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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종합]"아직도 10대役 한다는 건 복"…'박화영'→'어른들은몰라요' 이유미의 성장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21-04-07 16:36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배우 이유미(27)가 '박화영'에 이어 다시 한번 흔들리는 10대 세진을 연기한다.

가정과 학교로부터 버림받은 10대 임산부 세진(이유미)이 가출 4년 차 동갑내기 친구 주영과 함께 험난한 유산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어른들은 몰라요'(이환 감독, 돈키호테엔터테인먼트 제작). 극중 세진 역을 맡은 이유미가 7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에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KBS 드라마 '땐뽀걸즈'의 풋풋한 거제 소녀에서부터 MBC '365: 운명을 거스르는 1년'에서 호기심 많은 리세터(reseter)까지, 다양한 캐릭터를 선보이며 사랑받아온 배우 이유미. 2018년 개봉해 10대들의 리얼 생존기를 그리며 화제를 모았던 '박화영'에서 눈치 없이 해맑은 세진 역을 맡아 씬스틸러로 활약했던 그가 '어른든은 몰라요'에서 다시 한번 세진 역을 맡아 파격적인 연기를 선보인다.

극중 그가 연기하는 세진은 가정과 학교로부터 버림 받고 원치 않은 임신까지 덜컥하게 된 18세 고등학생 소녀다. 임신한 채로 가출을 하게 된 그는 가출 4년차인 주영을 만나게 되고, 위기의 순간 나타난 20대 초반의 재필(이환)과 신지와 어울려 다니며 유산을 하기 위해 위험한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영화 '어른들은 몰라요' 스틸
이날 이유미는 "영화를 보고 '내가 만약 세진이의 주변 어른이었으면 어떤 어른이었을까' '지금 나는 과연 어떤 어른인가'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고 말하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좋은 어른과 나쁜 어른의 기준을 정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아무리 내가 호의를 베풀어도 받아들이는 10대 입장에서는 간섭이라고 느낄 수 있는거 아닌가. 그냥 답이 없는 것 같다. 그냥 나쁨과 좋음이 확 정해진다면 살면서 크게 고민할 이유도 없을 것 같다. 그런 면에서 답이 없는게 오히려 좋은 것 같다"고 생각을 전했다.

'박화영'에 이어 '어른들은 몰라요'에서도 세진이라는 인물을 연기한 이유미는 '박화영' 속 세진과 '어른들은 몰라요' 속 세진은 같은 인물이 아니라면서 "캐릭터만 가져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화영' 때와 달리 극중 세진이 훨씬 유아퇴행적 언어와 말투를 구사하는 것에 대한 이유를 묻자 "세진이가 그렇게 된 계기가 있을거라 생각한다. 영화에서 보여지는 세진은 폭력을 당하지만, 또 자신이 받은 폭력을 흡수해서 다른 사람에게 또 다른 폭력을 가하지 않나. 그런 면에서 볼 수 있듯이 세진은 모든 상황을 그냥 흡수하는 인물이다. 세진의 인생에서 분명히 세진의 유아스러운 모습을 좋아해줬던 사람이 있었을 거다. 영화를 보면 알 수 있듯 세진을 임신 시킨 학교 선생님도 세진이 '뀨뀨' 거리면서 혀짧은 소리를 내는 모습을 궈여워하지 않나. 세진은 그런 모습을 모두 흡수하려 했을거다. 세진은 주변 상황으로 인해 만들어진 인물이다. 사랑받기 위해서, 또 스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서 성장하지 않ㄴ으려 했을거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임신한 10대라는 파격적인 역할을 맡은 것에 대해 망설임은 없었냐는 질문에 이유미는 "망설임 같은 건 없었다"고 단호히 말했다. "물론 자극적이긴 하지만 어떻게 이런 세진의 모습은 흔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또 감독님이 초고부터 시나리오를 계속 제게 보내주시면서 의견을 물으셨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다보니까 이번 작품은 정말 감독님과 함께 만들어가는 느낌이었다. 내가 해야 하는게 당연한 느낌이었다. 또 세진이라는 인물이 '박화영'에서 매력적으로 다가왔기 때문에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20대 후반의 나이에 연이어 10대 역을 맡게 된 것에 대한 부담도 없었다는 그는 "오히려 복이라고 생각한다. 어려보이는 게 싫진 않다. 오히려 감사하다. 귀엽고 어리게 봐주시면 기쁘다. 얼굴은 늙음이 빗겨갔다보다 싶다. 써먹을 수 있을 때까지 써먹자 싶다"며 유쾌하게 웃었다.

보는 관객들 마저도 일종의 트라우마를 남기게 할 만큼의 폭력의 상황에 노출된 극중 세진. 하지만 이유미는 촬영장의 분위기 만큼은 영화의 톤과는 전혀 달랐다고 전했다. "연기하면서는 트라우마로 남겠다 싶은 건 전혀 없었다. 촬영을 할 때는 세진이 제 등에 붙어 있는 느낌이라 고통스럽고 아팠다. 하지만 촬영이 끝나면 그게 아프고 고통스러운게 아니라 그냥 받아들이게 됐다. 현장도 너무 재미있었고 감독님과 스태프분들도 모두 재미있었다. 현장이 너무 좋다보니까 어떤 장면을 찍어도 그렇게 힘이 들진 않았다. 오히려 아픔을 느끼는 날에는 더 뿌듯했다. 내가 조금 더 진실되게 연기를 한 느낌이었다"며 미소지었다.
극중 가장 많이 호흡을 맞춘 안희연(하니)에 대해서도 말했다. "하니 언니는 너무 용감한 배우"라는 이유미는 "언니는 정말 겁없이 모든 연기를 다 한다. 사실 처음 연기를 하면 '이게 맞나. 이게 아니면 어떻하지' 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언니는 정말 틀리면 틀리는 대로 되면 되는대로 다하는 게 정말 멋지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런 언니랑 함께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것도 정말 행복했다"라며 "배울 것도 정말 많았다. 언니랑 연기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세진과 주영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모든 순간이 너무 재미있었다. 정말 함께 소통하는 느낌이었다. 서로의 눈을 받고 주고 받는게 사람 대 사람으로 너무 좋았다. 서로의 눈을 보면 우리들만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했다.

안희연과 남다른 호흡 덕분에 극중 세진과 주영의 특별한 유대감이 더욱 빛날 수 있었던 것 같다는 그는 "세진도 세진만의 전사가 있고 주영도 주영만의 전사가 있는데, 동질감을 느낄 만한 전사가 있는 두 인물이기 때문에 서로가 서로를 더욱 쉽게 받아들였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더욱 편안하게 유대감을 느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영화 '어른들은 몰라요'는 10대 가출팸의 이야기를 사실적으로 그려내 주목을 받았던 영화 '박화영'(2018)을 연출한 이환 감독의 차기작이다. 이유미, 안희연, 신햇빛, 이환 등이 출연한다. 오는 15일 개봉.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 제공=바로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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