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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박하나 "'신사와 아가씨'는 침대같은 작품, 종영이 아쉬운 적 처음"

정빛 기자

기사입력 2022-04-05 08:22


사진 제공=FN엔터테인먼트

[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극악무도한 짓을 저지르는 악녀가 '인생캐'가 될 수 있다니. 배우 박하나가 선과 악을 넘나드는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자랑하며 또 한편의 히트작을 남겼다.

최근 종영한 KBS2 주말드라마 '신사와 아가씨'에서 조사라 역할을 맡았던 박하나는 4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작품을 끝낸 소감을 들려줬다.

지난해 9월 첫방송해 지난달 27일 종영한 KBS2 주말드라마 '신사와 아가씨'(극본 김사경, 연출 신창석)는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다하고 행복을 찾아가는 흙수저 '아가씨'와 '신사'가 만나면서 벌어지는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최고 시청률 38.2%를 기록, 주말 안방을 뜨겁게 달궈왔다.

박하나는 "너무 즐거운 작품에 함께 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고, 마음껏 품을 수 있는 캐릭터였다. 끝나는 게 아쉬웠다. 이런 적은 처음이다"며 종영 소감을 밝혔다. 특히 호흡이 긴 주말드라마인 만큼, 정도 많이 들었다고. 최근에는 여배우들끼리 똘똘 뭉쳐 제주도 여행도 다녀왔단다.

"또래 분들이 많아서 이번 작품은 활기가 넘친 것 같다. 얼마 전 제주도 여행도 다녀왔는데 더 가까워진 것 같다. 다들 소탈하고, 원래 오래 지낸 언니 동생 사이였던 것 같다. 여행은 끝나고 갈 곳이 없어서 제주도로 가게 돼서, 여자들끼리 가보자 했다. 감독님이 거금 100만원을 주셔서 알차게 한톨도 남기지 않고 잘 썼다. 포상휴가를 너무 가보고 싶었는데 인원제한도 그렇고 시기가 안 맞아서, 즐겁게 다녀온 것 같다.(웃음)"

박하나는 악녀 조사라 역할로, 시청자들의 분통을 터트리게 했다. 친아들 이세종(서우진)에 대한 모성애와 이영국(지현우) 회장의 아내가 되겠다는 욕망으로, 어디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폭주로 보는 이들의 뒷목을 잡게한 것이다. 자신이 봐도 너무했다 싶었을 때는 이영국이 기억을 상실했을 때 스킨십한 장면이었단다. 그는 "스킨십을 하려고 했던 장면이 내가 봐도 제일 심했다. 기억을 잃은 회장님에게 스킨십하려고 한 것은 좀 죄송하다"고 했다.

악역은 2016년 드라마 '천상의 약속' '빛나라 은수' 이후 약 5년 만이다. 박하나는 "그때는 신인이라 생각을 잘못하고 대본에 충실하기 어려웠는데, 이제는 다른 색깔의 표현을 할 수 있으리라 고민이 되는 것 같다. 이번에는 조금 더 말투나 행동이 덤벙거리는 악역이었다. 모자라고 털털한 악역으로 허당미를 가지고 표현을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악역 연기에 대한 악플로 처음에는 상처도 받았다고. 박하나는 "저만 그런 줄 알았는데 모든 배우와 스태프들이 실시간 댓글을 다 보시더라. 저만 보는 줄 알았다. 댓글에 '조사라 안 나왔으면 좋겠다' 하셔서, 처음에는 상처를 받았다가 당분간은 안 보려고 했다. 그런데 안 볼 수는 없었다. 몰입해서 봐주시는 건 그만큼 좋게 봐주신다고 스스로는 생각했다"며 웃었다.


그래도 캐릭터에 애정이 남다르다는 박하나다. "조사라는 매력 있는 친구라 생각한다"는 박하나는 "능력도 있고, 모성애도 있다. 어머니 때문에 굉장히 많이 힘들었는데 욕심도 있고 강단 있게 살아왔다고 생각한다. 참 욕심이 사람을 망치는 것 같다. 사랑에 있어서는 누군가 또 기대하고 원하면 안 되는 것 같다"고 짚었다.

그는 그 순간 몰입하는 감정으로 연기를 한다고도 고백했다. "연기로 '이렇게 해야지, 저렇게 해야지'하면서는 할 수 없는 것 같다. 제가 어떻게 연기할 지 몰라서 리허설 할 때 상대한테 미안하다. 제가 먼저 찍고, 상대 리액션을 따는 게 좋다. 그 순간 올라오는 감정으로 연기하는 편이다."

시청자 반응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감사하게도 매 작품응원을 해주시더라. 너무 좋아해 주시더라. 오히려 회장님 만나지 말고 더 좋아해 주는 차건(강은탁) 만나라고 하더라. 너무 무서워서 혼날까 봐 걱정했는데. 그리고 어린 친구들도 많이 보더라. 6살 7살 팬들이 생겼다. 아이 팬들이 많아져서 너무 좋다."

