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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김재경이 이준기와의 연기 이후 새로운 목표를 설정했다.
김재경은 25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나무엑터스 사옥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김한미를 구축해온 시간들을 떠올렸다. 김재경은 "대본 리딩 며칠 전에 오디션이 잡혀서 보고, 바로 2~3일 뒤에 전체 리딩이라고 해서 감독님께 '소설과 웹툰을 숙지하고 갈까요?' 여쭤보니 감독님이 '원작보다 한미가 더 단단해진 사람이 됐은., 대본을 읽고 너만의 한미를 구축해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해주셔서 내 나름대로 내가 가진 베이스로 해서 한미를 만들어나갔다. 제가 걱정했던 것은 한미가 일진이었으니까 뭔가 대중들이 보기에 이 캐릭터에 대한 반감이 생기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고, 희우를 도와야 하는 친구라서 뭔가 얘가 희우를 왜 돕는지 뜬금없다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희우와 한미의 관계를 차근차근 빌드업하려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극중 한미는 문제아에서 기자로 성장하는 변천사를 보여줬다. 김재경은 "배우라는 삶을 산 이후로는 어떤 경험도 허튼 경험이 없다고 느껴지더라. 작품을 하나하나 할 때마다 새로운 직업군을 접해가는 과정이 너무 재미있더라. 저의 일과 기자는 데뷔한 그 순간부터 떼려야 뗄 수 없어서 간접적으로나마 관찰을 할 수 있었고, 또 기자였던 친구가 있어서 그 친구의 삼을 봤다. 그 역할이 돼본다는 것이 신났다. 한민은 특별히 아버지의 그늘 속에서 본인의 정체랄까, 내 아버지가 누구고 나는 어떤 사람인지를 숨기고 살아왔던 아이라서 진실에 접근하는 기자라는 직업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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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해가는 한미의 모습 속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도 있었다고. 김재경은 "한미가 사실 늘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고 싶어했는데 그냥 혼자의 힘으로는 내가 뭐 '김석훈의 딸입니다'해도 큰 파격이 없었을텐데 희우와 손을 잡고 본인의 아버지지만, 본인을 억눌렀던 것을 털어내는 순간이라 슬프면서도 시원함이 동시에 들었다. 한미만 봤을 가장 시원하고 애정이 가는 신 중에 하나는 희우가 학창시절에 한미를 구해주고 경찰서를 다녀온 뒤 한미가 희우에게 '내가 그 사람 딸이야'라고 고백하는 신이 마음에 쏙 와 닿았다. 그 누구에게도 하지 못했던 말을 누구에게 하는 거고, 다른 친구고 내가 겪지 않았던 친구 관계를 새로이 만들고 믿음을 주는 신이 훗날의 한미와 희우를 만들어줄 수 있는 신이 아니었나 싶어서 좋고, 속이 시원했다"고 했다.
'어게인 마이 라이프'가 뜻 깊었던 것은 이준기와의 호흡이 있었기 때문. 친구로 호흡을 맞췄던 이준기에 대해 김재경은 "워낙 좋은 작품을 많이 하셨던 배우 분이라 연기를 잘하고 액션을 잘한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는데, 실제로 호흡을 맞춰보니 원래 제 롤모델이 메릴 스트립이나 나문희 선생님에서 이번 작품을 게기로 이준기 선배님으로 바뀌웠다. 이 드라마에서 희우가 정말 많은 퍼센테이지를 차지하고 촬영량이 많았는데도 에너지가 200% 이상으로 넘쳐나더라. 늘 그게 마지막 신이든 첫 신이든 언제 만나도 쾌활하고 유쾌했다. 그래서 '나도 저런 배우가 되고 싶다'는 꿈이 생겼다. 그리고 선배님과 연기를 하면 할수록 연기라는 것을 얼마나 사랑하는지가 말 한 마디에 묻어나는데 그것마저도 존경스러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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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준기의 모든 연기가 김재경에게는 교과서가 되기도 했다. 김재경은 "현장에서의 애티튜드가 인상 깊었고, 액션신을 할 때 정말 그 누구보다도 열정적이다. 여기서 이렇게 카메라를 잡으면 재미있을 것 같다고 아이디어도 얘기해주고, 정말 대역 없이 본인이 직접 소화하면서 몸을 하나도 안 아끼시더라. 다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없이 하니까 생동감이 있게 나온다고 느껴져서 제가 그 시즌에 '마블'을 정주행했는데, 다양한 액션신이 나오는데도 이준기 선배님이 너무 멋있더라. 액션을 언젠가 해보고 싶고, 많은 조언을 부탁드린다고 말씀을 드려서 주짓수도 추천해주셨다"고 했다.
'어게인 마이 라이프'는 김재경에게 성취감을 주기도 한 작품. 자신의 모든 연기에 만족을 하기보다는 아쉬움을 먼저 느낀다는 김재경도 "됐다"는 감정을 느끼게 만들어줬다. 김재경은 "매번 작품을 할 때마다 설정하는 목표는 작품을 하는 동안 김재경이란 이름보다 배역 이름이 더 언급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사람 김재경이 보이기보다는 그 배역으로 드러나는 것이 가장 힘들지만 꿈꾸는 목표다. 오늘도 메이크업을 받으면서 메이크업 선생님 남편분이 '재경 씨 한교 다닐 때 놀았어?'이렇게 물어봤다더라. 그때 선생님이랑 나랑 '성공했구나!' 했다. 기분이 너무 좋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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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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