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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원, 큰 돈 선뜻 주셨다" 차태현 母 최수민, 59년 만 은사와 감동 재회 [종합]

정안지 기자

기사입력 2021-01-06 21:28



[스포츠조선닷컴 정안지 기자] 'TV는 사랑을 싣고'

6일 방송된 KBS 2TV 'TV는 사랑을 싣고'에는 배우 차태현의 어머니이자 성우 겸 배우 최수민이 인생의 은사를 찾아나섰다.

최수민은 1969년 TBC 성우극회 5기로 데뷔, '영심이'의 영심이, '달려라 하니' 나쁜 계집애 나애리, 엄지 역 등 7080 어린이들의 추억 속 목소리를 담당했다. 뿐 아니라 당대 톱스타들의 후시 녹음을 단골로 맡았을 정도로 군계일학 '목소리 미인' 최수민은 최근 드라마에도 생애 처음으로 도전해 연기력으로 인정받았다.

최수민은 "아들에게 이야기를 했더니 '하고 싶어도 못 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적극적인 응원으로 출연하게 됐다"고 했다.

이후 최수민은 "야간 학교를 다녔다. 그 시절에 만난 선생님을 찾고 싶다"며 "1만 원이란 돈을 고등학교 입학금으로 내주셨다"고 말했다.


그때 최수민의 남편이 깜짝 등장, "제가 아는 여자가 이 분 밖에 없다"면서 사랑꾼 남편의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최수민이 애타게 찾는 중학교 때 선생님에게 "등록금을 줘서 아내가 고등학교 가고 방송국에 와서 저를 만날 수 있었다"는 로맨틱한 감사 인사로 감탄을 불러왔다.

1945년 늦둥이로 태어난 최수민은 "어머니가 43살에 저를 낳으셨다. 늦둥이다. 1남 4녀 중 막내다"며 "엄마가 중학교 2학년때 돌아가시고, 아버지가 고등학교 2학년 때 돌아가셨다"며 부모님 손길이 필요할 나이, 스스로 시간들을 이겨내야했다.

초등학교 졸업 후 학교를 못 갔다는 그는 교복 입을 날을 꿈꾸며 15살 때 제약 회사에서 열심히 일했다고. 이후 공장에서 번 돈으로 입학금을 마련, 중학교에 입학을 하게 됐다. 공장을 다니며 어렵게 중학교를 마쳤지만 여전히 어려운 가정 형편. 그때 고교 진학 걱정으로 어두워져 가는 제자를 보고 큰 돈을 선뜻 주신 이절영 선생님. 최수민은 "지금의 나를 있게 만드셨다"고 했다.



50여 년 만에 어린시절 살던 동네를 다시 찾은 최수민은 예전에 살던 집과 비슷한 장소를 찾아 어린시절 추억을 떠오렸다.

최수민은 "엄마가 중학교 2학년 때 위암으로 6개월 고생하시다가 돌아가셨다. 그때는 '슬프다'라는 걸 몰랐다. 실감이 안났다"면서 "어머니 화장터에 못 가게 했다. 그때 엄마 흰 고무신을 보고 '엄마가 없구나'는 생각이 들면서 눈물이 나더라"고 했다. 그는 "우리 엄마는 늙은 엄마였다. 엄마를 보여주기 싫어했었다"며 "지금 생각하면 너무 미안하다"고 털어놨다.


최수민은 "중학교 졸업하고 고등학교 들어가면서 선생님과 헤어지게 됐다. 그게 마지막이 될 줄 몰랐다"면서 은사님과 다시 만나게 된다면 "살아 계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오랫동안 가슴 속에만 품어온 고마움을 한껏 드러냈다.

그러나 추적 과정에서 어렵게 연락이 닿은 은사의 딸은 "2년 전쯤만 연락을 주셨어도 참 좋았을텐데요"라고 안타까워해 은사님과의 만남이 이루어질 수 있을 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한편 최수민은 인생의 은인인 이절영 선생님을 만나기 위해 선생님의 댁으로 향했다.

"떨린다"는 최수민은 휠체어를 타고 등장한 선생님을 보고는 "선생님 계셨다"며 눈물을 흘렸다. 최수민의 학창시절 이름인 최수민을 기억하고 있던 선생님. 은사님은 "눈이 똑 같다"고 했다. 따님은 "2년 전만 해도 거동이 됐다. 지금은 귀도 잘 안들리신다"고 했다.

최수민은 "너무 죄송하다. 용서해달라"고 했다. 은사님은 "당시 아주 착실하고 공부 잘하는 모범생이 고등학교 진학을 못하면 우리가 여기서 선생 노릇 한다고 고생하는 거 자체가 별 의미도 없는 거 같고 최순자가 진학을 했으면 했다"며 "부유했던 친구에게 입학금 절반을 빌리고, 결혼 자금을 합쳐서 입학금을 도와줬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등학교 진학해서 공부 잘 해서 쭉 네 앞길에 서광이 비치어라'라며 기도하는 마음으로 줬다"고 덧붙여 뭉클함을 자아냈다.

anjee8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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