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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지금, 가장 특별한 스무살"..채원빈, 앞날이 기대되는 신예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0-10-30 11:44


사진=아우터코리아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가능성이 확실하게 보인 신예 배우 채원빈(20)이 가장 특별한 스무 살을 보냈다.

플레이리스트 웹드라마 '트웬티 트웬티'(성소은 극본, 한수지 연출)가 21일 스무살다운 엔딩으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상처에 맞서는 채다희(한성민), 이현진(김우석), 정하준(박상남)의 변화가 돋보였고, 그 사이 '사이다'처럼 등장했던 백예은(채원빈)의 활약이 눈에 띄었다.

채원빈은 지난해 웹드라마 '비밀의 비밀'을 통해 데뷔한 신성이다. 한림예술고등학교를 거쳐 성신여자대학교 미디어영상학과에 재학 중인 재원으로, 실제 스무살의 감성을 '트웬티트웬티'를 통해 표현해내며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았다. 무엇보다 채원빈이 연기한 백예은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이유는 본인의 신념을 당당하고 확실하게 펼쳐낼 수 있는 인물이었기 때문. 입체적인 캐릭터를 더 입체적으로 그려낸 채원빈의 연기력도 한몫을 했다.

최근 스포츠조선과 만난 채원빈은 '트웬티트웬티'와 함께했던 지난 4개월을 돌아보며 "50회차 중 39회차를 찍었는데, 워낙 긴 시간 촬영하다 보니 촬영을 한다는 느낌보다는 삶의 일부가 된 느낌이었다. 밥을 먹고 양치를 하는 것처럼, 일상이었다. 그래서 촬영이 끝났을 때는 '진짜인가. 내일부터는 촬영이 없나, 샵도 안 가고 촬영도 없고, 스태프들도 배우들도 못 만나나'하는 생각을 하니 허무한 마음과 시원섭섭한 마음이 가장 컸다"는 소감을 밝혔다.

채원빈을 본 기자의 첫 인상은 "이 배우는 무조건 된다"였다. 그러다 보니 플레이리스트의 시리즈인 '트웬티트웬티'에 합류하게 된 것도 당연한 수순. 채원빈은 오디션을 보러 갔던 당시를 떠올리며 "'열일곱', '에이틴' '에이틴2', 그리고 저희 작품의 일러스트가 있었다. '에이틴의 후속작?'이라는 생각을 하자마자 너무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게다가 제가 하는 캐릭터가 굉장히 탐이 나는 캐릭터였다. 멋있는 역할을 제가 좋아하기 때문에 하고 싶었고, 또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또 시놉시스에 캐릭터 일러스트가 있었는데, 제 입으로 말하기는 그렇지만 저 같더라. 눈도 날렵하게 생겼었다. 하고 싶은 마음이 가장 컸다"고 했다.


사진=아우터코리아 제공
채원빈이 연기한 백예은은 억눌린 학창시절을 보내왔던 주인공 채다희(한성민)와는 반대되는 인물. 그랬기에 더 큰 '사이다 매력'을 가져오기도 했다. 채원빈은 "3회까지 대본을 봤을 때는 '이 친구 세다'는 느낌만 받았었다. 친구들이 무서워할 거 같다는 생각만 들었는데, 뒤에 에피소드들을 지나갈수록 겉모습과는 다르게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보이더라. 다희를 대하는 모습에서도 그런 모습이 보이면서 친구를 생각하는 마음씨들이 제가 친구를 대하는 것과 비슷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런 부분에서 많이 공감을 했는데, 세보이기만 했던 예은이가 사실은 마냥 세지도 않고, 이해심도 많고 친구를 소중하게 생각할 줄 안다는 것이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연기하거 전엔 걱정도 많았다고. 욕설 대사부터 흡연자 설정까지 무엇 하나 쉽지 않았다는 것이 채원빈의 설명이다. 그는 "'마냥 센 척하는 캐릭터로 보이면 어쩌지' 걱정했다. 또 정의구현도 잘 하는 친구인데, 마냥 여기저기 끼어들고 센 척하는 것으로 보이면 어쩌나 고민도 했고, 그렇게 보이지 않으려고 시니컬하게 보이려고 노력했다. 대본을 받은 뒤 욕설 대사도 연습을 많이 했다. 너무 세면 센 척하는 것으로 보이고, 어설프면 캐릭터가 붕괴되니 차지게 잘 하면서도 과하지 않고, 많이 쓰는 애처럼 보이려고 노력했다. 친구들이랑 만날 때마다 친구가 상대방 역할을 해주고 그랬다. 술 취한 연기를 할 때에도 친구들과 만나서 집에서 술을 마시면서 연기해보기도 했다. 취한 연기를 할 때에도 '내가 취했을 때 어떤 말이랑 행동을 어떻게 할까'를 모르고 하면 어색하니, 실제로 취한 상태에서 제 영상을 찍어두고 그걸 보면서 참고했다. 내 모습에 자연스러울 수 있도록. 이 캐릭터를 그만큼 잘 살리고 싶었고, 욕심이 나는 장면이기도 해서 노력을 많이 했다"고 했다.


