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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악녀→현모양처 전수경 "'결사곡' 이시은=나..실제 이혼 경험 공감"(종합)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1-03-15 17:38


사진=윌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전수경(55)이 '결혼작사 이혼작곡'으로 새로운 옷을 입었다.

악녀에 내연녀까지 수많은 '나쁜 여자'를 만들어왔던 전수경은 임성한 작가와의 만남으로 전혀 다른 이미지의 인물을 만들어내며 새로운 옷을 입었다. 15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전수경은 TV CHOSUN 주말드라마 '결혼작사 이혼작곡'(피비(Phoebe 임성한) 극본, 유정준 이승훈 연출, 이하 '결사곡')의 시즌1을 마치며 자신의 생각들을 털어놨다.

'결혼작사 이혼작곡'은 잘 나가는 30대, 40대, 50대 매력적인 세 명의 여주인공에게 닥친 상상도 못했던 불행에 관한 이야기를 담는 드라마로, 진실한 사랑을 찾는 부부들의 불협화음을 다뤘다. 전수경은 그중 50대 부부를 담당한 인물. 첫사랑인 박해륜(전노민)과 결혼해 라디오 작가로 일하며 뒷바라지를 했지만, 돌아온 것은 이혼 통보였던 비운의 현모양처인 이시은을 연기하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임성한 작가의 드라마에는 처음 출연해본다는 전수경은 "이 작품을 선택하고, 시청자 분들의 반응을 보기 전까지 진짜 열심히 했지만, 이시은처럼 보일 수 있게 잘 했을지에 대한 걱정도 많았고, 기대도 했었다. 평소 맡았던 역할이 아니기 때문에 신경도 많이 쓰였지만 시청자들에게서 그런 부분들에 대한 반응이 오고 하면서 감정적으로 힘들게 촬영을 했음에도 해냈을 때 오는 쾌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사진=윌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지담미디어 제공
시즌1에서 남편의 배신을 온몸으로 느껴야 하는 현모양처 이시은으로 분했던 전수경은 감정적으로 그와 연결되며 힘든 부분이 많았단다. 그는 "제 친구가 '너 보는 나도 힘들어. 괜찮겠어?'하더라. 그만큼 내가 열심히 잘 보여줬다는 생각이 들었고, 저에게는 같한 작품을 마쳤다는 나름의 뿌듯함도 있다"며 "임성한 작가님과는 첫 작업이었고, 작가님이 저를 잘 모르시는데도 정말 깜짝 놀란 것이 사람을 꿰뚫는 예지력이 있나 싶을 정도로 각 캐릭터의 상황들과 배우들이 딱 맞았다. 전노민 씨도 첫 사랑과 결혼했던 이야기를 저에게 해줬고, 저도 전 남편의 외도를 겪으면서 이혼하게 된 이야기들을 하면서 점점 배역들을 이해해갔다. 제가 짠순이 같은 면모도 있는데, 보던 친구들이 '어쩜 네 모습과 똑같냐'고도 하더라. 몇몇 사람만 아는 그런 모습이나, 애들일 끔찍하게 아끼는 그런 모습들도 많이 투영이 됐다"고 했다.

과거 이혼 경험이 있었던 전수경은 전노민과의 대화를 떠올리며 "드라마를 찍다가 전노민 씨가 저에게 '어떻게 이 여자는 남편을 이렇게 쉽게 보내주느냐'고 하더라. 처음에는 이혼을 하지 않기 위해 잡다가, 결국은 온갖 핑계를 대는 박해륜에게 '아이들에게 눈치만 안 채게 한다면 허용하겠다'고 하고 이혼을 하는 과정에서 시은이의 입장을 너무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저도 전 남편의 외도를 겪어 봤고, 그때의 저도 순하게 대응을 했다. '이런 여자가 있겠냐'고 하는데, '이런 여자가 많을 거다'라고 했었다. 이 역할을 하는데 있어서 상상력을 많이 동원했다기 보다는 내 안의 이시은을 끌어내는데 주안점을 둔 셈이다"라고 설명했다.
사진=지담미디어 제공
극중 모든 장면들이 고통을 주기도 했다. 전수경은 연기하며 가장 어려웠던 장면을 언급하며 "시은이에게 가장 많이 동화됐을 때가 초반이었다. 6부까지 쭉 흐르는 감정선을 보여주지 않았나. 노래방에서 남편이 '오래 살았으니 헤어지자'는 통보를 받고 이 여자가 이걸 어떻게 헤쳐나가나 싶었고, 어떻게든 남편에게 여성으로 보이려 안 입던 슬립을 찾아서 꺼내 입고, 샤워를 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덤덤한 슬픔 속에 물을 맞는 장면이라 저는 좋았다. 그렇게 노력했음에도 다음날 아침에 남편이 '언제 애들에게 얘기할 거냐'고 하면서 시은에게 따지는 부분이 심정적으로 가장 가슴이 아픈 부분이었다. '파스 냄새가 싫다'고 얘기하는 남편에게서 슬프고 먹먹한 감정을 받은 상황에서 시은은 슬픔을 감추고 아이들의 아침을 준비해야 하는 장면에서, 소리 내 오열할 수 없는 부분이었지만, 재미있고도 가장 힘든 부분이었다"고 밝혔다.

