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중 그가 연기하는 대권은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도청팀장으로 무소물위의 권력을 가진 안정부 김실장(김희원)으로부터 미션을 받은 후 이웃사촌으로 위장해 자택격리된 정치인 의식(오달수) 가족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게 된다. 의식을 불온한 사상을 가진 정치인으로만 치부하던 대권은 인간적인 '이웃사촌' 의식의 모습에 조금씩 변화해 나간다.
|
이어 캐릭터에 대한 공감 측면에 대해 먼저 이야기 했다. "극중 대권은 처음에는 피 한방울도 나오지 않을 것 같은 인물이다. 하지만 이웃의 일거수일투족을 도청하면서 스펀지에 물이 스며들듯이 조금씩 변해가면서 감정에 동요가 온다. 바로 그 부분이 좋았다. 처음과 마지막에서의 인물이 진폭이 컸다는 부분에 대해서 마음이 갔다"고 말했다.
|
80년대 정치적 분위기를 담아내는 '이웃사촌'. 이런 정치적 시선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정우는 "사실 이전 작품에도 정치적 사회적 이슈가 있긴 했다. 하지만 제가 작품을 택할 때는 사실 그런 부분에 대해서 큰 관심을 두고 택하진 않는다. 그런 부분은 영화적인 장치이자 소재일 뿐인 것 같다. 제가 관심을 두는 부분은 드라마 속에서 캐릭터와 감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적으로 도청을 하던 사람에 감화가 되는 비슷한 스토리를 가진 영화 '타인의 삶'(2007)과 '이웃사촌'의 유사점과 비교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정우는 "저도 이 시나리오를 받고 '타인의 삶'과 흡사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솔직히 말했다. 이어 "하지만 그 작품보다는 더 뜨겁고 따뜻하다고 생각했다. 행위라던지 소재 등은 비슷할 수 있지만 표현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다르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우는 투톱으로 호흡을 맞춘 오달수에 대해서도 조심히 이야기 했다. '이웃사촌'은 오달수의 미투 논란으로 인해 개봉이 연기됐던 바. 정우는 당시 이야기를 꺼내자 고민 끝에 "그냥 기도하는 마음으로 있었다"고 조심히 답했다. 이어 "영화가 개봉을 하느냐 마느냐는 배우들이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제가 촬영해 놓은 작품이 두 편이 더 있다. 찍어놓은지 1년이 넘었는데 아무래도 시국이 이렇다보니까 개봉을 못하고 있다. 배우들은 개봉에 대해서는 그저 기다리는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오달수의 캐스팅을 들었을 때의 기분을 묻자 "캐스팅에 있어서는 전적으로 감독님을 믿었다. 선배님을 향한 배우로서의 모습은 기존에 봐와서 알고 있었다. 하지만 캐스팅에 대해서는 감독님을 전적으로 믿었다"고 말했다.
|
극중 가부장적인 가장인 대권과 본인의 차이점에 대해 묻자 정우는 "대권은 극중 가부장적이고 가족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이 투박한 인물이다. 하지만 저는 대권 스타일은 아니다. 그렇게 가부장적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구체적으로 집안에서는 어떤 가장이자 아내 김유미에게는 어떤 남편이냐고 묻자 그는 조심스러워 하며 "그는 부분에 대해서는 언급하기가 조금은 조심스럽다. 더 살아보고 더 지내봐야 한한다. 한 10년 20년 더 살아보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사실 가정에 대한 이야기는 조금은 언급하기가 조심스럽다. 제가 사는 모습이 단순히 자랑이 될까봐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솔직히 말해 눈길이 끌었다.
이날 정우는 극중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도로위 알몸 난동신에 대한 비하인드 에피소드도 전했다. "너무 너무 추웠다. 그냥 뛰는 것이 아니었다. 화면으로 볼때는 전력질주 같은 느낌이 아닐 수 있는데, 저는 정말 전략질주로 달렸다. 그 도로를 정말 수십번을 뛰었다"며 "2월 막바지여서 날씨도 굉장히 추웠다. 촬영 막바지라서 내가 아파도 되는 시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추운건 연기하다보면 감정에 정신이 팔려서 잊혀지는데, 양말만 신고 뛰다 보니까 아스팔트 위에 뾰족한 것들이 다 아 찍히더라. 가시도 박히고 그랬다. 깔창을 깔고 뛴다고 해도 뛰다보면 깔창이 돌아가서 발이 너덜너덜했다"고 말했다.
|
한편, '이웃사촌'은 2013년 개봉해 1281만 관객을 웃고 울린 영화 '7번방의 선물'을 연출한 이환경 감독의 7년만의 새 작품으로 정우, 오달수, 김희원, 김병철, 이유비, 조현철, 김선경, 염혜란, 지승현, 정현준 등이 출연한다. 11월 25일 개봉.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hcosun.com 사진 제공=리틀빅픽쳐스
2021 신축년(辛丑年) 신년 운세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