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인터뷰③] '런온' 신세경 "인터넷 세상 두려웠는데..유튜브 통해 감동"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1-02-05 09:00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신세경(32)이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1998년 서태지의 'Take5' 포스터 모델로 길거리를 화려하게 장식한 뒤 23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신세경은 대한민국 톱 여배우로서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그에게 '세경씨'라는 별명을 달아줬던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2009)을 시작으로, SBS '뿌리깊은 나무'(2011), SBS '육룡이 나르샤'(2015), KBS2 '흑기사'(2017)에 이르기까지 다수의 히트작품에 출연했고, 지난해에는 특히 여성중심 서사로 호평을 받았던 MBC '신입사관 구해령'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주체적인 여성'으로서의 캐릭터를 새롭게 선보이며 새 장을 열었다. 4일 마지막 방송을 끝으로 종영한 JTBC '런온'(박시현 극본, 이재훈 연출)도 그에게는 주체적인 오미주를 안겨준 드라마.

신세경은 같은 한국말을 쓰면서도 소통이 어려운 시대, 서로 다른 세계에 살던 사람들이 각자의 언어로 소통하고 관계를 맺으며, 사랑을 향해 '런 온'하는 로맨스 드라마를 담은 '런온'에서 영화번역가 오미주를 연기하며 임시완(기선겸 역)과 호흡을 맞췄고 시청자들에게 좋은 평을 받았다.

신세경은 종영 전 스포츠조선과 서면을 통해 인터뷰를 가졌다. 신세경은 그동안 예측이 불가능한 여성 캐릭터를 연기해오며 시청자들의 호감도를 착실히 쌓았다. 전작이던 '신입사관 구해령'의 구해령과 '런온'의 오미주 모두 사회가 정의했던 여성상을 크게 벗어났다. 신세경은 "작품을 선택하는 데 있어 아주 여러 가지 방면으로 고민을 한다. 일단 어떤 메시지를 담은 작품인지, 이야기가 재미있고 흥미로운지 본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 기준이 있겠지만 워낙 장르마다 다르고 작품이 지닌 방향성에 따라 달라서 한 두 가지로 특정 하긴 어려울 것 같다. 한 작품을 마무리하는 모든 순간에 나 자신을 돌아보고 생각을 정리하게 된다. 특히 '하백의 신부'라는 작품을 마치고 내가 좋아하는 게 뭔지, 만족을 느낀 작품은 어떤 이야기를 품고 있는지를 좀 더 명확하게 판단할 수 있게 되었다. 다시 말해, 엄청난 변화가 있다기 보단, 이젠 내가 어떤 걸 하고 싶어 하는지 좀 더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23년의 시간을 배우로 지내온 신세경은 그동안을 돌아보며 "항상 운이 좋았고 큰 축복을 누리며 일을 해왔던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이는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방금 이야기한 것처럼, 내 곁의 좋은 사람들 덕분에 슬럼프나 힘든 순간도 이겨낼 수 있었다. 아마 혼자라면 이겨내기 힘들었을 것이다. 이런 시간들을 지나 인복이 많은 배우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특히 유튜브를 통한 소통이 대중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유료광고의 홍수 속에서 'NO협찬'을 택한 독보적인 행보도 시선을 끌었다. 신세경은 "그동안 인터넷 세상은 칭찬받기 어려운 공간처럼 인식되어왔다. 그러나 유튜브를 시작하고 많은 사람들의 코멘트를 읽으며 세상에 이런 게 가능하구나 싶었고, 많이 놀라웠다. 영상을 보며 잘 쉬다 간다는 코멘트, 일상을 좀 더 부지런하게 가꾸고 싶어 진다는 코멘트 등 내가 어설프게 제작한 콘텐츠가 누군가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고 적잖은 감동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나를 드러내고 소통하는 것에 대해 늘 조심스럽기만 하던 내가 변하는 것을 느꼈다. 단순히 칭찬을 받아서가 아니라, 소통의 결과로 서로가 건강한 에너지를 공유하는 모습을 확인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이어 신세경은 "집에서 밥을 해 먹고, 베이킹 하는 과정들을 영상으로 기록해두고 싶단 생각이 들었던 것이 시작한 계기 중 하나다. 지금까지 기록된 영상, 특히 베이킹 영상을 보면 완성된 반죽을 팬닝 하는 모습이나 빵이 오븐 안에서 부푸는 모습과 같은 환상적인 순간을 볼 수 있는데, 내가 잘해서가 아니라 소소한 순간들을 기록으로 차곡차곡 남겨두는 것이 정말 즐거웠다. 많은 분들께서 이런 부분을 좋아하시는 게 아닐까 싶다"며 유튜브 인기 비결을 꼽았다.

신세경은 "브이로그라는 게 참 편집할 땐 힘든데, 완성한 것을 업로드하고 두고두고 돌려보면 참 그만큼 뿌듯한 게 없다. 마치 영상으로 기록한 나의 일기장 같은 느낌이랄까? 하하. 개인적으로는 우리집 강아지들과 함께 생활하고 산책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기록해두고 생각날 때마다 찾아볼 수 있어서 참 좋다. 유튜브를 통해 얻고 싶다기 보다는 이러한 지점이 즐거워서 채널을 운영하는 것 같다"는 소소한 즐거움을 공개하기도.


마지막으로 신세경은 "차기작은 현재 검토 중에 있다. 배우로서는 작년의 목표와 크게 다르지 않다. 주어지는 작품에 최선을 다하고, 좋은 작품과 좋은 캐릭터로 찾아뵙는 것이다. 올해엔 모든 것이 정상화되어 잃어버린 일상을 되찾을 수 있길 바란다. 친구들도 좀 더 편하게 만나고 싶고, 마스크 없이 편히 숨쉬며 야외 운동도 즐기고 싶다. 올해라기 보단 이루고 싶은 향후 목표는 쓸데없는 욕심부리지 않는 사람, 무해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라는 포부로 2021년을 밝혔다.

신세경은 '런온'을 마친 후 차기작을 검토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2021 신축년(辛丑年) 신년 운세 보러가기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