사진=아우터코리아 제공
이어 채원빈은 "예은이의 담배신에 대해서도 걱정을 많이 했었다. 왜냐면 저는 담배를 피워본 적도 없고, 그런 신들이 있을 때 웃기게 나올까 봐 걱정했다. 초반에는 스태프들이 심지어 무전기로 '예은아, 빨대 아니고 담배'라고 할 정도였다. 그래서 스태프들에게 디테일을 배워서 들어갔다. 담배를 집는 법, 꺼내는 법, 집어서 물고 라이터를 대는 법까지 속성으로 다 배웠다. 본방으로 나올 때 걱정한 것이 어설프게 보일까봐였는데, 방송이 된 이후 메시지나 댓글에서 '실제로 흡연하시나요'라는 것을 많이 봐서 뿌듯했다. '내가 잘 잡았구나, 성공했구나'하면서 뿌듯해하며 잠든 기억이 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극중 백예은을 연기하며 사이다 매력을 뽐낸 채원빈이었지만, 실제 성격은 극중 채다희에 가까웠다고. 실제로 대학한 뒤 학교에 가보지는 못했지만, '트웬티트웬티'를 통해 공감하며 대리만족까지 했다는 그다. 채원빈은 "제 성격은 눈치를 많이 보는 성격이다. 성민이는 '아니다' 싶으면 바로 얘기하는 성격인데, 저는 남 눈치도 많이 보고 '이건 아니다' 싶은데 그 아니라는 말을 뱉기까지 서른 다섯 번을 고민한다. 예은이는 생각이 나면 바로 말하는데, 저는 그렇지 못해서 제 주변에 예은이 같은 친구가 있어서 많이 물어봤었다. '왜 못해?'하는 그 친구의 모습에서 예은이의 모먼트를 많이 배웠다"며 "아침에 커피 한 잔을 들고, 노트북을 들고 학교에 가는 로망도 있었는데 아직은 이루지 못했다. 대학에 진학했지만, '트웬티트웬티'를 통해 강의실도 가봤고, 간접경험을 해봤다"고 했다.

"예은이 같은 친구 있으면 좋겠다"는 반응이 줄을 이을 정도로, 채원빈이 연기한 백예은은 매력적인 캐릭터로 그려졌다. 채원빈은 "처음에 촬영을 들어갈 때 감독님이 원한 느낌이 '예은이 캐릭터가 공개되면 시청자들로하여금 나도 예은이 같은 친구 있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들으면 만족이라고 하실 정도의 캐릭터였는데, 실제로 방송이 되고 긴장을 많이 해서 댓글을 하나 하나 다 봤다. 그런데 '나도 예은이 같은 친구 있으면 좋겠다'는 반응이랑 '예은이 같은 친구 있으면 성공한 인생'이라는 댓글들이 많더라. 거기서 '이 캐릭터, 살렸구나'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했다.

