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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로맨틱한 연하남을 벗고 강렬한 악역으로 필모그래피의 방점을 찍은 배우 위하준(30). 연골은 물론 정신, 그리고 영혼까지 갈아 넣으며 불태운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미드나이트'는 배우들의 일당백 열연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눈길을 끈다. 영화 '곤지암'(18, 정범식 감독)으로 얼굴도장을 찍은 뒤 JTBC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tvN 드라마 '로맨스는 별책부록' 등에서 로맨틱한 매력을 드러내며 '대세 연하남'으로 등극한 위하준이 '미드나이트'에서는 무차별적인 살인을 저지르는 이중인격의 연쇄살인마로 변신해 이미지 변신에 나섰다.
오직 살인만이 목적인, '살인 놀이'를 즐기는 연쇄살인마를 연기한 위하준은 침착하게 자신의 타켓을 쫓는 섬뜩한 심리 연기부터 '악' 소리 나는 극한 액션까지 소화하며 필모그래피의 방점을 찍는 새로운 '인생 캐릭터'를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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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앞서 '곤지암'(18, 정범식 감독) '걸캅스'(19, 정다원 감독)에서도 악역을 했다. 다만 그 캐릭터들은 힘이 많이 들어간 캐릭터였고 이번 작품은 힘을 많이 빼려고 했다. '추격자'(08, 나홍진 감독)의 하정우 선배 연기도 참고했다. '살인 놀이'를 즐기는 캐릭터의 감정을 느끼기 위해 '악마를 보았다'(10, 김지운 감독)의 최민식 선배의 모습을 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관객에게 섬뜩한 연쇄살인마로 존재감을 드러낸 위하준이지만 스스로에 대한 만족도는 야박했다. 그는 "사실 만족도는 정말 모르겠다. 내 연기와 작품을 객관화해 영화를 못 보겠더라. 어느 부분에서는 만족하는 부분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아쉬운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좀 더 무서웠으면 좋겠고, 좀 더 작품을 즐겼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럽지 않지만 주변 친구들이 처음으로 칭찬을 해주더라. 친구들은 냉정한 편인데 이번엔 '고생하고 잘한 것 같다'라는 격려를 받았다. 한편으로는 뿌듯하고 행복하다. 가장 오래된 고향 친구가 항상 내 작품을 보면서 절대 '잘했다'란 말을 한 적이 없는데 이번에는 처음으로 '네가 정말 배우를 하는구나'라며 좋아하더라"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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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나이트'에 쏟은 열정은 혹독했다. 위하준은 "'미드나이트' 촬영 전에는 몸 상태가 벌크업이 된 상태였다. 약 76kg 정도 몸무게를 유지했는데 '미드나이트' 촬영을 위해 사전에 10kg 정도 감량을 했다. 여기에 촬영하면서 살이 더 빠져서 최종적으로 13kg 빠진 것 같다"며 "권오승 감독의 요청도 있었고 지금의 몸으로는 도식을 표현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출연을 결심하면서부터 감량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물론 체중 감량이 쉽지 않았다. 내 몸 상태는 조금이라도 운동을 하지 않으면 금새 근육이 빠지는 몸이다. 그래서 늘 운동을 해야 한다. 그래도 20대 중반에서 크게 체중 감량을 한 적이 있어서 크게 힘들지는 않았다"고 답했다.
그는 "도식의 감정 상태를 위해 평소에도 도식의 눈빛과 상태를 유지했다.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연쇄살인범을 프로파일링한 자료와 책을 보면서 그들의 공통점을 찾고 타당성을 가지려고 노력했다"며 "연쇄살인범 도식은 외모적으로 이중성이 강하다고 생각했다. 아무래도 살인범에 대한 연기 자체가 정신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었다. 동료들에게 압박을 가하는 부분이 조금 힘들었다. 그래서 작품이 끝나고 난 뒤 여행도 다니며 밝게 다니려고 했다. 그런 과정을 통해 많이 극복됐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미드나이트'에서 가장 힘을 쏟은 추격신에 위하준은 "정말 많이 뛰었다. 진기주와 '미드나이트'를 두고 '연골나이트'라고 부를 정도로 열심히 했다. 지금도 무릎이 안 좋다. 고생을 많이 했다. 사실 나보다 진기주가 더 많이 고생했다. 스태프들도 고생했다. 부상은 모두 조금씩 있었다. 조금씩 다쳤지만 다행이도 큰 부상은 없었다. 너무 많이 뛰어 연골이 아팠던 정도였다. 워낙 힘든 촬영이었다. 특히 쫓다가 길에서 넘어지는 장면도 약간 '추격자'(08, 나홍진 감독)를 오마주한 것이다. 열심히 뛴 만큼 추격신이 잘 나온 것 같아 다행이고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미드나이트' 평가 중 '리틀 추격자'라는 호평에 "그렇게 봐줘서 감사하다. '추격자'는 너무 훌륭한 작품이라 그런 반응이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한 것 같다. 앞으로도 '미드나이트'가 그렇게 불렸으면 좋겠다"며 바람을 전했고 더불어 "'미드나이트'를 정말 많이 노력했고 불태웠다. 어렵게 영화가 공개되고 나니 물론 개인적으로 아쉽지만 한편으로는 '나도 조금은 성장하고 있구나' 생각을 하게 됐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하라'는 이야기를 스스로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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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청각장애인 역할로 대사 없는 연기를 도전한 진기주와 호흡을 두고 "진기주가 소화한 경미 역할이 말을 하지 못한다. 대사를 주고받는 호흡이 없어서 '내가 어떤 반응을 보일 수 있을까?' '호흡이 잘 맞춰질까?' 걱정하기도 했다. 그런데 '눈으로 감정을 잘 표현하는 배우가 진기주'라는 권오승 감독의 말처럼 나도 경미의 눈을 보면 어떤 상태고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 느껴졌다. 도식 입장에서는 이런 상황을 더 즐기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리액션 적인 부분에서 어려움은 없었다"고 소회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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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티빙, 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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