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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호불호 갈리지만..'고요의 바다', '오겜'→'지옥' 잇는 '韓계급 사회' 시리즈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1-12-26 14:26 | 최종수정 2021-12-27 07:24


사진=넷플릭스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한국형 '계급 사회' 시리즈가 또 다시 전세계에 화두를 던졌다.

24일 공개된 정우성 제작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고요의 바다'(박은교 극본, 최항용 연출)를 향한 시선이 심상찮다. 개연성의 문제와 클리셰의 연속을 지적하며 물어뜯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컴퓨터그래픽(CG)과 시각효과(VFX)의 수준급 발전을 높게 평가하는 시청자들의 의견으로 인해 양갈래로 갈리고 있는 중이다.

'고요의 바다'는 2014년 제13회 미쟝센 단편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았던 최항용 감독의 동명 단편영화를 본 정우성이 장편화를 시도하며 탄생한 작품. 필수 자원의 고갈로 황폐해진 근미래의 지구, 특수 임무를 받고 달에 버려진 연구기지로 떠난 정예 대원들의 이야기를 담으며 큰 스케일의 무대에서 스토리를 이어갔다. 우주 생물학자인 송지안(배두나)부터 탐사 대장 한윤재(공유) 등이 물 부족 상황의 발해기지에서 '익사체'를 발견한다는 미스터리한 설정이 기대를 높이기도 했다.

그러나 공개 이후 반응은 뜨거우면서도 한편으론 미지근하다. 26일 온라인 콘텐츠 서비스 순위 집계 사이트인 '플릭스 패트롤'(Flix Patrol) 기준으로 전날인 25일 넷플릭스 TV 프로그램 부문 전세계 톱(TOP) 7위에 올랐다. 플랫폼마다 부문별로 24시간 시청 시간을 반영한 만큼, 공개일인 24일의 데이터를 집계한 것. 쟁쟁한 배우들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았던 '고요의 바다'는 공개 전보다 공개 후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연말 최대 기대작으로 떠올랐던 이 작품은 한국에서만 1위를 차지했을 뿐, 타국에서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싱가포르와 태국에서 3위를 기록하고, 홍콩과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에서 4위, 캐나다와 미국, 말레이시아, 체코 등에서 5위를 기록했다. 이 외에는 순위가 지지부진한 상태. 다만, 미주권에서의 5위 기록이 반등의 희망으로 남았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그러나 '많이 본 순위'와는 별개로 호불호가 갈리는 것은 미국에서도 마찬가지. 미국의 비평 사이트 IMDb에서는 공개 후 24시간 안에 400여명의 시청자가 평가에 참여했다. 뜨거운 관심을 받기는 했지만, 점수는 저조했다. 10점 만점에서 7.2점을 받아낸 것. 평점 8점을 받은 '오징어 게임'보다는 낮고, 호불호가 갈렸던 '지옥'(6.7점)보다 높기는 하지만, 아직 공개 후 긴 시간이 흐르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앞으로 평점은 더 하락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또한 미국 비평 사이트인 로튼토마토에서도 관객 지수 68%로 22명이 평가에 참여해 5점 만점의 별점에서 3.6점을 기록했다. 평론가들의 평가를 나타내는 신선도 지수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으나 극한의 호불호를 예상하게 만들고 있다.

앞서 3회 분량을 언론에 미리 공개했던 '고요의 바다'는 공개 당시에도 "생갭다 별로다", "기대보다 낫다"는 양극단의 평을 받기도 했다. 1회와 2회의 지루함을 넘어 3회에서 미스터리의 서막이 오르며 전개에 대한 기대를 높이기는 했지만, 이미 '속도전'에 익숙해진 시청자들을 끌어들일 전개는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 지루해지려던 틈을 타 등장하는 미스터리와 스릴러가 긴장감을 높여주기는 했지만, 완급 조절에는 실패했다는 평을 받으며 우려 속에 공개됐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8회 분량을 전부 공개한 '고요의 바다'는 "재미있다"와 "지루하다"의 경계에 걸친 일반 시청자들의 반응과 성적표를 받아 든 상태다. 언론 시사에서 지적을 받았던 '지루함'의 열쇠가 8회까지도 풀리지 않았던 것. 여기에 근미래의 달, 그리고 우주기지인 발해기지를 배경으로 하고 있음에도 과학적인 허점이 계속해서 발견됐다는 점이 개연성을 낮췄다.

다만, 이를 '드라마적 허용'으로 본다면 크게 거슬리지 않는다는 것이 '고요의 바다'의 장점이었다. 한국형 SF에 대한 가능성을 넓혀냈다. 특별히 신경을 써서 만들어낸 비주얼이 몰입도를 높이기도 했다. 2700평 규모의 공간에 5개의 세트를 지었고, 시각효과(VFX)와 컴퓨터 그래픽(CG)을 사용하며 실감나는 우주 공간을 만들어냈다. 이는 앞으로 한국 콘텐츠가 나아갈 '우주'에 대한 기대감을 모으기 충분했다.

단편을 8부작 드라마로 만들어내며 생긴 지루함은 '고요의 바다'의 발목을 잡고 있지만, '자원 고갈'을 소재로 하며 '오징어 게임'과 '지옥'에 이은 한국형 '계급 사회' 시리즈물을 또 하나 탄생시켰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는다. 뿐만 아니라 '고요의 바다'는 SF극 자체로의 재미는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인류에 대한 깊은 고찰을 담아내는 동시에 비주얼적인 몰입도를 높였다는 점에서도 호평을 받아냈다.

엇갈린 시각 속에서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 '고요의 바다'는 올해 공개된 K-콘텐츠 대작 시리즈의 유의미한 작품으로 남는 중이다. 공개 직후 고난과 역경을 맞이한 '고요의 바다'가 메시지를 무기로 세계에 노크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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