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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종합]"기도하는 마음, 관람하며 눈물"…정우, 애타게 기다렸던 '이웃사촌'(ft.오달수)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20-11-17 13:12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내 연기를 보면서 감정을 흐느끼는 건 쑥쓰러운 일이지만, '이웃사촌'은 보고 눈물이 났다." 배우 정우(39) 그토록 기다렸던 영화 '이웃사촌'을 드디어 관객들에게 선보이게 됐다.

좌천 위기의 도청팀이 자택 격리된 정치인 가족의 옆집으로 위장 이사를 오게 되어 낮이고 밤이고 감시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이웃사촌'(이환경 감독, ㈜시네마허브·㈜환타지엔터테인먼트 제작). 극중 도청팀장 대권 역의 정우가 1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에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응답하라 1994'에서 잊지 못할 생활연기로 시청자를 사로잡은 이후 영화 '재심', '히말라야' 등의 작품에서 묵직한 연기로 관객들에게 뭉클한 진심을 전했던 배우 정우. 그가 '흥부: 글로 세상을 바꾼 자'(2018) 이후 2년만에 스크린에 다시 돌아와 진심을 담은 연기로 다시 한번 관객을 감동시킨다.

극중 그가 연기하는 대권은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도청팀장으로 무소물위의 권력을 가진 안정부 김실장(김희원)으로부터 미션을 받은 후 이웃사촌으로 위장해 자택격리된 정치인 의식(오달수) 가족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게 된다. 의식을 불온한 사상을 가진 정치인으로만 치부하던 대권은 인간적인 '이웃사촌' 의식의 모습에 조금씩 변화해 나간다.
이날 정우는 "저는 이 작품뿐만 아니라 매 작품 선택을 할 때 이 작품이 어떤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지, 내가 이 캐릭터에 감정이입이 되는지 안되는지가 중요하다. 캐릭터에 공감이 되면 작품에 흡입력이 생긴다. 그리고 누구와 함께 하는지도 제 작품 선택에는 중요한 요소다. 감독님일 수도 있고 배우님일 수도 있고 제작진을 수도 있는데 이번 작품은 이환경 감독님이 제게 크게 다가 왔다"며 작품을 택한 이유에 대해 전하며 인터뷰를 전했다.

이어 캐릭터에 대한 공감 측면에 대해 먼저 이야기 했다. "극중 대권은 처음에는 피 한방울도 나오지 않을 것 같은 인물이다. 하지만 이웃의 일거수일투족을 도청하면서 스펀지에 물이 스며들듯이 조금씩 변해가면서 감정에 동요가 온다. 바로 그 부분이 좋았다. 처음과 마지막에서의 인물이 진폭이 컸다는 부분에 대해서 마음이 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환경 감독에 대한 남다른 믿음과 애정을 드러냈다. 신인 시절 이환경 감독의 데뷔작인 '그 놈은 멋있었다'에 출연했던 정우는 "그때 당시 감독님이라는 위치는 굉장히 권위적이고 어려운 자리였다. 당시 현장은 지금보다 훨씬 긴장감이 컸다. 디지털이 아닌 필름으로 촬영을 하다보니까 매 시간이 제작비와 연결이 되서 예민할 수 밖에 없었다. 그 중심에는 감독님이 계시기 때문에 더 그랬다"라며 "하지만 이환경 감독님은 무섭거나 권위적인 것이 아니라 오로지 그 신과 연기에 대해서만 집중하시는게 느껴졌다. 소통을 하고 있다는게 느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감독님께 어려운 기운을 받는 것이 아니라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게 되더라. 그때 깨우친 게 많았다. 긴장되고 무섭고 떨리는게 아니라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현장이 될 수 있구나라고 깨달았다"며 "물론 제 연기적인 부분은 굉장히 쑥쓰럽지만, 굉장히 성취가 크고 뜻깊다. 이환경 감독님이라는 존재 자체가 저에게는 원동력이자 자양분이 됐다"고 말을 더했다. 그리고는 "감독님께서 1300만 관객('7번방의 선물')의 사랑과 에너지를 받은 분이기 때문에 저도 느껴보고 싶기도
했다"고 덧붙이며 웃었다.

