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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영문 논문까지 분석"..'소년심판' 황현정, 김혜수·김무열 소름돋게 만든 신예(종합)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2-04-21 14:51


배우 황현정이 29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2.03.29/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엘리베이터를 같이 탄 것도 죄가 되나요?" 대사 한 마디로 드라마의 초반부를 압도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심판'(김민석 극본, 홍종찬 연출)의 완벽한 흥행 1등 공신이었던 황현정은 고작 열아홉 살. 해맑은 성품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는 '소녀'였다.

황현정은 최근 스포츠조선과 만나 '소년심판'을 만들어갔던 당시의 이야기를 털어놨다. 시청자들을 단숨에 '소년심판'의 세계로 끌어들였던 황현정의 압도적인 연기력이나 흡인력 있는 표정 등은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니었다. 어린 나이임에도 끊임없이 자신의 캐릭터를 고민하고 연구해 이를 만들어냈다. 수강을 종료했던 연기학원에서 그에게 제안한 오디션이 바로 '소년심판'이었고, 역대급 장면을 완성해내는 발판이 됐다.

황현정은 "감독님께 왜 저를 뽑으셨냐고 여쭤봤는데, 감독님은 제가 아나운서 얼굴이라서 뽑으셨다고 하시더라. 전혀 이런 살인은 저지르지 않을 것 같은 사람이 살인을 할 때의 반전이라고 생각했다. 오디션 때도 '센 연기'를 준비해달라고 하셔서 저는 소리를 지르고 화내고 이런 것보다는 돌변하는 이중성을 가진 아이가 셀 것 같다고 느껴서 그 캐릭터를 준비했었다. 그때 돌변하는 눈빛이 좋았고, 한예은과 잘 어울릴 것 같아서 뽑으셨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배우 황현정이 29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2.03.29/

배우 황현정이 29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2.03.29/
황현정은 그렇게 놀라운 장면들을 만들어냈다. 선배 배우 김혜수의 도움도 확실했다. 김혜수는 앞서 진행됐던 인터뷰를 통해 황현정이 가진 에너지를 극찬하며 "이 친구와 연기를 하면서 깜짝 놀랐다. '이야. 뭐지' 이런 생각을 할 정도였다"라고 말하기도. 황현정은 김혜수와의 첫 만남을 회상하며 "대본리딩 때 처음 뵀고, 그 다음 대전에서 두 번째 마났는데 선배님이 조언을 많이 하고 걱정도 해주셨다. 대전에서 뛰는 신을 찍었는데 한예은이라면 그렇게 달리겠다는 생각에 앞만 보고 달렸다. 그 얘기를 선배님께서 보시고 칭찬을 해주신 것 같다. 역할의 몰입도 물론 있었지만, 선배님이 진짜 빠르셔서 제가 뒤를 돌아보면 잡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전력을 다해서 뛰었다"라고 했다. 김혜수는 이 장면에 대해 "그 나이대 아이들이 뻔한 연기를 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 친구는 목적지향적으로 뛰더라. 깜짝 놀랐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배우 황현정이 29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2.03.29/
대본 리딩 당일에도 유독 돋보였던 황현정이다. 황현정은 "엘리베이터에 같이 탄 것도 죄가 되나요?"라는 대사 한 줄로 이미 리딩 현장을 뒤집었다. 김무열도 드라마 공개 이후 진행됐던 인터뷰에서 "그 대사를 듣자마자 소리를 질렀다"고 밝히며 당시 상황을 생생히 전했다. 황현정은 자신을 향해 쏟아진 선배들의 칭찬에 "인터뷰를 전부 다 찾아봤다. 너무 감사했다. 제가 이렇게 과분한 칭찬을 받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고, (이)연이 언니랑 개인적으로 연락하며 둘이 자축했다. 너무 감격스러웠고, 부모님도 가족 단톡방에 올리시면서 축하한다고 해주셔서 감사했다. (김혜수) 선배님이 원래 칭찬으로 감옥을 만들어주시는데, 제게도 그런 칭찬을 해주셨다. 저도 본받아서 다른 후배들이 생기면 칭찬을 많이 해주고 싶다고 생각했다. 김무열 선배님도 생각도 못한 칭찬을 해주셔서 감사했다. 이성민 선배님도 캐릭터의 포인트를 극대화해 표현해주시면서 다정하게 잘 대해주신 점이 정말감사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연기에 빠지게 됐다는 황현정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연기를 보며 꿈을 키워온 새싹. 특히 한예은을 만들어내는 그 과정 모두 섬세하게 준비해내며 차세대 배우다운 힘을 보여주기도. 황현정은 한예은이 저지른 끔찍한 사건을 표현하기 위해 실제 외국의 논문을 분석하고, 레오폴드 로엡 사건(1924년 미국 시카고에서 일어난 두 소년의 어린이 살해 사건)에 대한 논문도 살펴봤다. 김무열의 뮤지컬로 유명한 '쓰릴미' 역시 이 사건을 모티브로 해 황현정은 '쓰릴미'를 찾아보기도 했다고. 해외에만 있던 사례의 영문 논문을 직접 번역까지 해가며 준비한 한예은 캐릭터는 확실한 인상을 남겼다.


배우 황현정이 29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2.03.29/

배우 황현정이 29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2.03.29/
뿐만 아니라 황현정은 한예은의 사인에 의미까지 더하며 노력했다. 그는 "한예은의 사인은 제가 만든 것이다. 사인하는 것으로도 얘가 연기를 하고 있으니, 한예은도 겁을 먹었고 착한 아이라는 이미지를 주고 싶어하지만, 사실은 나쁜 아이라는 것을 표현하고 싶어서 사인 자체도 화려하게 만들었다. 급식실에서는 오른손잡이인데 왼손으로 젓가락질을 하면서 먹었다. 가정교육을 못 받았다는 것을 그런 식으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치밀한 연기를 보여줬던 황현정은 배우로서도 만개할 준비를 마쳤다. 그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같은 배우가 되고 싶고, '호텔 델루나'의 아이유(이지은) 배우 같은 연기도 해보고 싶다. 해보고 싶은 것이 너무 많다.내 인생에 모든 것을 다 해보고 싶은 마음이다. 또 조정석, 도경수(디오) 배우의 '형'이나 '청년경찰' 같은 연기도 해보고 싶다. '청년경찰'은 네 번을 봤고 대사를 거의 다 외울 정도였다. 생활 연기를 잘하고 싶은 마음이 제일 크다. 또 김혜수 선배님 같은 배우도 되고 싶다. 현장을 아우르는 것을 배웠고, 선배님의 연기 열정이 이렇게까지 대단하다는 것을 정말 몰랐다. 다른 배우들도 현장에선 여유롭게 하는 걸 봤는데, 선배님은 모니터링까지 하면서 열정을 보여주시더라. 계속해서 치열하게 연기하는 것을 보면서 평생을 연기로 죽고 살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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