마음 변화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지난 달 3일 개봉한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닥스2)는 개봉 한 달이 다 돼가지만 아직 극장에 걸려있다. 누적 관객수는 575만 4421명(이하 영진위 통합전산망 집계·30일 오전 12시 기준)이다. 펜데믹이 한창이던 지난 해 개봉했던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하 스파이더맨3)보다 빠른 속도로 관객수를 늘려갔다. 이미 전 편인 '닥터스트레인지'의 기록 544만명은 넘어선 지 오래다.
하지만 '닥스2'의 선전은 '스파이더맨3'의 기억으로 인해 평가 절하됐다. 펜데믹 중심에서도 755만 관객을 모았던 '스파이더맨3'는 마블 영화에 유난히 애착을 보이는 한국 관객으로 인한 성적이었기 때문이다. 올 초 후속 기대작이 없던 극장가는 다시 하락세를 탔다. '닥스2' 역시 극장가에서는 '반짝' 흥행처럼 보일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닥스2'의 주말 드롭율은 50%에 육박하면서 '스파이더맨3'의 누적 관객 기록을 넘어서기도 힘들어 보인다.
이 상황에서 한국형 슈퍼히어로 마석도(마동석) 형사가 다시 침몰하려는 극장가를 그 괴력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범죄도시2'는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면 누적 관객수 약 654만명을 넘어섰다. 개봉 2주차 주말 누적 관객수 기준 비교로 역대 5월 한국영화 2위이자 736만3139명 동원작 '써니'의 177만980명, 3위이자 687만9989명 관객수를 모은 '곡성'의 454만8698명과 비교해도 압도적이다. 1편 최종 관객수 688만546명을 넘어서는 것도 시간문제라는 분석이다.
'범죄도시2'의 행보는 한국 영화 흥행 수준을 펜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려놨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 펜데믹 이전에 개봉했던 '기생충' 이후 한국영화 최고 오프닝은 물론 개봉 12일째 600만 관객을 돌파했고 주말 관객수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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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영화제는 순수 예술 영화보다는 '기생충'처럼 어느 정도 상업성이 담보된 영화를 선호한다. 게다가 태작이 없는 송강호의 영화라는 점, 강동원, 아이유, 배두나 등 관객 동원력이 충분한 배우들이 등장하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브로커'의 흥행은 기대해볼만 하다.
'헤어질 결심' 역시 '공동경비구역JSA'로 1000만 관객을 넘기고 '올드보이 ' '박쥐' '아가씨' 등 이후에도 꾸준히 작품을 흥행시킨 저력의 감독이다. 여기에 탕웨이라는 스타를 캐스팅해 기대감은 최상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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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부활의 필수 조건, 흥행작들이 연이어 등장해 극장에 관객의 발길이 끊기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대박'을 터뜨리지 않는 다른 영화들도 극장에 발을 들여놓는 관객이 있어야 힘을 받을 수 있다. 정부의 지원도, 해외 영화제의 수상도 중요하지만 관객들이 극장에서 영화를 봐야 극장가가 일어설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2022년 6월은 한국 영화산업의 가장 중요한 한 달로 기록될 수도 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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