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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닥스2'→'범죄도시2'→칸 수상작들…극장 부활, 6월에 사활 걸었다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22-05-30 12:53 | 최종수정 2022-05-31 05:11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적막 같던 극장가에 한줄기 빛이 드리우고 있다.

펜데믹이 엔데믹으로 바뀌고 있는 상황 속에서, 실내에선 여전히 마스크가 당연시되고 있지만 극장을 찾는 관객들의 발길이 늘고 있다. 관객의 마음 변화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물론 이 영화들이 대부분 흥행에 성공한다 해도 흔들리는 극장 산업이 본 궤도에 들어서기까지는 시쳇말로 '택'도 없다. 하지만 이 작품들이 흥행의 맛을 보지 못한다면 극장가는 다시 암흑의 길을 걸어야할 수도 있다. 때문에 영화 관계자들 역시 6월, 사활을 걸었다.

지난 달 3일 개봉한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닥스2)는 개봉 한 달이 다 돼가지만 아직 극장에 걸려있다. 누적 관객수는 575만 4421명(이하 영진위 통합전산망 집계·30일 오전 12시 기준)이다. 펜데믹이 한창이던 지난 해 개봉했던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하 스파이더맨3)보다 빠른 속도로 관객수를 늘려갔다. 이미 전 편인 '닥터스트레인지'의 기록 544만명은 넘어선 지 오래다.

하지만 '닥스2'의 선전은 '스파이더맨3'의 기억으로 인해 평가 절하됐다. 펜데믹 중심에서도 755만 관객을 모았던 '스파이더맨3'는 마블 영화에 유난히 애착을 보이는 한국 관객으로 인한 성적이었기 때문이다. 올 초 후속 기대작이 없던 극장가는 다시 하락세를 탔다. '닥스2' 역시 극장가에서는 '반짝' 흥행처럼 보일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닥스2'의 주말 드롭율은 50%에 육박하면서 '스파이더맨3'의 누적 관객 기록을 넘어서기도 힘들어 보인다.

이 상황에서 한국형 슈퍼히어로 마석도(마동석) 형사가 다시 침몰하려는 극장가를 그 괴력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범죄도시2'는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면 누적 관객수 약 654만명을 넘어섰다. 개봉 2주차 주말 누적 관객수 기준 비교로 역대 5월 한국영화 2위이자 736만3139명 동원작 '써니'의 177만980명, 3위이자 687만9989명 관객수를 모은 '곡성'의 454만8698명과 비교해도 압도적이다. 1편 최종 관객수 688만546명을 넘어서는 것도 시간문제라는 분석이다.

'범죄도시2'의 행보는 한국 영화 흥행 수준을 펜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려놨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 펜데믹 이전에 개봉했던 '기생충' 이후 한국영화 최고 오프닝은 물론 개봉 12일째 600만 관객을 돌파했고 주말 관객수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29일(한국시각) 프랑스 칸에서의 낭보도 한국 극장가에 희소식이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브로커'와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이 각각 제 75회 칸국제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과 감독상을 거머쥐면서 한국영화에 대한 국내 관객들의 관심도 폭증하고 있다.


칸영화제는 순수 예술 영화보다는 '기생충'처럼 어느 정도 상업성이 담보된 영화를 선호한다. 게다가 태작이 없는 송강호의 영화라는 점, 강동원, 아이유, 배두나 등 관객 동원력이 충분한 배우들이 등장하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브로커'의 흥행은 기대해볼만 하다.

'헤어질 결심' 역시 '공동경비구역JSA'로 1000만 관객을 넘기고 '올드보이 ' '박쥐' '아가씨' 등 이후에도 꾸준히 작품을 흥행시킨 저력의 감독이다. 여기에 탕웨이라는 스타를 캐스팅해 기대감은 최상인 상태다.


이 두 작품은 칸에서의 수상소식에 이어 제작보고회와 언론배급 시사 등의 홍보를 이어가고 각각 내달 8일과 29일 개봉을 확정하며 '범죄도시2'에 이어 한국 영화 흥행 전선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쥬라기 월드:도미니언'과 안성기 서현진 주연의 눈물샘 자극 영화 '카시오페아'가 1일 포문을 열고 1편에 이어 기대를 모으고 있는 '마녀 Part2. The Other One'와 '토이스토리'의 스핀오프 애니메이션 '버즈 라이트이어'가 15일 개봉한다. 또 22일에는 '탑건:매버릭'이 오랜 기다림 끝에 모습을 드러내며 6월을 촘촘히 채운다. 7월에는 누적 관객 1700만명으로 아직도 기록이 깨지지 않은 영화 '명량:회오리 바다'의 시퀄 '한산:용의 출현'이 개봉을 준비하고 있다.

극장 부활의 필수 조건, 흥행작들이 연이어 등장해 극장에 관객의 발길이 끊기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대박'을 터뜨리지 않는 다른 영화들도 극장에 발을 들여놓는 관객이 있어야 힘을 받을 수 있다. 정부의 지원도, 해외 영화제의 수상도 중요하지만 관객들이 극장에서 영화를 봐야 극장가가 일어설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2022년 6월은 한국 영화산업의 가장 중요한 한 달로 기록될 수도 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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