80년대 정치적 분위기를 담아내는 '이웃사촌'. 이런 정치적 시선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정우는 "사실 이전 작품에도 정치적 사회적 이슈가 있긴 했다. 하지만 제가 작품을 택할 때는 사실 그런 부분에 대해서 큰 관심을 두고 택하진 않는다. 그런 부분은 영화적인 장치이자 소재일 뿐인 것 같다. 제가 관심을 두는 부분은 드라마 속에서 캐릭터와 감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적으로 도청을 하던 사람에 감화가 되는 비슷한 스토리를 가진 영화 '타인의 삶'(2007)과 '이웃사촌'의 유사점과 비교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정우는 "저도 이 시나리오를 받고 '타인의 삶'과 흡사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솔직히 말했다. 이어 "하지만 그 작품보다는 더 뜨겁고 따뜻하다고 생각했다. 행위라던지 소재 등은 비슷할 수 있지만 표현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다르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우는 투톱으로 호흡을 맞춘 오달수에 대해서도 조심히 이야기 했다. '이웃사촌'은 오달수의 미투 논란으로 인해 개봉이 연기됐던 바. 정우는 당시 이야기를 꺼내자 고민 끝에 "그냥 기도하는 마음으로 있었다"고 조심히 답했다. 이어 "영화가 개봉을 하느냐 마느냐는 배우들이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제가 촬영해 놓은 작품이 두 편이 더 있다. 찍어놓은지 1년이 넘었는데 아무래도 시국이 이렇다보니까 개봉을 못하고 있다. 배우들은 개봉에 대해서는 그저 기다리는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오달수의 캐스팅을 들었을 때의 기분을 묻자 "캐스팅에 있어서는 전적으로 감독님을 믿었다. 선배님을 향한 배우로서의 모습은 기존에 봐와서 알고 있었다. 하지만 캐스팅에 대해서는 감독님을 전적으로 믿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함께 호흡을 맞춘 후 소감에 대해 묻자 "달수 선배님은 묵묵히 지켜봐주시는 스타일이다. 제가 하는 연기를 다 받아주신다. 말 수가 그렇게 많은 스타일은 아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오달수 선배님을 처음 만났는데, 작품을 하면서 더욱 친밀해졌다"고 말했다.

극중 가부장적인 가장인 대권과 본인의 차이점에 대해 묻자 정우는 "대권은 극중 가부장적이고 가족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이 투박한 인물이다. 하지만 저는 대권 스타일은 아니다. 그렇게 가부장적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구체적으로 집안에서는 어떤 가장이자 아내 김유미에게는 어떤 남편이냐고 묻자 그는 조심스러워 하며 "그는 부분에 대해서는 언급하기가 조금은 조심스럽다. 더 살아보고 더 지내봐야 한한다. 한 10년 20년 더 살아보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사실 가정에 대한 이야기는 조금은 언급하기가 조심스럽다. 제가 사는 모습이 단순히 자랑이 될까봐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솔직히 말해 눈길이 끌었다.

이날 정우는 극중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도로위 알몸 난동신에 대한 비하인드 에피소드도 전했다. "너무 너무 추웠다. 그냥 뛰는 것이 아니었다. 화면으로 볼때는 전력질주 같은 느낌이 아닐 수 있는데, 저는 정말 전략질주로 달렸다. 그 도로를 정말 수십번을 뛰었다"며 "2월 막바지여서 날씨도 굉장히 추웠다. 촬영 막바지라서 내가 아파도 되는 시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추운건 연기하다보면 감정에 정신이 팔려서 잊혀지는데, 양말만 신고 뛰다 보니까 아스팔트 위에 뾰족한 것들이 다 아 찍히더라. 가시도 박히고 그랬다. 깔창을 깔고 뛴다고 해도 뛰다보면 깔창이 돌아가서 발이 너덜너덜했다"고 말했다.
촬영 완료 3년만에 개봉을 하게 된 '이웃사촌', 정우는 "3년만에 개봉을 하지만 엊그저께 촬영을 끝낸 기분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늘 '이웃사촌'을 기다려왔다. 정말 애타게 기다렸던 작품이다. 3년만에 이 작품을 보는 것에 대한 감정도 크지만 그때 당시의 공기와 감정이 스크린에 얼마만큼 잘 보여질가 가장 궁금했다. 제가 하는 연기를 보면서 감정을 흐니끼는 건 쑥쓰럽긴 하지만 이번 작품은 저도 보면서 눈물이 나더라"고 말했다.

한편, '이웃사촌'은 2013년 개봉해 1281만 관객을 웃고 울린 영화 '7번방의 선물'을 연출한 이환경 감독의 7년만의 새 작품으로 정우, 오달수, 김희원, 김병철, 이유비, 조현철, 김선경, 염혜란, 지승현, 정현준 등이 출연한다. 11월 25일 개봉.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hcosun.com 사진 제공=리틀빅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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