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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2020년 유례없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충격을 받았던 방송가지만 이내 제 자리를 찾았다. 오히려 코로나 시대에 '힐링 포인트'로 각광 받으며 예능가는 새로운 트렌드의 진원지로 발전하기도 했다. 트로트 열풍은 인기를 확장해 광풍으로 발전했고 MBC '놀면 뭐하니'를 필두로 '부캐' 트렌드가 예능의 새로운 얼굴이 됐다. 코로나로 인해 해외 여행이 불가능해지면 여행 예능이 점령했던 예능가는 이른바 '방구석 예능'으로 완전히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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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트롯'이 올해 열풍의 시작이라면 나훈아 온택트 콘서트는 광풍의 정점이었다. 지난 9월 30일 방송한 KBS2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는 29%라는 역대급 시청률을 기록하며 '코로나 블루'에 빠졌던 시청자들을 구해냈다. 나훈아의 신곡 '테스형'은 이 방송 하나로 '국민송'이 됐다.
'부캐(부 캐릭터)'는 이제 예능에서 없어서는 안될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시청자들이 전혀 다른 사람인듯 자신을 표현하는 출연자들에 재미를 느끼면서 '부캐 놀이'는 이제 예능의 주 요소가 됐다.
이 트렌드의 일등공신은 역시 MBC '놀면 뭐하니'였다. '놀면뭐하니'는 MC 유재석을 통해 '닭터유' '유고스타' '유귀농' '유라섹' 등 자유자재로 부캐를 활용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트로트 열풍을 타고 지난 해 유재석이 부캐 '유산슬'로 변신한 프로젝트가 대박을 터뜨리면서 '부캐'도 전성기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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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올 여름 앨범 프로젝트에서 이효리 비와 함께 유재석이 혼성그룹 '싹쓰리'를 구성하면서 부캐 '유두래곤'으로, '환불원정대' 프로젝트에서 음반 기획자 부캐 '지미유'로 활동하면서 '부캐'는 '놀면 뭐하니'의 트레이드마크처럼 활용됐다. 이와 함께 '싹쓰리'에서는 이효리가 린다G, 비가 비룡이라는 부캐로 활동했고, 환불원정대에서는 엄정화와 이효리가 만옥과 천옥, 제시와 화사가 은비와 실비로 활동하면서 다른 캐릭터들에게도 '부캐'가 부여되고 활성화됐다.
'부캐' 열풍은 다른 프로그램에까지 확산됐다. '나혼자 산다'에서는 '여은파(여자들의 은밀한 파티)'가 스핀오프 웹예능 형식으로 기획됐고 여기에 박나래가 '조지나', 한혜진이 '사만다', 화사가 '마리아'라는 '부캐'로 등장했다.
'부캐'는 개그맨들에게도 기회로 작용했다. 김신영은 '김신영의 둘째이모' 김다비라는 부캐를 설정해 트로트 앨범까지 내놓으면 활동했고, 신봉선 역시 '캡사이신'이라는 부캐로 앨범활동을 했다. 추대엽은 표절가수 '카피추' 캐릭터로 유튜브에서 대박을 터뜨리며 제2의 전성기를 맞기도 했다.
여행예능의 급추락→방구석 예능의 급부상
지난해까지 해외 여행 예능은 '시청률 제조기'처럼 여겨졌다. '너도나도 비행기를 탄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우후죽순으로 해외 로케이션 예능이 생겨났다. 하지만 올해 들어 코로나19로 인해 반강제적으로 해외예능 제작이 불가능해졌다. 때문에 예능 제작진들은 국내 제작물로 방향을 수정할 수밖에 없었다.
KBS2 '배틀트립'은 폐지됐고 tvN '짠내투어'와 JTBC '한끼줍쇼'는 휴방을 이어가고 있다. SBS '정글의 법칙'은 휴지기를 갖다 국내탐험으로 방향을 돌렸다. tvN '현지에서 먹힐까'는 '배달해서 먹힐까'로 콘셉트를 변경해 간신히 방송을 마쳤다. 해외 버스킹을 주제로하는 JTBC '비긴어게인'도 '비긴어게인 코리아'를 통해 국내 버스킹으로 바꿨다가 최근에는 소규모 콘서트 형식으로 제작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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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삼시세끼 어촌편 시즌5'는 아예 무대를 외부인이 없는 무인도 죽굴도로 정해 촬영했고 '바퀴달린 집' 역시 인적이 드문 곳에서 캠핑을 하는 방향으로 정했다. MBC '복면가왕'과 KBS2 '불후의 명곡', KBS1 '열린음악회' 등은 방청객 없이 녹화를 진행중이다.
오히려 대면 접촉이 없이 온라인 참여자와 함께 하는 MBC '백파더'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또 tvN '신박한 정리', MBC '구해줘 홈즈', JTBC '서울엔 우리집이 없다' 등 집과 인테리어에 관련된 예능도 전성기를 맞고 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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