결혼과 이혼, 그리고 재혼의 경험까지 있는 전수경은 '결혼작사 이혼작곡'을 보면서 많은 공감과 함께 깨달음도 얻었다고 했다. 그는 "결혼에 일부일처제가 인류에게 존재하는 한 이런 일(배우자의 외도)은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의 유효기간은 어느 정도면 지나가고, 그 이후는 부부로서 선을 지키며 살아야 원만한 부부생활을 할 수 있는 거다. 우리 학교에서는 결혼에 대해, 좋은 배우자를 만나는 법에 대해 안 알려주지 않나. 그게 일생에 엄청난 스트레스와 안정감을 동시에 주는 일인데, 그걸 가르쳐주는 학과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최근에는 유튜브로 그런 걸 좀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결혼을 하기 전 공부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래서 결혼을 할 때 신중하면 좋겠고, 공부를 함께 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는 생각을 밝히기도.
사진=지담미디어 제공
극중 전수경이 연기한 이시은은 자신이 '석가모니나 예수도 아니'라며 이혼을 요구하는 박해륜의 발언들에 황당함을 느끼는 인물. 특히 자녀들이 모두 있는 자리에서 이 같은 일이 일어나며 시청자들 사이에서도 '분통이 터진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전수경의 가장 든든한 아군이자 팬, 시청자인 남편 에릭 스완슨도 이를 중국에서 넷플릭슬르 통해 지켜보며 실시간으로 반응해줬다고. 전수경은 "남편이 실제로 더 열통이 터져했다. '석가모니' 대사가 나올 때 남편은 '진짜 그 남자 너무 이해를 못하겠고, 남자 중 제일 진상남'이라고 얘기하면서 화를 내더라. 미국사람인데도 한국적인 감성이 있어서 그런지, 많이 이해하고 봐주더라. 재미있다고 해주고 제 연기도 칭찬을 해준다"며 웃었다.

"제발 여성 등장인물들이 남편에게 응징하면 좋겠다"는 바람이 가득해진 가운데, 전수경의 시즌2 촬영 역시 시작됐다. 그는 "일단 시은이가 홀로서기를 해야 할 거 같다"며 "제목부터가 '결혼작사 이혼작곡'이기에 이혼을 해야 하는 게 먼저가 아닌가 싶다. 아직 이혼한 사람은 저뿐이지만, 다른 아내들도 멋진 홀로서기를 했으면 좋겠다"며 "흑화를 해서 복수를 해야 후련하지 않을까 싶기도 했던 때가 있는데, 이제는 그러지 않아도 내면의 단단함이 느껴진다면, 그것만으로도 해피엔딩이 되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다"라고 했다.


'결혼작사 이혼작곡'은 TV CHOSUN 드라마 사상 가장 높은 시청률인 9.7%를 기록하기도. 비록 두 자릿수를 넘어서지는 못했지만, 시즌2에서는 기대할만 하다는 평. 마지막으로 전수경은 "시즌2는 두 자릿수 시청률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다. 두 자릿수로 시즌2가 끝나면 좋겠다"며 "뭔가 몰아치고 남자들이 응징을 당하게 된다면 뭔가 시청률이 오를 수 있지 않을까 싶다"는 기대를 드러냈다.

'결혼작사 이혼작곡'은 최근 시즌2 촬영을 시작했으며, 상반기 내 시즌2 방송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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