아이를 잃은 조사라의 서사가 갑작스럽다는 반응도 있었다. 박하나는 "배우들끼리도 아이가 어떻게 될지 추측을 했다. 아이는 못 낳을 거 같다는 예상은 했었다.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 너무 아쉽긴 하다. 주말극이라 해피엔딩으로 끝났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은 것 같다. 이런 여자를 포용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엔딩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줬다. 조사라는 감옥에 있는 어마 이기자(이휘향)을 찾아가 마지막 인사를 전하고 떠난다. "대본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고 흐림이 어떻게 바뀔지 몰랐다. 엔딩 아쉽다. 아쉬웠다. 이루어질 수 있겠다고 생각도 했었는데, 지은 죄가 많았다. 그래도 시청자들은 만족해하시지 않을까 한다."

조사라가 떠난 뒤 이야기를 이어가기도 했다. "아마 해변가에서 마음껏 즐기지 않을까 한다. 사랑을 당장 하기는 힘들 것 같고, 엄마를 계속 그리워할 것 가다. 엄마한테 '다시는 보러 오지 않을 거다. 용기가 생기면 보겠다'고 말하는 그 신도 힘들었다. 떠날 수 밖에 없는 그 신이 너무 슬펐기 때문이다. 사라는 엄마와 차건(강은탁)을 두고온 것도 후회할 것 같다. 세종이도 너무 보고 싶어할 것 같다. 아마 그리움에 조금 외로워서, 반성하다가 다시 돌아와서 숨어서 살 것 같다."


사진 제공=FN엔터테인먼트
지현우와 호흡은 어땠을까. 박하나는 조사라에 깊이 몰입한 만큼, 나중에는 이영국 역할의 지현우가 밉기도 했다고. "이번 작품은 힘들기보다는 재밌었다"는 박하나는 "장편이다 보니 시간을 보내는 시간이 많아져 몰입을 하게 된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선배님들은 대사 한마디만 던져도 생활이니 깊이가 느껴진다. 저희도 꽤 함께한 시간이 오래되다 보니, 회장님이 '조실장'만 해도 너무 서러워서 눈물이 맺히더라. 특히 이 여자 내보내라는 신에서 너무 밉더라. 실제로 지현우가 미워지더라"며 이영국이 분노해서 조사라를 쫓아냈던 장면을 돌이켰다.

사실 박하나는 지현우와 이번이 두 번째 작품이다. 2019년 MBC 드라마 '슬플 때 사랑한다'로 호흡을 맞췄던 두 사람은 약 2년 만에 다시 '신사와 아가씨'로 재회했다. 박하나는 "지현우 선배님과 두 번째 작품이다. 첫 번째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연기했었다. 사실 원래부터 지현우 선배님 팬이었다. '메리대구공방전'에서 발라한 캐릭터를 하셔서 좋아했다. 그래서 항상 같이해보고 싶은 선배님이었다"며 지현우를 향한 팬심을 드러냈다.

이어 "현장에서 선배님께 기분 좋게 장난도 치고 그랬다. 그래서 선배님은 감정신에서 몰입하기 어려우셨을 것 같다. 선배님은 몰입을 깊게 하시는 편이다.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기도 한다. 특히 저랑 붙을 때는 회장님이 괴로워지고 기억도 잃는다. 그래서 더 힘드셨을 것 같다. 드라마 끝날 때 저랑 붙는 신이 없을 때쯤, '사라야 마지막 신인가?'하더라. 그래서 '왜 이제 날 떠나려고 하느냐'며 장난치기도 했다"고 말했다.

조사라는 기억상실증으로 22살 때로 돌아간 이영국에게 임신 사기극까지 벌였다. 이 과정에서 이영국의 22살과 현재는 극과 극 캐릭터로, 연기한 배우들은 어땠을지 궁금증이 생긴다. 박하나는 "선배님이 극과 극을 하셔야 해서 정말 힘들었을 것 같다. 순서대로 찍을 수 없기 때문에, 심적으로 많이 힘드셨을 것 같다"고 답했다.

강은탁과 '케미'도 눈길을 끈 바다. "은탁오빠랑은 눈만 봐도 아는 사이가 됐다"는 박하나느 "싫어하고 좋아하는 것도 많이 알게 돼서, 오히려 조심했다. 뭘 하지 않아도 눈빛이 편했던 것 같다. 끝나고 나서 기억을 해주실 지 모르겠다. 하루는 은탁오빠가 술을 드시고 전화오더니 '이런 얘기 한번만 할게, 너 잘했어'라고 하더라.(웃음)"

제주도 여행도 다녀올 만큼 친해진 여배우들과는 어땠을까. 박하나는 "주말극이라 KBS는 대기실을 같이 사용한다. 한분이라도 어려운 분이 있으면 어색할 수 있다. 그런데 여배우 분들은 너무 화기애애하고, 서로 먹을 것도 챙겨주고 그랬다"며 화기애애했던 현장 분위기를 자랑했다.