백예은이라는 인생 캐릭터를 만나기까지 채원빈의 노력이 빛을 발했다. 화보 모델을 꿈꾸던 채원빈이 예고에 진학하고, 그 속에서 다시 배우를 꿈꾸게 되며 하나 하나 길을 걸어왔던 것. 타고난 노력파인 채원빈은 입시 연기 연습까지도 독학을 할 정도로 남다른 재능을 보여줬다. 그는 "연기의 배움을 시작한다는 것에 대한 겁이 나더라. 모르니까 배운다고는 하지만, 백지 상태에서 배움의 터를 간다는 것이 무서웠다. 그래서 괜히 겁을 막지 않을까 싶어서, 좋아하는 장면들을 따라하는 것으로 시작했었다. 그런데 저의 규칙은 한 번 보고 좋았던 장면이면 다시 보지 않는 거다. 그 역을 따라하게 될까 걱정됐고, 대사만 발췌해 제 느낌대로 해보자 싶어서 소소하게 시작했다. 그러다 '너에게 반했음'이라는 프로그램을 나갔는데, 그게 버스에 나오는 순간 저희 회사의 실장님이 저를 보시고 연락이 와서 현재 소속사와 미팅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사진=아우터코리아 제공
그 후 성신여자대학교 미디어영상학과에 재학하게 된 채원빈은 입시 역시 혼자 준비했다고 밝혀 놀라움을 자아냈다. 그는 "입시 역시 혼자 준비했는데 실기를 볼 때에도 처음에 연기의 꿈을 가졌을 때 했던 것처럼 좋아하는 작품의 한 장면을 연습해서 실기를 봤었다. 이성경 선배님의 '걸캅스' 대사였는데, 그걸 입시 때 했다"며 "사실 실기를 볼 때 순발력과 상황극을 했었는데, 연기생활을 하며 '이게 중요할까' 싶은 생각도 있었는데 애드리브에서 굉장히 영향을 주더라. 애드리브도 빠르게 상황에서 재치있게 던져야 하는데, 제가 그거에 약해서 앞으로 더 연구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해 앞으로의 가능성에 대한 기대도 높였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배우였다. 채원빈은 "앞으로 뭐를 하고 싶냐고 물어보시는 질문들은 받아도 받아도 재미있다"며 "일상적인 것들은 여태 한 작품에서 많이 해보기도 했다. 예은이도 쿨하고 센 일상적 캐릭터인데, 감정신이나 진짜로 연기에 깊이를 보여줄 수 있는 장면을 해보고 싶다. 아예 다른 느낌을 주기 위해 생각한 것은 1인 2역이었다. '더킹'의 우도환 선배나 그런 모습들을 연기해보고 싶었고, 더 심도 있는 감정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있다. 물론 폭발적 감정도 좋겠지만, 미세한 감정의 변화를 표현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얼마 전 '이태원 클라쓰'를 다시 봤는데, 조이서(김다미)가 박새로이(박서준)의 말 한 마디에 2초 만에 표정이 바뀌는 모습을 봤는데, 그 감정 변화가 너무 좋았다. 그런 미세한 감정의 변화들을 잘 표현해서 보여드리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채원빈은 발전을 거듭하는 배우가 될 예정. 그는 "얼마 전 혼자 들었던 생각인데, 공감을 할 수 있고 공감을 받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어떻게 보면 저는 작가님의 쓰신 스토리에 있는 캐릭터의 삶을 사는 직업이니, 이 캐릭터에 공감하지 않으면 잘 안 나올 수밖에 없지 않나. 저는 연기 경험이 많이 없지만, 제일 중요한 것이 공감이라고 생각한다. 이 캐릭터에 공감할 수 있어야 이입이 되고, 좋은 연기가 나오니까. 그렇게 만든 캐릭터로 공감을 받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하며 그의 배우 앞날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채원빈은 앞으로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간다. 현재는 웹드라마 '인어왕자 : 더 비기닝'의 주연으로 캐스팅, 사랑을 믿지 않는 고등학생 조아라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칠 예정이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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