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김혜수(50)가 "마블 영화에 열광하는 요즘, '내가 죽던 날' 같은 영화 한 편 정도 있어도 되지 않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여기에 '내가 죽던 날'은 충무로 대표 여배우로 존재감을 드러낸 김혜수와 칸국제영화제와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을 사로잡은 이정은, '괴물 아역'으로 떠오른 노정의의 쫀쫀한 앙상블이 돋보인 작품으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특히 김혜수는 삶의 벼랑 끝에서 자신과 닮은 소녀 세진의 사건을 수사하면서 점차 몰입되는 캐릭터 현수로 변신, 감춰진 진실에 다가갈수록 점차 자신 내면에 변화가 일어나는 진폭이 큰 인물의 감정을 완벽히 소화했다. 2016년 방영돼 많은 사랑을 받았던 tvN 드라마 '시그널'에 이어 '내가 죽던 날'에서 다시 한번 형사 캐릭터를 맡은 김혜수는 사건 이면에 진실을 파헤치는 형사의 집요함은 물론 평범한 일상이 무너져버린 인물의 복잡한 심경을 섬세하고 디테일한 열연으로 채우며 '충무로 톱 클래스' 품격을 입증했다.
이날 김혜수는 "'국가부도의 날'(18, 최국희 감독) 촬영을 마치고 나서 제안 받은 작품이 '내가 죽던 날'이었다. 개인적으로 나는 촬영 중에는 제안이 들어온 작품의 시나리오를 잘 안 본다. 촬영 끝나고 쌓아둔 시나리오를 읽는데 그 중 가장 위에 있던 작품이었다. 첫 제목이 '내가 죽던 날'인데 그 제목으로 내가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기분이 이상하더라"며 말문을 열었다.
사실 '내가 죽던 날'은 개봉하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는 후문. 여성 서사 중심의 영화, 상업적이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투자가 이뤄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작품이다. 이와 관련해 김혜수는 "투자가 힘들었지만 나는 그 부분을 넘어 작품에 내 마음이 가느냐 안 가느냐의 문제인 것 같다. 이 작품은 마음이 정말 많이 간 작품이다. 우리들의 마음이 잘 담겨 있어서 좋았다. 정말 좋은 시나리오였다. 다만 투자가 되기 쉽지 않았다. 등장 인물이 대부분 여성이었고 과정이 어둡고 아프지 않나? 영화 전반적으로 가라앉아 있다. 마블 영화에 열광하는 관객들이 요즘 많아졌는데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판 탄하기 쉽지 않은, 용기가 필요한 작품이었다. 우리가 많은 관객과 기쁨과 즐거움을 나누면서 수익 구조를 나누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럼에도 이런 영화 한 편 정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 작품은 잘 하는걸 넘어 제대로 해야 겠다라는 생각이 있었다. 막연한 믿음이 있었다"고 의미를 더했다.
'내가 죽던 날'은 유서 한 장만 남긴 채 절벽 끝으로 사라진 소녀와 삶의 벼랑 끝에서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 그리고 그들에게 손을 내민 무언의 목격자까지 살아남기 위한 그들 각자의 선택을 그린 작품이다. 김혜수, 이정은, 노정의, 김선영, 이상엽, 문정희 등이 가세했고 박지완 감독의 첫 상업영화 데뷔작이다. 오는 12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강영호 작가
2021 신축년(辛丑年) 신년 운세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