극중 라이벌인 박단단 역할의 이세희에 대해서도 "제가 정말 예뻐한다. 성격이 당차고 밝고 해맑다. 또 신인인데도 너무 안정적인 연기를 해서 놀랐다. 제가 첫 주연할 때는 지금 봐도 어색한데, 세희 씨는 확실히 '어떻게 이렇게 할 수 있지?'라는 마음으로 신기했다. 저에게 고마웠다고 해서 정말 고마웠다. 저는 그냥 츤데레처럼 챙겨주고 싶었다. 그런 것에 부담느끼는 친구도 있는데 고마워하더라"며 후배를 아끼는 마음을 표현했다.

엄마 이기자 역하의 이휘향도 빼놓을 수 없다. "선배님이 츤데레시다. 말수도 그렇게 많으시진 않은데 따뜻함이 느껴진다. 선배님도 과거 악역을 많이 하셨는데, 오히려 악역을 많이 하신 분이 소심하고 그렇다. 현장에 떡과 커피차도 사비로 많이 해주셨다. 저희 드라마를 사랑하신 것 같다. 저랑은 살갑게 지내지는 않으면서도, 큐만 하면 정말 엄마와 딸이 돼서, 제가 감히 소리 지르고 그랬다. 친엄마한테도 안 그러는데 선배님한테는 그게 되더라. 그게 편한 거 같다. 다가가기 어려운 것이 아니라 좋으신 분인 것 같다."


사진 제공=FN엔터테인먼트
차기작은 로맨틱 코미디를 하고 싶다며 웃었다. 박하나는 "하고 싶은 캐릭터는 로코다. 성격이 쾌활한 편이라, 일할 때 텐션이 높다. 지금보다 1000배이상 날아 다닐 수 있다. 봄도 되니까 달달한 로맨스를 하고 싶다. 사랑받고 싶기도 하다. 배우라는 직업이 화려한데, 집에 들어가면 굉장히 공허하다. 집 안이 싸늘해서, 빨리 일하러 가고 싶다. 혼자 있는 시간이 뭘해야할지 모르겠기도 하다"며 외로움을 나타냈다.

1985년생으로 나이가 결혼 적령기인 만큼, 결혼에 대한 생각에도 궁금증이 커진다. "결혼을 굉장히 빨리 하고 싶었다"는 박하나는 "그런데 너무 무언가를 원하면 안 되는 것 같다. 그래서 내려놨다"며 "이상형을 꼽자면 20대 이영국이다. 밝은 사람이 좋고, 에너지 넘치는 사람이 좋다. 저도 에너지가 좋아서 이끌어주는 사람이 좋다"고 이상형을 꼽았다.

쉬는 날 무조건 후회하지 않을 정도로 논다는 그는 최근에는 골프를 즐긴다며 운동하는 예능 프로그램도 하고 싶다고. 박하나는 "예능 들어오면 너무 감사하다. 운동하는 예능들이 많아져서 그런 프로들도 들어오면 재밌을 것 같다. '골프왕'도 나갔었다. 그날 유독 공이 잘 맞았더라. 그런 예능이 많이 들어왓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박하나에게 '신사와 아가씨'는 트로피까지 안겨준 고마운 작품일 터다. 박하나는 '신사와 아가씨'로 2021년 KBS드라마 연기대상에서 장편드라마 여자 우수상을 받았다. 그는 '신사와 아가씨'를 침대 같은 작품이라고 표현했다.

"주말드라마 하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다. 이 작품을 하게 됐을 때, 대표님이 식사하면서 선물이라며 대본을 주셨다. 대본에 이름이 새겨져 있더라. 캐릭터도 너무 좋았고 작품도 좋았다. 너무 좋으니까 불안해지기도 하더라. 내가 원하는 게 이루어졌지?라는 생각을 했다. 작년엔 많은 것을 이룬 것 같다. '신사와 아가씨'는 침대 같은 작품이다. 저를 품어주고 쉬게 해주고 편하게 즐겁게 해주고 제가 힘들 때는 기대게도 해주는, 그런 작품이었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역할 조사라도 추억했다. "사라는 정말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어딜 다니면 '조실장님, 실장님'하는 소리가 좋더라. 너무 원했던 작품인데 하게 돼서 제가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한 신, 한 신 감히 말하자면 몰입이 안 되지 않았던 적이 없었다. 즐겼다."

시청자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잊지 않았다. "그동안 시청해주셔서 감사하다. 사라라는 캐릭터를 많이 응원해주신 분들도 많았고, 힐링된다며 웃으시는 분들이 정말 많았다. 감사드린다. 다음에도 좋은 작품으로 그때는 스트레스보다는 설렘을 드릴 수잇는 배우로 인사드리겠다."


사진 제공=FN엔터테인먼트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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