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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2020년 영화계는 그 어느 때보다 뼈아픈 한 해 였다.
전 세계 뒤흔든 '기생충' 신드롬
구글이 발표한 '2020 올해의 검색어'에 따르면 '기생충'이 모든 할리우드 영화를 제치고 2020년 가장 많은 검색량을 기록했다. 이것만 보더라도 2020년 '기생충'에 쏟아졌던 세계인의 관심을 그대로 보여준다.
'기생충' 열풍은 단순히 뛰어난 작품성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오스카 레이스 내내 주목을 받은 봉준호 감독의 뛰어난 입담과 스타성도 한 몫했다. "아카데미 로컬 시상식" 발언으로 시작해 골든글로브 수상 당시 언급했던 "언어의 벽", 오스카 수상 후의 "내일 아침까지 마시겠다"와 마틴 스콜세지를 향한 헌사 등 그의 모든 말은 최고의 화제를 낳았고, 통역사 샤론 최까지 화제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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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영화시장인 할리우드까지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으로 맥을 추지 못했다. '테넷'과 '원더우먼 1984'를 제외한 모든 대형 영화들이 연내 개봉을 포기했다. 한국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올해 개봉을 기대했던 '서복', '인생은 아름다워', '모다기슈', '영웅', '싱크홀' 등 대형 영화들이 수없이 개봉을 연기하다 올해를 떠나보내야 했다. 또 '사냥의 시간', '콜', '차인표' 등 코로나19의 종식을 기다리다 지친 작품들은 극장 개봉을 포기하고 넷플릭스를 택해야 했다. 올해 최대 기대작 중 하나였던 송중기 주연의 초대형 SF 블록버스터 '승리호' 역시 내년 넷플릭스 공개로 방향을 틀었다.
극장의 타격은 이루말할 수 없이 치명적이었다. 영진위 발표에 따르면 올해 극장 매출 추산액은 5100억원대로 전년 대비 73.3% 감소한 수치로 마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진출 부문의 타격도 컸다. 완성작·기술서비스·장비 수출, 로케이션 유치를 모두 합친 한국영화 해외 매출 추산액은 394억원으로 2019년 해외 매출의 50% 이하 수준에 그쳤다. 극장, 디지털 온라인 시장, 해외 매출을 전부 합친 2020년 한국 영화산업 주요 부문 매출 합산은 1조도 넘기지 못할 전망이다. 2019년 영화산업 매출액은 2조5093억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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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에도 빛나는 작품과 배우는 분명히 있었다. 특히 지난해부터 문화계 전반에 불어온 페미니즘 열풍은 올해 한국 영화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여성 영화인과 여성 서사 영화의 활약은 눈부셨다. 특히 놀라운 데뷔작을 선보인 신인 감독들은 대부분 여성이었다. 내년으로 개최를 연기한 제41회 청룡영화상 신인 감독상 다섯 명의 후보만 보더라도 무려 4명이 여성('82년생 김지영' 김도영 감독, '찬실이는 복도 많지' 김초희 감독, '남매의 여름밤' 윤단비 감독, '소리도 없이' 홍의정 감독)이다.
여성 주연 영화들의 활약도 눈부셨다. 라미란 주연의 '정직한 후보'는 코로나19 타격에도 손익분기점을 돌파했으며 고아성, 이솜, 박혜수가 출격한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신혜선, 배종옥 주연의 '결백', 신민아, 이유영 주연의 '디바' 역시 눈에 띄는 작품이었다.
중년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이 많았다는 것도 2020년 한국 영화의 큰 변화다. 노년 성폭행 문제를 다룬 예수정 주연의 '69세'와 중년 여성의 삶을 그린 김호정 주연의 '젊은이의 양지', '프랑스 여자' 등이 관객을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hc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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