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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데뷔 32년 차를 맞은 '연기 달인' 공형진(53). 그가 3년 간의 공백을 깨고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특히 공형진은 영화 '미친사랑'(19, 문시현 감독) 이후 3년 만에 '히든'으로 스크린 복귀를 알려 관심을 끌었다. 그는 친구의 복수를 위해 목숨까지 내놓는 여성 정보원 정해수(정혜인)를 도와 블랙잭과 맞대결을 주도하는 하우스 대표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유의 유머와 생활감 넘치는 연기로 하우스 대표 마당발 역할을 찰떡같이 소화한 공형진은 다층적 매력의 도박 하우스 대표로 변신해 자신만의 연기 내공을 증명했다.
공형진은 "3년 만의 컴백인데, 관객이 어떻게 볼지 약간 두렵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다. 영화는 생각했던 것보다 잘 나온 것 같다. 만든 사람, 연기한 입장에서는 아쉬운 부분도 있고 100% 만족할 수 없지만 걱정한 것보다 잘 나온 것 같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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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 정혜인과 호흡에 "정혜인은 이번 작품으로 처음 만난 친구다. 이 친구의 다른 작품을 몇 번 봤다. 평소에는 아주 털털하고 성격도 시원시원하더라. 극 중 인물이 갖는 무거움을 잘 가지고 가려고 했고 액션을 같이 해야 했는데 내가 어떤 애드리브를 해도 툭툭 받더라. 액션은 타고난 것 같은 운동신경을 가졌다. 만약 가능하다면 정혜인과 이시영이 링에서 붙으면 어떨까 싶다. 이시영은 '커플즈'(11, 정용기 감독)에서 상대역으로 호흡을 맞췄다. 그 당시 이시영에게 '태릉선수촌에 들어갈 것이냐?'라고 할 정도였다. 정혜인은 정말 열심히 했다. 특히 발차기를 잘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내가 내 모습을 오랜만에 보는데 '앞으로는 관리를 좀 해야 하나?' 싶을 정도로 늙었다는 기분이 들었다. 머리숱도 많이 빠지고 그런 부분이 내 예전 모습과 괴리가 느껴졌다. 너무 얼굴이 흐른다는 느낌도 들었다. 관리를 좀 받아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하기도 했다. 점차 변해가는 자연스러운 자연의 섭리가 있다"고 아쉬운 부분을 전했다.
더불어 공형진은 "이번 작품은 내에게 63편째 필모그래피인데 다른 직업들은 한 업계에서 종사한지 30여년 되면 보통 '생활의 달인'에 나올 정도이지 않나? 그런데 배우는 새로운 작품을 할 때는 연기라는 부분이 훨씬 어렵게 느껴졌다. 현장에서 민폐가 되면 안되겠다 싶었다. 또 후배들이 나와 호흡을 맞추면서 부담을 느낄까봐 현장이 쉽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런 부분을 느끼면서 작품에 임했을 때 연기가 더 어렵게 느껴졌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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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아끼는 이정재의 성공을 추켜세우며 "이정재는 내가 좋아하는 아끼는 후배이고 작품도 세 작품 같이했다 '오징어 게임'을 통해 월드 스타가 됐다. 그런 모습을 보며 자랑스럽고 고마웠다. 그리고 정말 부러웠다"고 농을 던졌다.
그는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 배우가 연기를 제일 잘하는 것 같다. 나이를 막론하고 배우들이 연기를 정말 잘한다. 내가 연기를 하면서도 '나는 어느 정도인가' 생각하기도 했다. 물론 나만의 연기 자부심과 자긍심은 있다. 앞으로 얼마나 작품을 하게될지 모르겠지만 공형진이 연기할 때 눈살이 찌푸려지거나 '쟤는 왜 나오는거야?'라는 소리가 안 나오길 바란다. 내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게 연기이지 않을까 새삼 느꼈다"며 "내가 이정재의 레벨이 되겠느냐만 나 역시 전성기 꿈을 언제든 꾸고 있다. 사람이 미래를 단정지을 수 없지만 열심히 작품을 하다보면, 또 좋은 작품을 좋은 분과 같이 하다보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겠나. 제2의 전성기, 제3의 전성기가 혹시나 온다면 마다할 사람이 없을 것이다. 지금은 제2의 전성기라도 왔으면 좋겠다"고 곱씹었다.
'히든'은 도박판 거물 블랙잭을 쫓아 60억이 걸린 포커들의 전쟁에 목숨까지 올인한 여성 정보원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정혜인, 공형진, 그리고 김인권이 출연했고 '짓'의 한종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6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네스트매니지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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